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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먹칠’ 전북 최강희 감독, 모두 안고 사퇴할까


입력 2016.05.25 06:38 수정 2016.05.26 13:0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심판매수 혐의 파장 속 기자회견장에서 침통한 표정

단장과 동석 “책임지겠다”며 자진 사퇴 가능성 드러내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 ⓒ 연합뉴스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 ⓒ 연합뉴스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을 확정한 기쁜 날이었지만 전북현대는 마음껏 웃지 못했다.

전북은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멜버른 빅토리를 2-1로 꺾었다. 전북은 원정 1차전에서 1-1로 비긴 전적을 더해 3-2로 이겨 8강에 올랐다.

어려운 경기를 승리로 이끌고도 전북의 분위기는 어두웠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멜버른전에서 대한 복기보다 최근 축구계를 강타한 ‘심판 매수 파문’에 대한 전북의 입장과 향후 대응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전북은 최근 구단 스카우터로 활동해온 A씨가 심판에게 금품을 지급하고 유리한 판정을 내려달라고 매수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전북 구단은 스카우터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수혜를 입은 전북 구단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고, 승점 삭감과 강등 등 강도 높은 중징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은 나란히 팬들에게 사죄의 의사를 밝혔다. ‘명장’ 전북 최강희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진 사퇴 가능성을 암시했다.

최 감독은 “감독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구단과 팬들에게 죄송하다. 이것은 전적으로 감독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철근 단장 역시 바로 ”감독보다 단장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검찰조사 결과에 나오면 다시 입장을 밝히겠지만, 결과에 따라 엄중한 후속조치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기본적인 입장은 해당 스카우트의 독단적 행동일 뿐, 구단이나 수뇌부 차원에서 의도한 사건이 아니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최 감독은 심판매수 사건에 대해서도 본인은 그동안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자신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에 대해서는 선을 분명히 그었다.

해당 스카우트에게만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자신들도 어떤 책임이든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확인했다. 비록 직접적으로 사퇴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지만 사실상 언제든 사퇴할 수도 있다는 의미나 마찬가지였다.

구단의 최고 수뇌부로서 과연 심판 매수 사건을 사전에 파악했든 그렇지 못했든 도의적인 책임을 외면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은 사퇴라는 결말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은 평범한 지방구단에 불과하던 전북을 오늘날 K리그를 대표하는 명가로 끌어올린 주역들이다. 이들이 10년 가까이 일궈낸 전북은 어느덧 K리그를 선도하는 모범구단이자 현장과 프런트의 성공적인 협업 사례로 꾸준히 회자되어왔다.

하지만 이번 심판매수 사건으로 전북은 그간 쌓아온 모든 명성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최 감독과 이 단장 개인으로서도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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