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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금공 사장 배수진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 '분수령'


입력 2016.05.05 06:09 수정 2016.05.05 06:14        이충재 기자

예보 공기업 최초 도입 후 주금공-캠코 반대 부딪혀

금융권 성과연봉제 도입이 제속도를 못 내고 있다. 최근 예금보험공사가 금융공기업 중 처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서 다른 금융공기업에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 노사 간 갈등은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금융권 성과연봉제 도입이 제속도를 못 내고 있다. 최근 예금보험공사가 금융공기업 중 처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서 다른 금융공기업에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 노사 간 갈등은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금융권 성과연봉제 도입이 제속도를 못 내고 있다. 최근 예금보험공사가 금융공기업 중 처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서 다른 금융공기업에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 노사 간 갈등은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이미 예보를 제외한 7개 금융공공기관은 산별 협상이 난항을 보이자 지난달 말 사용자협의회에서 탈퇴하고 노사 개별 협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에 금융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내고 총파업을 선언했다. 여기에 시중은행이 속한 금융노조도 산별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투쟁을 위한 전열정비에 돌입했다.

'성과주의 무산' 주금공 사장 사의 '배수진'

특히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성과연봉제 도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3일 경영진 회의를 끝낸 뒤 4일 출근하지 않았다.

금융권에선 내년까지 임기를 1년 넘게 남긴 김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배수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성과주의 도입이 지지부진한 데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면 스스로 물러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김 사장이다.

현재 주택금융공사는 금융 공기업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직원들의 성과연봉 비중을 최대 30%로 확대하는 등의 취업규칙 변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이날 주택금융공사 노조가 실시한 성과연봉제 도입 찬반 투표에서 의견이 85%를 넘었다. 노조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성과연봉제 도입이 표류하게 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노동조합이 실시한 성과연봉제 찬반투표 역시 부결됐다. 금융노조 캠코지부는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노조원의 80.4%가 반대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김상형 캠코지부 위원장은 “금융위원회가 캠코를 성과주의 선도기관으로 지정하고 4월 말까지 도입을 압박했지만 ‘노예연봉제’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조합원들의 뜻은 확고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캠코 노조는 홍영만 사장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부산지방노동청에 고발했다.

성과주의 갈등 정점…정치권 가세하면 '셈법 복잡'

금융권에서는 성과주의 도입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정점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9개 금융공공기관 중 예금보험공사 노사만 성과연봉제 도입에 합의했을 뿐 다른 기관들은 노사 대립을 풀 열쇠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당장 다음달 20대 국회가 출범하면 정치권까지 가세해 논란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노조의 편에서 지원사격에 나설 채비다. 금융권 임직원들 연봉이 걸린 휘발성 높은 사안에 정치권이 끼어들면서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금융당국은 다음주께 금융 공기업 최고경영자들과 만나 성과주의 도입 상황과 관련한 논의를 다시 벌일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29일 예금보험공사는 곽범국 사장과 반광현 노조위원장이 성과주의 도입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예보는 정부가 약속한 20%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4월 안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기관에 대해 기본급의 20%, 5월 내에 도입한 곳에는 10%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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