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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의 음주운전, 왜 반복되나


입력 2016.05.26 11:26 수정 2016.05.26 11:28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닭치고tv>연예인들 속속 복귀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

그룹 슈퍼주니어 강인이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것과 관련해 누리꾼들이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데일리안 DB 그룹 슈퍼주니어 강인이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것과 관련해 누리꾼들이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데일리안 DB
정말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슈퍼주니어 멤버 강인이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이다. 처음 들었을 때 귀를 의심했을 만큼 놀라운 소식이었다. 왜냐하면 강인에게는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2009년 10월에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했었다. 음주운전 뺑소니였다. 요즘 이창명 사건 때문에 익숙한 단어가 된 ‘사고 후 미조치’ 사례이기도 하다. 그리고 6시간 만에 자수했고, 자수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81%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또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이번엔 강남에서 가로등이 완전히 구부러질 정도로 강하게 들이받은 후 또 도주했다고 한다. 그리고 11시간 만에 경찰서에 나타났는데,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71%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이번에 이창명 사건을 통해 익숙하게 된 개념인 위드마크 공식으로 추산하면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57% 정도로 보인다고 한다. 면허 취소 수준인 0.1%를 훨씬 넘는 만취에 해당하는 수치다.

강인은 과거 음준운전 말고도 폭행논란이 있었고, 예비군 훈련 불참 논란도 있었다. 강인 입장에선 각각의 개별적인 사건에 대해 억울한 지점도 있겠으나, 유독 강인에게 이런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는 건 이상하다고 대중은 느낄 법하다. 그러한 일들로 인해 강인은 한동안 정상적인 방송활동을 못했었다.

불과 얼마 전에 토크쇼에 등장해 그동안의 문제에 대해 반성하면서 새출발을 다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예능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내며 활동에 시동을 거는 시점이었다. 이러한 순간에 또 음주사건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창명 사건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 ‘음주 사고 후 미조치’에 대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진 시점이었다. 바로 그런 시점에 새출발을 다짐하던 사람이 또다시 사고를 저질렀다니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정말 충격적인 사건인 것이다.

시간을 되돌린 순 없지만, 가정을 해보자. 만약 과거 2009년 음주사고 당시 강인이 호되게 처벌 받았다면 과연 음주운전을 쉽게 또 할 수 있었을까? 그때 사고 후 미조치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받았다면 이번에 또 미조치한 채 도주할 수 있었을까? 당시 강인이 받은 처벌은 벌금 800만 원이었다. 한류 톱스타에게 벌금 800만 원을 강력한 처벌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때 가벼운 처벌로 마무리 됐기 때문에 결국 별다른 경각심 없이 음주운전도 하고 자연스럽게 사고 후 미조치로 도주까지 한 것이 아닐까?

과거 권상우도 사고 후 미조치에 대해 벌금형을 받았었다. 이런 일들이 누적되고 학습효과가 생겼기 때문에 나중에 비슷한 행태들이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만약 그 전에 사고 후 미조치로 도주한 사람들이 엄중한 처벌을 받아 경각심이 생겼다면 이창명도 사라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이번에 강인도 다른 행동을 보였을 것이다. 결국 과거의 솜방망이 처벌이 지금의 문제를 잉태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강인은 가로등을 친 줄도 모르고 갔을 뿐 뺑소니는 아니었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사고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만취상태였다는 말이 된다. 그 상태로 운전대를 잡고 거리를 달렸다는 것은 칼을 휘두르며 대로를 활보한 것과 비슷한 일이다. 사람을 해치지 않은 것이 천운이다. 크림빵 사건 때 우린 음주운전이 한 가정을 파괴하는 모습을 똑똑히 지켜봤다. 만취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 자체가 살인미수에 준한다고도 볼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엄청난 일인데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음주운전에 관대한 모습을 보여왔다. 최근 들어 몇몇 유명 스타들의 음주운전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그것은 특이 사례일 뿐 대체적으로 음주운전 자숙 기간이 평균 4~6개월 남짓일 정도로 가벼운 대응이었다. 6개월이면 휴식 내지는 재충전 기간 수준이라고 봐도 될 정도다.

심지어 김지수, 이이경 등은 음주운전 직후에 바로 드라마에 출연한 적도 있고 김혜리는 세 번이나 음주 사고를 내고도 복귀했다. 그 외에도 음주운전으로 걸리고도 멀쩡히 활동하는 연예인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러니 누가 경각심을 가지겠는가? 음주운전을 하면 확실하게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을 만들어줘야 그것이 사고의 예방으로 이어질 것이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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