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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올인’ 수비 지옥 맛본 KIA


입력 2016.05.19 11:07 수정 2016.05.19 15:07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두산전 수비 고려 안 한 라인업 꾸려

결과적으로 수비 지옥문 열리며 실점 초래

나지완은 두 차례 아쉬운 수비로 김기태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SBS 스포츠 화면 캡처 나지완은 두 차례 아쉬운 수비로 김기태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SBS 스포츠 화면 캡처

탄탄한 수비가 안 되면 강팀이 될 수 없다는 스포츠계 속설이 증명된 경기였다.

KIA 타이거즈가 연이은 아쉬운 수비가 터져 나오며 참패했다.

KIA 김기태 감독은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경기서 생소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타선은 서동욱을 제외하면 전원 우타자로 꾸렸고, 전날 1군에 등록한 황대인을 바로 지명타자로 투입하는가 하면 김주형을 유격수, 나지완을 우익수에 배치했다.

김기태 감독의 의중은 두산 좌완 선발 장원준을 의식한 라인업이다. 이날 KIA 선발투수는 6년 만에 선발로 나선 좌완 정용운이었다. 선발싸움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김기태 감독이 공격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결과였다.

문제는 수비였다. 그리고 수비를 간과하고 공격력을 극대화한 극단적인 선택은 결국 재앙으로 끝났다. 나지완의 우익수 기용은 이날 경기 최악의 패착이 되고 말았다. 이날 나지완은 두 차례 불안한 수비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나지완은 0-3 뒤진 3회말 2사 1, 3루에서 두산 오재일이 친 우익수 플라이의 낙구 지점을 파악하지 못하며 2타점 3루타를 허용했다. 이닝이 교대가 되었어야할 상황이 위기로 돌변한 순간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KIA가 3-5까지 추격한 5회말에도 선두타자 민병헌의 잘 맞은 타구를 무리해서 잡으려다 오히려 3루타를 내줬다.

나지완은 올 시즌 타격에서는 준수하다. 하지만 수비가 좋은 선수가 아니다. 자주 기용되던 좌익수 자리에서도 여러 차례 실책으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우익수 포지션에 기용되는 경우는 1년에 한두 번 나올까 말까하다. 그리고 1년 만에 자리한 우익수 수비에서 실망을 안겼다.

마운드도 부진했던 것은 마찬가지다. 선발 정용운은 수비지원을 받지 못하며 4.2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급기야 이어 등판한 불펜진은 오히려 더 많은 9실점을 내주며 자멸의 길을 걸었다.

특히 박준표-임기준에 이어 등판한 배힘찬은 14구 연속 볼을 기록하는 등 1.2이닝 7피안타 1탈삼진 3볼넷 6실점(5자책)으로 고전하며 실낱같은 KIA의 마지막 추격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물론 김 감독의 기용이 아주 빗나간 것은 아니었다. 김주형이 홈런을 비롯해 유격수 수비에서도 큰 문제없이 공수에 걸쳐 좋은 활약을 선보였고, 황대인 역시 시즌 첫 홈런에 2루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공격 쪽만 놓고 보면 실패한 선택은 아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공격으로 얻은 소득보다 수비로 인한 손실이 몇 갑절이나 더 컸다.

창(공격)이 아무리 강해도 방패(수비)가 안정되지 못하면 강팀이 되기 어렵다. KIA는 당초 최약체로 지적되었던 타선이 최근 상승 곡선을 그리며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공수 밸런스가 좋지 못하다. 그만큼 감독 입장에서는 다양한 라인업을 꾸리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김기태 감독이 앞으로 극복해 나가야할 과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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