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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13인 탈북자 코너'까지 신설해 '납치극' 주장


입력 2016.05.13 17:58 수정 2016.05.13 18:00        박진여 기자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지난달 15일 '13인 탈북자 코너' 개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북, 사회 위축될 것 우려해 '유인납치' 주장"

북한은 이번 ‘13인의 집단탈북’에 대해 “전대미문의 유인납치극”이라고 주장하며 대남선전매체를 통해 ‘탈북자 코너’를 따로 신설하는 등 보다 강도 높은 선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민족끼리 화면 캡처 북한은 이번 ‘13인의 집단탈북’에 대해 “전대미문의 유인납치극”이라고 주장하며 대남선전매체를 통해 ‘탈북자 코너’를 따로 신설하는 등 보다 강도 높은 선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민족끼리 화면 캡처

중국의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북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연일 비난 공세를 펼치고 있다. 북한은 이번 ‘13인의 집단탈북’에 대해 “전대미문의 유인납치극”이라고 주장하며 대남선전매체를 통해 관련 코너를 따로 신설하는 등 보다 강도 높은 선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간 북한은 탈북자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 정부가 개입한 ‘납치극’이라고 주장하며 비방공세를 펼쳐왔다.

북한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에는 지난달 15일 ‘주요기사’란 하단에 ‘천인공노할 집단유린랍치죄악은 천백배로 계산될것이다’라는 코너가 신설됐다. 이 코너에는 지난달 8일 공개된 중국의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탈북이 우리 정부의 ‘유인납치극’이라는 주장과 이를 비방하는 게시물들이 실렸다.

최근에는 '도저히 리해되지 않는 집단 탈북 주장', '우리 처녀들의 정신을 절대로 빼앗을수 없다', '즉각 돌려보내라', '황당무계한 억지주장을 걷어치우고 우리 공민들을 즉시 돌려보내야 한다' 등의 글이 게재됐다. 지난달 15일 개설된 이 코너에는 현재까지 54개의 게시물이 올라와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각)에는 이 같은 주장이 미국 CNN 방송에 보도되기도 했지만 연출된 장면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개된 영상에서 13인의 집단 탈북자들의 가족들은 “딸들을 돌려달라”고 울며 호소했다. 이를 보도한 CNN은 “노동당 7차 대회 취재를 위해 평양에 도착했을 때 특종거리가 준비돼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게 탈북자 가족이란 건 인터뷰 2시간 전에야 알게 됐다”며 “이번 인터뷰는 잘 기획된 이벤트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북한은 각종 매체를 통해 13인의 집단탈북자들의 동료·가족을 동원한 기자회견, 인터뷰 등을 공개하며 선전 공세를 벌이고 있다. 특히 집단 탈북자들의 가족들을 서울로 보내겠다는 이례적인 제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북한 적십자회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달 22일과 28일, 집단 탈북자들을 가족들과 접촉할 수 있게 해달라는 제안을 거듭 요청했다.

북한이 13인의 집단 탈북사건과 관련 연일 각 매체를 동원해 비난 공세를 강화하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북한 경제의 한 축을 차지하는 외화벌이 사업이 위축될 것을 우려해서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데일리안'에 “북한이 외화확보를 위해 해외 근로자를 더 많이 내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집단 탈북 사건으로 북한 사회 밖에 있는 해외 근로자들이 타격받게 되면 외화벌이가 곤란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외화벌이에 타격을 입을까봐) 납치됐다고 주장하며 (해외 근로자들) 스스로 경각심을 갖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집단 탈북 사례가 내·외부적으로 공개되면서 북한 사회가 위축될 것을 우려, ‘유인납치’를 주장하며 우리 정부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이유로 외부적으로는 자신들의 주장을 국제사회에 계속해서 선전하고, 내부적으로는 이른바 ‘집안단속’을 한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유인납치’라고 주장하는 것은 근거 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면서 “집단 탈북은 자유의사에 따른 것으로, 북한이 최근 CNN을 통해 한 선전전은 다 사실무근”이라고 거듭 밝혔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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