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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시도, 밋밋한 공포 귀결 '무서운 이야기3'


입력 2016.05.28 07:39 수정 2016.05.28 07:40        이한철 기자

전설의 고향부터 SF까지, 시공 초월 공포 담아

공포영화 틀 깬 참신한 작품, 극한 공포는 없어

첫 번째 에피소드 '여우골'의 전설의 고향의 업그레이드 버전처럼 여겨진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첫 번째 에피소드 '여우골'의 전설의 고향의 업그레이드 버전처럼 여겨진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사라진 한국 공포영화의 맥을 이어갈 수 있을까.

'무서운 이야기3: 화성에서 온 소녀(이하 무서운 이야기 3)'가 지금까지 느낄 수 없는 새로운 느낌으로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SF와 공포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주류 시장에서 밀려난 공포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3년 만에 돌아온 웰메이드 호러 시리즈 '무서운 이야기 3'는 살아서는 빠져나갈 수 없는 여우골의 전설을 담은 공포 설화 '여우골', 멈추지 않는 공포의 속도감을 보여줄 질주 괴담 '로드레이지', 아이와 인공지능 로봇의 지킬 수 없는 무서운 약속을 그린 인공지능 호러 '기계령'까지 시공을 초월한 절대 공포를 담은 작품이다.

공포 영화의 한계를 확장해 시대극, 스릴러, SF를 혼합한 새로운 장르와 소재로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저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이야기 구조가 참신하다. 이 같은 다양한 시도가 관객들로 하여금 새로운 예술적 체험을 맛보게 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여우골'은 '프랑스 중위의 여자' '장례식의 멤버' 등으로 주목받은 백승빈 감독의 작품이다.

마치 '여우골'은 설화로만 존재하던 여우골 이야기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한국 전통 공포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여우를 불러냈다는 점에서 '전설의 고향'을 연상케 한다.

선비 이생 역을 맡은 임슬옹은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을 무색케 하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인다. 특히 밀폐된 공간 안에서 조여 오는 극한의 공포를 재치 있게 표현하며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두 번째 에피소드 '로드레이지'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현실 공포를 다룬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두 번째 에피소드 '로드레이지'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현실 공포를 다룬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두 번째 작품인 '로드레이지'는 김선 감독의 작품으로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보복운전과 묻지마 살인을 공포의 모티브로 삼았다. 속도감과 리듬감, 그리고 경수진, 박정민의 분노 연기가 볼만하다. 특히 덤프트럭 안에서 벌어지는 위험천만한 사투는 트럭바퀴의 굉음, 운전사의 섬뜩한 웃음소리 등과 어우러져 긴장감을 자아낸다.

세 번째 작품 '기계령'은 미래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다. 어쩌면 로봇이 익숙한 식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실제로 미래에 벌어질 수 있는 영화 속 공포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귀신 외에 다른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는 코드를 캐치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특히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로봇을 AS 보내기 위해 박스에 담는 장면을 통해 과학 발전의 가장 섬뜩하고 두려운 미래를 발견하게 한다.

홍은희는 세 번째 에피소드 '기계령'을 통해 성공적인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홍은희는 세 번째 에피소드 '기계령'을 통해 성공적인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무서운 이야기 3' 시리즈가 유일한 공포 시리즈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여기에 더해 예술적 시도로 한 발짝 나아가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개성 강한 세 가지 이야기의 조합은 공포영화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공포의 극대화라는 측면에선 아쉽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주력하다 보니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결정적인 한 방에 대한 갈증은 끝내 풀지 못한 느낌이다.

어쩌면 예술적 성취보다 중요한 것이 공포영화만이 주는 공포심과 긴장감, 그리고 극적 반전이 주는 통쾌함이다. 이 지점에선 관객들의 평가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만큼이나 5월 말부터 '썸니아(25일 개봉)' '더 보이(6월 1일 개봉)' '컨저링2(6월 9일 개봉)' 등 공포영화들이 줄줄이 출격한다. 6월 1일 개봉하는 '무서운 이야기3'가 공포영화의 붐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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