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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최악투, 들쭉날쭉 기용 문제없나


입력 2016.05.26 09:34 수정 2016.05.26 10:4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컵스와의 홈경기서 데뷔 첫 피홈런 '3실점'

5경기 연속 하루 휴식 후 등판 이어가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피홈런을 기록했다. ⓒ 게티이미지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피홈런을 기록했다. ⓒ 게티이미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피홈런을 허용한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최악의 투구로 고개를 숙였다.

오승환은 26일(이하 한국시각)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4-6으로 뒤지던 6회 등판해 1이닝을 소화했고, 3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데뷔 후 22경기(23.2이닝)동안 피홈런이 단 1개도 없었던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 첫 홈런을 허용했고, 이와 함께 지난 2일 워싱턴전 이후 이어지던 9경기(10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도 막을 내렸다. 이로써 오승환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14에서 2.19로 치솟았다.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는 등판이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 선발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는 5이닝 6실점하며 크게 부진했다. 하지만 타선이 4점을 뽑아주며 승리 가능성이 있었기에 경기를 포기하기에는 너무 일렀다.

그러자 마이크 매서니 감독의 선택은 오승환이었다. 하지만 오승환의 컨디션은 썩 좋지 못했다. 오승환은 첫 타자 애디슨 러셀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고, 후속 타자 맷 시저와의 승부에서는 6구 끝에 기습 번트를 당하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입술을 굳게 다문 오승환은 덱스터 파울러를 번트 실패로 첫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제이슨 헤이워드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오승환은 컵스의 간판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와의 승부에서 6구째 던진 85마일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쏠리는 바람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맞는 즉시 오승환은 물론 야디어 몰리나 포수마저 홈런을 예감할 정도였다.

좋지 않았던 결과만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오승환의 기용 방식이다. 사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하면서 확실한 보직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도 그럴 것이 세인트루이스는 리그에서 정상급이라 평가 받는 필승조를 구축하고 있던 터였다.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을 필두로 케빈 시그리스트와 세스 메이네스, 타일러 라이언이 셋업맨을 담당하고 있으며, 여기에 오승환이 추가됐다.

시즌이 시작되고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불펜 투수는 단연 오승환이다. 현재 오승환은 팀 내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최저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이다. 여기에 팀 내 홀드 부문 1위이며, 피안타율과 WHIP 부문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오승환의 기용은 여전히 들쭉날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확실한 보직이 없다는 점이다. 승리를 지키기 위한 필승조에 포함되는가 하면, 이날과 같이 추격조에 포함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사항은 등판 간격이 너무 잦다는 점이다. 오승환은 3실점한 이날 컵스전까지 5경기 연속 하루 휴식 후 등판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5경기 모두 홈경기였다는 점이 위안이다.

하지만 오승환의 적지 않은 나이와 연투가 이어졌을 경우 직구 구속의 하락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오승환은 이달 초 2일 휴식 후 등판을 했거나 나흘을 쉰 뒤 나온 적도 있었다. 효과는 상당했다. 직구 회전수가 크게 증가하는, 일명 돌직구를 되찾으면서 미국 현지언론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던 터였다. 타자 3명을 모두 삼진을 돌려 세운 지난 18일 콜로라도전이 대표적이다.

오승환 입장에서는 루키 신분이기 때문에 등판 기회를 얻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게다가 한국과 일본서 부동의 마무리로 활약했던 것에 비해 언제 출격할지 모르는 보직이 낯설 수도 있다. 비록 컵스전에서 3실점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오승환의 시즌 기록은 여전히 특급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몸과 마음을 추스를 휴식이 필요해 보이는 오승환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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