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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디스플레이 '화질 논쟁' 재점화


입력 2016.05.27 16:16 수정 2016.05.27 16:24        이홍석 기자

UHD 해상도 기준 논란, 이제 선명도로 옮겨가

기술적 경쟁우위 전략 차원…소비자 관심은 떨어져

RGB와 RGBW 방식 선명도 비교 이미지.ⓒ삼성전자 RGB와 RGBW 방식 선명도 비교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간 디스플레이 품질 논쟁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각자 수퍼초고화질(SUH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내세우며 경쟁우위를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화질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초고화질(UHD·4K) 해상도 기준을 놓고 벌였던 양사간 논쟁이 ‘화질 선명도(CM·Contrast Modulation)’ 항목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디스플레이정보학회(SID) 산하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디스플레이에 원본 해상도를 얼마나 잘 표현해 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CM’ 값을 반드시 명시하도록 결정했다.

이같은 결정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그동안 벌여온 논쟁의 '절충안'인 셈이다. 양사는 RGBW(적녹청백)방식이 UHD 해상도 기준에 부합하느냐를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RGBW는 화질을 구현하는 화소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R(적색)·G(녹색)·B(청색) 등 서브픽셀(부분화소)을 일렬로 배치해 하나의 화소를 이루는 RGB방식에 흰색(W)을 추가한 기술이다.

RGBW 방식은 디스플레이의 해상도가 UHD로 진화하면서 증가하는 화소 수로 인해 화질 구현에 부담이 커지면서 등장했다. UHD의 화소 수는 가로·세로 각각 3840개와 2160개에 이르기 때문에 픽셀 수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특히 RGB방식의 경우, 밝기 문제 해결을 위해 광원을 추가로 설치해야 해 높은 해상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비용부담도 커진다.

반면 흰색 픽셀을 추가하면서 부담을 줄이는 한편 광원 설치로 인한 비용도 절감하면서 전력소모도 낮출 수 있다. 다만 화질을 결정하는 3원색 화소가 25% 가량 줄어들면서 선명도가 하락하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LG전자가 지난해 6월 말 RGBW방식 패널이 적용된 UHD TV를 처음 출시하자 삼성전자는 RGBW는 진정한 UHD가 아니라고 지적해 왔다.

이에 ICDM은 가로·세로 화소수가 3840*2160으로 배열돼 있으면 UHD로 인정할 수 있다는 기존 측정 방식을 고수하면서도 CM값을 명기하도록 해 RGBW 방식이 RGB 방식에 비해 선명도가 낮다는 점을 인정했다. RGB 패널의 경우, CM값이 95%에 이르지만 RGBW 방식은 60~70% 수준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서도 삼성과 LG 양측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으로 소비자에게 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디스플레이 해상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LG전자는 “CM은 라인 간의 밝기 차이를 뜻하는 명암비로 50% 이상이면 값의 차이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하는 등 각자 유리하게 해석했다.

현재 해상도 측정 방식이 미흡한 점도 양사의 논쟁을 부추기고 있다. ICDM도 이를 인정하고 향후 이를 보다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개정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ICDM은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에 기존 해상도 측정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불완전하다"며 "결과 값을 해석할때 주의가 요구되며 새로운 해상도 측정방식이 추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양사의 이러한 기술적 해석 논쟁이 시장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다. TV와 모니터 등을 통해 이러한 화질을 체감하는 소비자들은 정작 이러한 부분에 관심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경기 침체로 가격이 중요한 변수가 되면서 화질 등 기술은 구매시 고려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가 SUHD와 OLED에 이어 RGB와 RGBW 방식으로 논쟁을 벌이는 것은 기술력에서의 경쟁우위를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라면서도 “이를 소비자마케팅 요소로 활용하고 싶어하지만 정작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이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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