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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행복' 로저스 3패, 한화는 30패


입력 2016.05.25 14:30 수정 2016.05.26 10:40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로저스 호투에도 넥센에 1-2 패...가장 먼저 30패 고지

로저스 등판 경기에서 한화는 30패 째를 당했다. ⓒ 연합뉴스 로저스 등판 경기에서 한화는 30패 째를 당했다. ⓒ 연합뉴스

에스밀 로저스는 고독했고, 그런 에이스를 지켜주지 못한 한화 이글스는 더 쓸쓸했다.

24일 고척스카이돔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에서 홈팀 넥센이 한화를 2-1로 눌렀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22승1무20패를 기록,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 시즌 한화와의 상대전적에서도 3승1패로 앞서 나갔다

한화 선발 로저스는 선발 등판해 7.1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역투하고도 패전 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107개.

지난해 10경기에서 6승을 따내는 동안 단 2패만 당했던 로저스는 올 시즌에는 4번의 등판에서 벌써 3패(1승)를 기록 중이다. 그나마 평균자책점을 4.44로 낮춘데 만족해야했다.

로저스 입장에서는 지독하게 꼬인 경기였다. 승리에 대한 의욕이 너무 강했던 탓인지 본인부터 평소 보기 드문 실수가 연달아 나왔다. 2회 1사 2,3루 위기에서 로저스는 박동원을 투수 땅볼로 유도했다. 3루 주자 대니 돈은 3루와 홈 사이서 런다운에 걸렸다.

그러나 로저스는 직접 공을 들고 주자를 태그하려다 제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태그는 했지만 서두르다가 공을 글러브 안이 아닌 오른손에 쥐고 있었기 때문에 아웃카운트를 인정받지 못했다. 동료들을 탓할 수도 없는 명백히 자신의 실수로 인한 실점이었다.

3회에는 견제구를 던지려다가 공을 뒤로 빠뜨리며 보크를 범하기도 했다.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며 스스로 위기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평소의 로저스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에이스로서 자신이 등판하는 경기에서 어떻게든 이겨야한다는 무거운 압박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연이은 실수에도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호투를 펼친 것에서 보듯, 자신의 실수를 만회할 정도의 투구내용은 충분히 보여줬다. 올 시즌 개막 후 한화의 한 경기 선발 최다이닝 신기록이었다. 한화 타자들은 산발 5안타 1득점에 그치며 에이스의 부담을 전혀 덜어주지 못했다.

안타는 오히려 넥센보다 한화가 한 개 더 많았고, 좋은 찬스도 몇 차례 있었다. 그러나 1회 선취점을 뽑은 이후 한화 타선은 철저히 침묵했다.

한화는 이날 패배로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30패 고지를 밟는 굴욕을 당했다. 지난해 65경기 만에 30패 고지에 도달했던 것과 비교해 23경기나 빨라진 수치다. 당시 한화는 6월 18일까지 35승 30패 5위의 성적을 거두며 한창 ‘마리한화’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나마 마지막 믿을 구석이었던 에이스 로저스와 김성근 감독의 복귀에도 한화의 성적은 좀처럼 반등할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보다도 더 힘든 것은 끝없는 희망고문에 지쳐가는 한화 팬들인지도 모른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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