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던지기 두렵다” 6할 강정호의 지배력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서 5타수 3안타 2타점
직구 상대로 유독 강한 모습, 상대도 꺼려해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강정호(29·피츠버그)에게 직구를 던지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강정호는 27일(이하 한국시각) PNC 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 4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첫 3안타를 몰아친 강정호의 시즌 타율은 종전 0.262에서 0.298로 뛰어올랐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강정호와 마주한 상대 배터리의 볼배합이다. 이날 애리조나 투수들은 강정호를 상대로 철저하게 변화구 위주의 승부를 펼쳤다. 직구에 유독 강한 강정호의 성향을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5차례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총 3명의 투수를 상대했고, 20개의 투구수를 유도했다. 이 가운데 직구 계열(포심 또는 투심 패스트볼) 투구수는 절반 수준인 11개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슬라이더(5개)와 체인지업(4개) 등의 변화구였다.
강정호는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패트릭 코빈을 상대로 땅볼 아웃에 그쳤지만,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2루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5회 플라이아웃으로 물러난 강정호는 7회 바뀐 투수 바렛의 포심을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냈고, 8회에도 다시 한 번 안타를 터뜨려 타점을 적립했다.
상대 배터리의 볼 배합과 강정호의 대처 또한 흥미롭다. 애리조나 투수들은 강정호와 마주했을 때 직구를 철저하게 유도하는 구질로 사용했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고 가기 위해 직구를 선택하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강정호 역시 이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11개의 직구 중 5개가 스윙을 유도하는 볼로 판정받았는데,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6개 중 강정호가 지켜본 공은 단 1개에 불과했다. 그리고 5번의 스윙 중 안타가 3개, 파울이 두 차례였다.
8회 에반 마셜과의 대결이 백미였다. 마셜은 강정호에게 슬라이더 2개를 연거푸 볼로 던졌다. 땅볼을 이끌어내기 위한 유인구였으나 강정호는 지켜볼 뿐이었다. 결국 볼 카운트 싸움에서 밀린 샤핀은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3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고, 결과는 2타점 적시타로 이어졌다.
올 시즌 강정호는 직구를 상대로 타율 0.600(15타수 9안타)을 기록 중이다. 특히 9개의 안타 중 장타가 무려 6개(2루타 3개, 홈런 3개)에 달한다. 이만하면 직구 킬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상대 투수들도 강정호에게 직구를 던지기 꺼려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올 시즌 강정호를 상대로 직구 구사 비율은 49.7%에 불과하다. 지난해 62.2%의 비율로 던졌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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