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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오열'...김무성 '조신'... 정진석 '이석'...


입력 2016.05.26 17:42 수정 2016.05.26 17:46        문대현 기자

<현장>YS 묘비 제막식, 오랜만에 다시 모인 상도동계, 표정은 제각각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묘비 제막식에서 홍윤식(왼쪽부터) 행정자치부 장관, 박희태, 박관용, 이수성, 김수한 전 국회의장, 정의화 국회의장,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묘비를 제막하고 있다. ⓒ데일리안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묘비 제막식에서 홍윤식(왼쪽부터) 행정자치부 장관, 박희태, 박관용, 이수성, 김수한 전 국회의장, 정의화 국회의장,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묘비를 제막하고 있다. ⓒ데일리안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묘비 제막식에서 정의화(왼쪽부터) 국회의장,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묘비 제막식에서 정의화(왼쪽부터) 국회의장,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묘비 제막식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 고 김 전 대통령의 묘소에서 열려 김무성 전 대표, 서청원 전 최고위원과 원로 정치인 등 상도동계가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고인을 추모하는 이들의 마음은 같았지만 표정은 제각각이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사회를 본 윤효수 주무관의 개식 선언으로 시작해 국기에 대한 경례, 고인에 대한 경례, 묘비건립 경과보고, 묘비 제막, 추모비 제막, 묘비문/추모비문 낭독, 고인 육성 청취, 인사말, 추모사,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조총, 묵념, 유족대표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고인의 유가족들과 함께 김수한·박관용·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수성 전 국무총리와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홍인길 전 대통령 총무수석 김봉조·김덕룡 전 의원 등 고인과 함께 정치 활동을 했던 원로들이 모였고 김 전 대표와 서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인제 전 최고위원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이주영·안상수 의원 등 여당 인사들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박광온 대변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성식 정책위의장 등 야당 인사들도 모습을 비췄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등이 모습을 비췄고 박근혜 대통령은 조화를 보내는 대신 참석하지 않았다. 일본·나이지리아·가봉·앙골라 등 각 국의 대사들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제막식이 펼쳐진 고인의 묘지 앞은 참석 인원과 취재진 등 수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에는 다소 좁아 귀빈석이 마련되지 않은 참석인들은 촘촘히 선 채 옆 사람과 몸을 밀착해 식을 바라봤다. 대낮이었음에도 날씨가 흐려 무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간간이 비가 흩날렸고 자연스레 스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수한 전 의장은 인사말에서 "고인의 서거 당시 수 많은 국민이 한 마음으로 고인을 애도했던 그 날을 잊지 못 한다. 이후 해가 변하고 세월이 지났다"며 "자유와 민주주의는 저절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한결 같은 마음으로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을 섬겨오신 진정한 지도자 김 전 대통령을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준비해 온 원고를 읽어 내려가다 잠시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 했고 고 김 전 대통령의 왼팔이라고 불리던 최형우 전 장관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 하며 오열했다. 김 전 대표와 서 전 최고위원은 가만히 눈을 감고 김 전 의장의 말을 듣기만 했다.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묘비 제막식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대표들 및 참석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데일리안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묘비 제막식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대표들 및 참석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데일리안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묘비 제막식에서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이 손명순 여사의 손을 잡고 오열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묘비 제막식에서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이 손명순 여사의 손을 잡고 오열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수성 전 총리는 추모사를 통해 "(고인은) 암울한 독재시대에 그 어떠한 불의와도 타협하지 않고 오직 민주화 한 길에만 몰두했다. 잠깐의 이해관계를 중시하여 통상적 정치인이 취하는 전략적 선택보다는 언제나 떳떳하고 당당한 대도의 길을 걸었다"며 "오늘 이 자리는 여야 할 것 없이 고인의 업적과 큰 뜻을 헤아리는 중요한 시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의 종교의식에 이어 진행된 헌화 및 분향에서는 참석자들의 감정이 더욱 복받치는 모습이었다. 손명순 여사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덤덤한 표정으로 분향을 했고 차남 김현철 씨도 큰 감정 동요는 없었다.

그러나 최 전 장관은 자신의 순서를 맞아 고인의 묘 앞에 선 채 다시 한 번 오열했고 관계자들이 그를 진정시켜 겨우겨우 분향을 할 수 있었다. 이 때 최 전 장관은 분향에 사용되는 재를 자신의 입에 집에 넣는 돌출 행동을 해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최 전 장관은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정상적으로 말을 잘 하지 못 하는 상태다.

이후 정 의장을 비롯해 현역 정치인들의 분향이 차례로 이어졌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안 대표의 뒤 쪽에 선 채 분향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분향이 끝난 채 함께 묵념만 진행했다. 이후 김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복잡할 땐 양보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이후 조총발사와 묵념, 차남 김 씨의 인사 예정돼 있었으나 정 원내대표는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일어섰다. 최근 당 내홍 사태를 의식한 듯 굳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정 원내대표에게 취재진이 붙어 현안에 관한 질문을 했지만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갔고, 이 과정에서 뒷걸음질하며 정 원내대표를 찍던 영상 기자들이 뒤로 넘어질 뻔 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26일 오후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묘비 제막식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26일 오후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묘비 제막식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김 전 대표는 시종일관 냉정한 기류를 유지했다. 특별히 슬픈 감정을 드러내지도 않았고 밝게 웃지도 않았다. 행사가 완전히 끝날 때 까지 자리를 지키던 그는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던 도중 기자들의 현안 질문을 받았으나 명쾌한 답은 하지 않았고 먼저 가던 김성식 정책위의장을 보고 "여기다(김성식에게) 물어봐라"고 농을 던져 무방비 상태에 있던 김 의장을 당황케 했다.

김 전 대표가 목적지에 이를 즈음 한 사람이 다가와 김 대표에게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민주화 동지'라고 소개했고 김 전 대표는 한 명 한 명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소나기는 잠깐 피해가면 됩니다!"라며 총선 참패 이후 기운을 잃은 듯한 김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 전 대표는 옅은 미소를 보였을 뿐 별 다른 반응은 하지 않았다.

행사 내내 오열하던 최 전 장관은 식이 끝난 이후 언제 그랬냐는 듯 활짝 웃으며 주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식장을 빠져 나갔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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