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반도체 전쟁 격화...중화권의 '삼성·SK' 협공


입력 2016.05.26 15:39 수정 2016.05.26 15:54        이홍석 기자

중국 반도체 굴기(倔起)... 국가간 경쟁 확전 양상

경쟁과 협력 위한 국가간 합종연횡 속 상호협력 강조

지난 20여년간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국가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박성욱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SK하이닉스 사장)이 25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된 ‘세계반도체협의회(WSC) 총회’ 리셉션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한국반도체산업협회 지난 20여년간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국가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박성욱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SK하이닉스 사장)이 25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된 ‘세계반도체협의회(WSC) 총회’ 리셉션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한국반도체산업협회
지난 20여년간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국가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대만·일본이 '타도 한국'을 내세워 동맹을 형성하는가 하면 미국이 중국 견제에 나서며 우리나라에 공조를 요청하는 등 국가간 합종연횡 시도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26일 세계반도체협의회(WSC)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3410억달러(약 402조9256억원)으로 WSC 첫 총회가 열렸던 지난 1996년 1320억달러(약 155조9712억원)에 비해 2.5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기간 총 교역량도 2940억달러에서 1조달러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연간 생산되는 반도체 개수도 2150억개에서 7870억개로 약 3.6배 증가했으며 프로세서의 속도도 133MHz(싱글코어)에서 3500MHz(쿼드코어)로 무려 1만426%나 증가하는 등 놀라운 발전을 이뤄 왔다.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이미 기업간 경쟁을 넘어서 국가간 경쟁으로 확전된 상태다.

중국의 칭화홀딩스는 지난달 미국 반도체기업 래티스반도체 지분 6%를 매입, 지분을 8.65%로 늘린데 이어 이달 초에는 영국 반도체 제조업체 이미지네이션 테크놀로지의 지분 3%를 인수했다. 또 최근에는 미국 실리콘 밸리 소재 반도체업체 마블 테크놀로지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계열사인 칭화유니는 지난해 여름 미국 D램 제조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230억 달러에 인수하려다 미국 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실패한 이후에도 반도체 시장 진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미 중국 정부도 지난 2014년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펀드를 출범시키고 정부와 국영기업, 은행 등 16개 기관이 지난해 말까지 220억 달러를 출자하는 등 산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적극적인 공세로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이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규정을 위반했다며 견제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공조 요청을 하기도 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장악하고 있는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중국·일본·대만 등이 동맹전선을 형성하는 등 반도체 분야에서 국가간 상호 경쟁과 협력은 이미 일반화됐다.

이렇듯 심화되고 있는 경쟁을 감안한 듯 26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된 세계반도체협의회(WSC) 총회에서도 상호 협력을 통한 전체 시장의 발전에 초점을 맞춰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WSC 총회에서 한·미·일·EU·중·대만 6개국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발표한 ‘서울선언문’을 통해 관세 및 무역 장벽 철폐를 통한 무역 자유화와 지적재산권 보호 등을 위한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가간 기업간 생존 경쟁 속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는 이미 기업간 경쟁에서 국가간 경쟁으로 중심이 넘어간 상황으로 향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며 “그동안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던 반도체 시장을 예측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