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경찰서, 점집 차린 뒤 노인 상대 10억대 사기행각 벌인 58살 정 모씨 구속
범행에 사촌언니 신분 사용하다 덜미...가족관계 확인 나선 경찰 지문 확보 후 검거
자신의 주민등록번호가 2개라는 점을 악용해 수년 간 사기행각을 벌이던 50대 여성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점집을 차린 뒤 노인들을 상대로 '경매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억대 금품을 뜯어낸 58살 정 모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해당 여성은 관계기관의 실수로 자신의 주민등록번호가 2개가 된 점을 범행에 악용했다.
출생 당시 큰아버지의 호적에 입적한 뒤 숨진 사촌언니의 이름으로 살았던 정씨는 2000년대 초 친아버지의 호적에 다시 편입하면서 새로운 주민번호를 발급받았다. 본래의 호적을 되찾은 정씨는 기존 주민등록이 말소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를 이중신분으로 이용했다.
정 씨는 지난 2007년부터 부산, 서울, 춘천 등지에 점집을 차린 뒤 "사위가 검사라서 법원 경매계장들과 친하다. 나를 믿고 경매에 투자하면 큰 톤을 벌 수 있다"고 속여 금품을 가로챘다. 이같은 방식으로 9년 동안 갈취한 금품만도 약 208차례에 걸쳐 총 10억원에 이른다.
정 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태어나기 10년전 태어나 바로 숨진 사촌 언니의 이름을 사용해 주기적으로 신분을 바꿔 범행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정씨의 사기사건 수사에 나선 해당 경찰서는 정 씨가 피해자들에게 사촌언니의 이름을 자주 말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가족관계를 확인하던 중 사촌 언니도 똑같은 수법의 사기혐의로 수배된 점을 수상하게 여겨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두 사람의 지문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두 사람의 병원기록을 바탕으로 정씨를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