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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STX조선, '블록공장' 전락하나


입력 2016.05.25 16:56 수정 2016.05.25 17:48        박영국 기자

건조중 선박 52척 중 공정률·수익성 낮은 선박 계약 취소

대규모 구조조정 후 블록공장 전환 등 활용방안 모색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STX조선해양

25일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종료 및 법정관리 전환 검토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STX조선 및 관계사, 협력업체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장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현재 건조 중인 52척에 달하는 선박의 처리가 최대 관건이다. 채권단은 STX조선의 수주계약 당시 선수금지급보증(RG)을 해줬기 때문에 계약 취소를 할 경우 선주 측에 선수금을 대신 물어줘야 한다.

산업은행은 채권단 손실 및 최소화 및 회사의 정상 가동을 위해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의 정상 건조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율이 높아 인도가 임박한 선박에 인력과 장비, 자재를 집중 투입해 건조함으로써 정상적인 야드 운영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는 채권단의 판단이고,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법원의 판단에 따라 운영이 이뤄지게 된다.

외부전문기관의 경영 정상화 가능성 진단 결과 잔여 선박을 모두 건조하고 인도금을 받아도 최소 7000억원에서 최대 1조20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즉, 공정률이 낮은 선박은 물론이고, 선수금을 반환하는 게 건조를 마무리하는 것보다 손실이 적다고 판단되는 선박은 모두 계약을 취소하고 건조를 중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인원 감축을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말 이후 수주량이 전무한데다, 추가 수주는 고사하고 기존 건조선박도 계약 취소가 되는 상황에서 기존 덩치를 유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날 채권단은 STX조선의 블록공장 전환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산업은행은 “회생절차 하에서 생존 기반 확보 및 정상 가동이 가능한 경우 국내 조선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 재편 과정에서 블록공장 전환 등 별도 활용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STX중공업 등 관계사도 상당한 손실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STX조선의 기존 관계사였던 STX중공업과 STX엔진, (주)STX는 기존 지분 감자 및 채권단 출자전환 등이 완료됨에 따라 지분 관계가 단절된 상황이지만, STX중공업은 STX조선해양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고 (주)STX는 STX조선해양이 건조 중인 선박에 대한 이행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STX조선의 법정관리에 따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 회생절차시 기존 관계사들이 받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채권단과 협의하에 처리방안을 신속히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TX조선 계열사인 고성조선해양은 계열 분리 후 별도의 활용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STX조선에 자재와 인력을 공급하던 협력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5월말 현재 STX조선의 협력업체 미지급 규모는 약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내 외주 인력은 4600여명에 달한다.

이들 중 STX조선해양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높아 정상 영업이 어려운 기업에 대해서는 워크아웃을 통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연쇄 도산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한, 일시적 자금부족 기업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의 주채권은행 주도 하에 신규자금 지원, 만기 연장 및 금리 감면 등 적극 금융지원을 실시하고 채권은행의 공동 지원 필요시 신속히 패스트 트랙(Fast-Track)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다.

정상영업 지속이 가능한 기업에 대해서는 자금 조달에 차질이 없도록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유지할 예정이다.

금융당국도 일시적 자금부족 기업과 정상영업 지속이 가능한 기업에 대해 STX조선 협력업체라는 이유로 금융거래를 제한하는 행위를 집중 점검하는 한편, ‘금감원 중소기업 금융애로 상담센터’를 통해 협력업체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해소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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