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SM6 "미친 듯이 달려줄까 시원하게 주물러 줄까"


입력 2016.05.22 07:00 수정 2016.05.22 11:42        박영국 기자

<시승기>국산차 한계 뛰어넘는 운전 재미…승차감은 아쉬워

SM6.ⓒ데일리안 SM6.ⓒ데일리안

‘매일 새로운 차를 타는 경험.’

SM6의 광고 문구 중 하나다. 다양한 드라이빙 모드를 제공하는 ‘멀티센스’를 언급한 것이다.

스포트(Sport), 컴포트(Comfort), 에코(Eco), 뉴트럴(Neutral), 퍼스널(Personal) 등 다섯 가지 모드에 따라 주행 감각과 실내등 컬러, 각종 편의사양 작동 여부가 달라지는 멀티센스는 SM6가 자랑하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용도에 따라 차를 여러 대 보유할 만큼 경제적 능력이 뛰어나지 않는 이상 한 대의 차가 홀로 드라이빙을 즐길 때는 스포츠카 역할을 해주고, 출퇴근 때는 연비를 아껴주고, 가족들을 태우고 함께 여행을 떠날 때는 편안한 세단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건 매우 매력적인 장점이다.

물론, 각각의 용도에서 어느 정도나 만족할 만한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는 직접 경험해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시승을 통해 SM6의 멀티센스 기능을 체험해 봤다. 시승 모델은 1.6 터보 RE 트림에 19인치 타이어 장착 모델이었으며, 시승 코스는 서울에서 전북 운장산을 오가는 왕복 약 500km 구간이었다.

SM6 스포트 모드 계기판.ⓒ데일리안 SM6 스포트 모드 계기판.ⓒ데일리안

◇스포트 : 경쾌한 가속반응, 믿음직한 코너링

스포트 모드는 멀티센스 메뉴 중 가장 첫 번째에 위치한다. 그만큼 르노삼성이 SM6에 구현한 가장 자신 있는 주행모드라고 할 수 있겠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하자마자 스포트 모드로 변환했다. 곧바로 계기반과 실내조명, 디스플레이 등 빛이 나오는 모든 조명의 색이 강렬한 붉은 색으로 변한다.

차의 성향도 컬러만큼이나 강렬해진다. 가속페달은 가볍게만 밟아도 뒤통수에 충격이 느껴질 만큼 차체가 빠르게 쏘아져나가며, 터프한 엔진사운드가 귀청을 울린다.

터보엔진이라지만 1.6ℓ의 배기량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가속 반응이 경쾌하다. 이 배기량에서 짜낼 수 있는 최대한의 출력을 극한으로 짜낸 듯하다. 마치 경량화된 스포츠카에 고출력 엔진을 달아놓은 느낌이다.

통행권을 뽑느라 잠시 정차했던 SM6가 하이패스를 통과해 유유히 앞서가던 차들을 따라잡는 데는 불과 몇 초 걸리지 않았다.

기분 좋은 엔진사운드는 가속페달 위에 올린 오른발에 계속해서 힘이 들어가게 하는 마력이 있다. 한동안 앞선 차들을 추월해 가며 고속 주행을 유지했지만 피로감은 전혀 없다. 랙타입 파워 스티어링(R-EPS)이 제공하는 안정적인 조향감은 고속 주행에서 빛을 발한다.

SM6 스포트 모드 세부 설정 메뉴.ⓒ데일리안 SM6 스포트 모드 세부 설정 메뉴.ⓒ데일리안
급회전 구간에서는 쏠림 없이 탄탄하게 받쳐주는 차체가 믿음직스럽다. 고속도로에서는 물론 운장산 자락을 오르는 와인딩 코스에서도 믿음직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마치 다른 건 다 무시하고 오직 달리는 재미를 위해 만든 차 같다.

대신 뒷좌석에서는 불평이 들려온다. 운전에 집중하다 보면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스포트 모드에서 단단해진 서스펜션은 승차감 쪽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듯 하다. 실제 뒷좌석에 앉아보니 승차감은 상당히 투박하다. 도로의 요철 상태를 모조리 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출력을 최대로 쥐어 짜내다 보니 연료 소모도 심하다. 스포트 모드로 고속도로 약 50km를 달린 뒤 별도로 연비를 체크한 결과 8.3km/ℓ가 나왔다.

각각의 모드를 택하더라도 그 안에서 세부 메뉴를 바꿀 수 있는데, 스포트 모드에서는 스티어링과 서스펜션, 엔진, 변속기가 ‘Sport’로 고정된다. 엔진 사운드는 굳이 거슬린다면 조용하게 바꿀 수 있고 계기판 스타일이나 실내 조명도 취향에 맞게 바꿀 수 있다.

SM6 컴포트 모드 계기판.ⓒ데일리안 SM6 컴포트 모드 계기판.ⓒ데일리안

◇컴포트 : 마사지 시트로 피로가 싹…뒷좌석 승차감은 아쉬워

이제 편안한 고급 세단으로 변신한 SM6를 경험해볼 차례다. 컴포트 모드로 전환하니 차내 모든 조명이 부드러운 블루 톤으로 바뀐다.

운전석 등받이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대중 브랜드의 중형차에서 상당히 이례적으로 적용된 마사지 기능이다.

마사지 의자처럼 온몸 곳곳을 주물러 주는 게 아니라 척추가 닿는 부분만 위 아래로 요철이 오가는 수준이지만, 의외로 상당히 유용하다.

직접 경험해 보기 전에는 ‘굳이 돈 아깝게 이런 걸 달았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실제 마사지를 받아 보니 장거리 운전에서의 피로를 줄여주는 데 제법 큰 역할을 한다.

SM6 컴포트 모드 세부 설정 메뉴.ⓒ데일리안 SM6 컴포트 모드 세부 설정 메뉴.ⓒ데일리안
물론 컴포트 모드로 주행한다고 계속해서 강제적으로 마사지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니다. 세부 메뉴에서 마사지 기능을 끌 수 있다.

스포트 모드에서 심하게 투박했던 승차감도 컴포트 모드로 전환하니 조금은 부드러워진 듯하다. 서스펜션이 ‘Comfort’로 바뀌며 도로 요철을 지날 때도 쿠션감이 한결 나아졌다.

수혜 대상을 운전자로 한정하자면 확실히 스포트 모드에 비해 편안하고 안락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뒷좌석에서의 승차감은 ‘프리미엄 세단’을 언급할 정도로 고급스럽진 않다. 후륜에 장착된 AM링크 서스펜션이 운전 재미에는 많은 도움을 줬을지 몰라도 승차감, 특히 뒷좌석의 진동을 잡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뒷좌석 시트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승차감이 한결 나아졌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차급은 다르지만 SM7 노바의 안락한 뒷좌석을 왜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SM6에 적용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엔진과 변속기도 조금은 얌전해진다. 가속성능이 답답할 정도로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스포트 모드에서와 같은 경쾌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엔진 사운드도 잠잠해진다.

SM6 에코 모드 계기판.ⓒ데일리안 SM6 에코 모드 계기판.ⓒ데일리안

◇에코 : 가속감은 굼떠지지만 연비 좋아져

에코 모드는 ‘친환경’ 이미지에 맞게 차내 조명도 연두색이다.

에코 모드에서는 스티어링과 서스펜션은 컴포트와 동일하지만, 엔진과 변속기는 확연하게 알뜰해진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 반응은 답답함이 느껴질 수준까지 굼떠진다. 스포트 모드와 비교하면 마치 족쇄라도 씌워 놓은 듯하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적용되지 않던 엔진 스톱&스타트 기능도 에코 모드에서는 활성화된다.

SM6 에코 모드 세부 설정 메뉴.ⓒ데일리안 SM6 에코 모드 세부 설정 메뉴.ⓒ데일리안
심지어는 에어컨조차 선풍기 수준으로 나온다. 차의 모든 기능이 기름을 아끼는 데 집중돼 있다.

에코라는 이름이 붙었으니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변화다. 하지만, QM3와 같은 획기적으로 높은 연비를 기대했다가는 실망할 수도 있다.

흔히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디젤이나 하이브리드와 함께 고연비 엔진 반열에 올려놓지만,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비슷한 출력의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보다 월등히 높은 연비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2.0ℓ급 엔진을 달아야 무리 없이 움직이는 차에 1.6ℓ 엔진을 달아 낮아진 배기량만큼 연료를 아끼고, 부족한 출력을 과급기를 달아 보완하는 개념인데, 과급기를 단 만큼 연료소모량은 많아진다. 즉, 배기량을 낮춘 데 따른 연료절감 효과에서 과급기를 장착한 데 따른 연료소모 증가를 제외하면 전체 연료절감 효과는 그리 획기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 SM6의 경우 1.6 터보 모델의 신고연비는 19인치 타이어 기준 12.3km/ℓ로, 2.0 가솔린 모델(12.0km/ℓ)과의 차이가 0.3km/ℓ에 불과하다.

이번 시승에서는 에코 모드로 고속도로에서 차량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평균시속 97km)로 약 30km를 달린 결과 15.8km/ℓ가 나왔다. 고속도로 신고연비인 14.1km/ℓ보다 꽤 높은 수준이다.

에코 모드 시내 주행에서는 10.2km/ℓ로 도심 신고연비인 11.0km/ℓ에 다소 못 미치게 나왔지만, 월요일 정체가 심한 출근길이었다는 점은 감안해줘야 할 것 같다.

SM6 뉴트럴 모드 계기판.ⓒ데일리안 SM6 뉴트럴 모드 계기판.ⓒ데일리안

SM6 퍼스널 모드 계기판.ⓒ데일리안 SM6 퍼스널 모드 계기판.ⓒ데일리안

◇뉴트럴 : 선택이 귀찮다면 / 퍼스널 : 까다로운 당신을 위해

사실 SM6가 ‘멀티센스’를 통해 차의 각 기능들을 용도에 맞게 패키지로 묶어주는 것은 앞서 언급한 스포트, 컴포트, 에코 세 가지가 전부다. 나머지 두 종류는 용도에 맞춘다기보다는 운전자의 성향에 맞춰 제공하는 모드라고 할 수 있다.

뉴트럴은 ‘중립적인’이라는 의미에 맞게 모든 기능이 중간 정도에 맞춰져 있다. 서스펜션의 강도도 중간 정도고 가속 반응도 스포트와 에코의 중간 정도다. 차내 조명도 노란색인지 황토색인지 모를 어중간한 색이다.

굳이 빨리 달리고 싶은 생각도 없고, 기름을 아끼자니 답답할 것 같고, 동승자를 배려할 필요도 없는 어중간한 상황이거나, 아예 선택 자체를 힘들어 하는 선택 장애(?)가 있는 운전자를 위한 모드가 뉴트럴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퍼스널은 극단적으로 까다로운 운전자를 위해 준비된 모드다. 스티어링, 서스펜션, 엔진, 변속기, 공조, 엔진 사운드, 실내조명 등 모든 메뉴를 자기가 원하는 데로 선택할 수 있다.

르노삼성이 일방적으로 설정해 놓은 스포트, 컴포트, 에코 모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퍼스널을 선택하면 된다. 퍼스널의 차내 조명 역시 특이한 성향의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보라색이다.

◇총평 : 운전 재미는 '월등'…뒷좌석은 '글쎄'

운전 재미는 확실히 기존의 국산차 수준을 넘어섰다. 스포트 모드에서의 퍼포먼스만 놓고 보자면 유럽 감성이 충만한 차다. 국산차 대신 수입차로 갈아타는 이유가 퍼포먼스 때문이라면 가격 부담이 적은 SM6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에코 모드의 연비가 다른 중형차보다 월등히 높은 것은 아니지만 주말에 스포츠카처럼 타던 차를 평일엔 기름 아껴 가며 출퇴근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주행모드 변환에 따른 특성이 확연하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다만 컴포트 모드에서도 그다지 안락하지 않은 승차감은 이 차를 패밀리 세단으로 사용해야 하는 소비자에게는 한계로 작용할 수 있을 듯하다.

참고로, SM6를 처음 타는 이에게 필요한 팁이 몇 가지 있다. 주차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중립 주차를 할 때 기어를 중립에 놓고 시동을 꺼도 자동으로 주차브레이크가 잠긴다. 이걸 풀기 위해서는 주차브레이크 해제 버튼을 계속 누른 상태에서 시동을 꺼야 한다.

트렁크와 주유구 개폐 버튼도 처음 타는 이는 찾기 힘들 수 있다. 보통 대시보드 맨 왼쪽이나 바닥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SM6는 운전석 도어 손잡이 밑에 숨겨져 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