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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메오네, ATM에 무슨 프로그램 깔은거야?


입력 2016.05.06 15:28 수정 2016.05.07 11:1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아틀레티코, 시메오네 부임 이후 새로운 전성기

레알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서 2년 만에 리턴 매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상승세의 중심에는 팀의 수장인 시메오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 게티이미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상승세의 중심에는 팀의 수장인 시메오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 게티이미지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아틀레티코) 선수들에게는 통한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아틀레티코는 종료 직전까지 1-0으로 앞서며 우승을 눈앞에 뒀으나 후반 인저리 타임 레알 마드리드 세르히오 라모스에게 뼈아픈 동점골을 허용했다. 체력이 고갈된 아틀레티코는 연장에서 3골을 더 내주고 1-4 완패했다. 단 1분만 더 버텼더라면 유럽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던 아틀레티코의 신화는 거기서 좌절됐다.

하지만 시메오네와 아틀레티코는 과거의 아픈 추억을 딛고 불과 2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다시 올라 못다 한 유럽 정상의 꿈을 위해 재도전에 나선다. 다크호스 정도로만 거론됐던 아틀레티코는 8강과 준결승에서 각각 ‘디펜딩챔피언’ 바르셀로나와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두 거함을 잡는 이변을 연출하며 밀라노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특히 아틀레티코는 시메오네 감독의 등장 이후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의 양강 체제를 종식시키며 3강 구도로 재편한 주역이 바로 시메오네 감독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시메오네 감독은 국가대표로 A매치 106경기를 소화했고, 월드컵 본선에도 3번이나 출전한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다. 현역 시절엔 수비형 미드필더를 주로 맡아 거칠고 끈끈한 플레이도 마다하지 않고 상대 선수를 꽁꽁 묶던 파이터 유형의 선수였다. 1998 프랑스월드컵 16강 잉글랜드전에서 당대의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에 도발해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퇴장시킨 악연은 유명하다.

클럽무대에서는 현재 감독을 맡고 있는 아틀레티코에서 5시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다. 2006년 아르헨티나 프로팀을 이끌면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시메오네 감독은 2011년부터 아틀레티코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는 라 리가 유럽축구의 판도를 바꾸게 될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었다.

시메오네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답게 현역 시절 자신의 끈끈하고 투지 넘치던 축구스타일을 자신의 팀에도 그대로 이식했다.

시메오네 체제하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011-12시즌 유로파리그, 2012-13시즌 코파 델 레이, 2013-14시즌 프리메라리가를 차례로 석권하며 매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두 팀만이 돌아가며 우승을 양분하던 라 리가의 판도를 뒤흔든 일대 혁명이었다.

시메오네 감독은 갱스터를 연상시키는 험악한 외모에 다혈질로 유명하다. 하지만 겉모습은 시메오네의 개성을 설명하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시메오네는 용장의 탈을 둘러쓴 지장에 더 가깝다. 점유율 축구의 천적으로 꼽히는 시메오네만의 탁월한 압박 전술과 저비용 고효율 선수들을 활용한 실리축구는 아틀레티코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EPL에서 레스터 시티의 창단 첫 1부리그 우승이 큰 화제를 일으켰듯, 시메오네와 아틀레티코의 돌풍은 축구에서 스타 선수들을 보유한 부자구단만이 항상 승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아틀레티코의 UCL 결승 상대는 바로 2년 전 아픔을 줬던 레알 마드리드와의 리턴매치다. 그야말로 운명의 장난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악연이다. 시메오네는 과연 2년 만에 못다 한 유럽 정복의 꿈을 완성하며 ‘언더독’ 신화의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까.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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