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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면세점 전쟁에 'VIP멤버십' 남발


입력 2016.05.23 10:33 수정 2016.05.23 17:05        김영진 기자

롯데·신라 VIP 고객 유치 위해 선불권 등 다양한 베네핏 제공...'제살깎기' 우려도

지난 18일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신세계면세점 지난 18일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신세계면세점
면세점들 간의 신규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VIP멤버십'이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신규 면세 사업자들은 기존 면세점의 충성 고객들을 끌어오기 위해 같은 등급의 멤버십을 등급매칭(SM, Status Match)해 주고 있다. 거기다 10만원에서 최대 30만원에 달하는 금액권 등 다양한 베네핏을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기존 면세 사업자도 신규 면세점 VIP 고객들에게 같은 등급을 매칭해주며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충성 고객들 유치는커녕 판촉비 증가로 인해 '제살깎기'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픈한 신규 면세점들은 VIP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타사 VIP고객들의 SM은 물론, 신용카드사와 통신사 등과 제휴해 VIP멤버십을 발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HDC신라면세점은 오픈 초기 롯데면세점 LVIP고객들에게 블랙멤버십과 함께 30만원에 달하는 선불 금액권을 제공했다. 이후 HDC신라는 SM은 지속 실시하고 있지만 선불권 금액을 15만원대로 낮췄다. 판촉비가 크게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또 HDC신라는 신한카드의 VIP고객인 '신한탑스클럽'회원들에게 블랙 등급을 제공하고 있으며 삼성카드의 더오카드 소지 고객들에게도 블랙 등급을 주고 있다. 더오카드는 연회비 60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카드이다.

HDC신라 관계자는 "오픈 초기 고액 소비를 할 수 있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차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과 두산의 두타면세점도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들의 VIP고객뿐 아닌 HDC신라 블랙 고객들에게 같은 등급을 매칭해주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타사VIP들에게 다이아몬드 및 핑크다이아몬드 등급을 제공해 10만원 선불권, 라운지 이용권, JW메리어트 동대문 음료권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타사 VIP들에게 블랙등급을 제공하고 있지만 금액권은 아직 제공하지 않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KT 올레 VIP회원들에게는 골드 등급을 제공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갤러리아면세점과 하나투어의 SM면세점 등도 등급 매칭을 해주고 있다.

신규 면세점들이 타사 VIP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도 타사 고객들의 SM을 실시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HDC신라 블랙 등급 회원들에게 같은 등급인 블랙으로 업그레이드 해주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블랙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최근 3년간 1만 달러(약 1200만원) 이상 사용해야 한다. 롯데면세점은 아직까지 타사 VIP와의 매칭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면세점들 간의 VIP멤버십이 남발되면서 기존 VIP 고객들의 충성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신라면세점 블랙등급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한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블랙등급 획득이 쉬운 HDC신라 고객들과 같은 혜택을 누린다는 점에서 충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 거기다 신규 면세점들이 10만원대 이상의 선불권을 제공하면서 충성 고객 유치는커녕 판촉비 증가만 가중시키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면세점들이 타사 고객등급과 같은 등급을 맞춰주고 있으며 거기에 신용카드사와 통신사 등과 제휴해 VIP카드가 많이 발급돼 오히려 VIP같지 않은 VIP가 될 우려가 있다"며 "이들이 충성고객으로 머무르면 좋겠지만 선불권을 받고 기존 면세점으로 돌아간다면 오히려 신규면세점들에게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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