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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4마일’ 박병호 파워 업그레이드 숨은 비결


입력 2016.05.04 11:24 수정 2016.05.05 07:02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변화구 대처 능력 향상되며 비거리 늘어나

강속구에 여전히 약점, 극복한다면 완벽 타자

박병호의 파워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모습이다. ⓒ 게티이미지 박병호의 파워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모습이다. ⓒ 게티이미지

박병호(30·미네소타)가 3일(한국시각)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댈러스 카이클 상대로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3루타를 뽑았다.

이전까지 득점권 타율 0.059(3일 기준)로 찬스에 부진했던 박병호가 리그 정상급 투수를 상대로 2타점을 올리며 점점 약점을 지워가고 있다.

박병호가 친 3루타는 418피트(127m)로 웬만한 구장이라면 홈런이 될 타구였다. 박병호는 현재 홈런 6개를 기록 중인데 이 기록은 메이저리그 전체 18위(공동), 팀 내 1위로 그의 파워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올 시즌 6개 이상 홈런 친 타자들의 기록 중 박병호의 타구 초속(Exit Velocity)은 108.4마일(174.5km/h)로 2위, 홈런 비거리는 무려 427.7피트(130.4m)로 당당히 1위다.

박병호의 기록은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파워 타자로 알려져 있는 지안카를로 스탠튼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을 넘는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박병호의 파워만큼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홈런 비거리 순위 (6개 이상) 홈런 비거리 순위 (6개 이상)

홈런 타구 초속 순위 (6개 이상) 홈런 타구 초속 순위 (6개 이상)

이 기록은 박병호의 파워가 KBO리그(한국 프로야구)를 넘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더 긍정적인 부분은 정교함마저 향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 1할대에 머물던 박병호의 타율은 현재 0.250까지 상승했다.

물론 타율은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이지만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인 fWAR는 0.7로 메이저리그 전체 63위에 해당한다. 아메리칸리그 출루율 1위이자 fWAR 1.0인 조 마우어에 이어 팀 내 2위다.

빠르게 메이저리그에 적응해가는 박병호에게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그가 치른 20경기 중 10경기씩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병호 10경기 기록 (날짜: 현지 기준, G=경기 수) 박병호 10경기 기록 (날짜: 현지 기준, G=경기 수)

개막전 이후 10경기와 그 이후 10경기 기록을 보면 큰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초반 10경기에서 메이저리그 투수들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면 최근 10경기에서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로 진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10경기 전후로 타격 어프로치가 달라졌다. 초반 10경기에서는 주로 강하게 당겨 치는 것에 집중했다면, 최근 10경기에서는 밀어치는 타격을 선보이며 오히려 더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내고 있다.

박병호 타구 방향 및 타구질 분류 박병호 타구 방향 및 타구질 분류

이 기록은 초반 10경기에서 바깥쪽 공을 주로 당겨 쳤지만 오히려 강한 타구(Hard=38.1%)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최근 10경기에서는 바깥쪽 공을 결대로 밀어침으로 더 강한 타구(Hard=50.0%)를 만들어 내고 있다. 최근 박병호가 바깥쪽으로 빠지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변화구에 적응해 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박병호가 정말 변화구에 대처를 잘하고 있는지 구종별 타율 변화도 살펴봐야 한다.

박병호 구종별 타율 비교 박병호 구종별 타율 비교

박병호는 최근 10경기에서 모든 구종에 대한 타율이 올라갔다. 두드러지게 향상된 부분이 바로 변화구 상대 타율이다. 오프 스피드 구종인 체인지업 상대 타율이 2할에서 5할로 향상됐고, 슬라이더를 상대했을 때도 좋아졌다. 커브에 대한 대처능력 또한 향상된 부분이다.

박병호는 최근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파워뿐만 아니라 정교함까지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박병호에게 남은 숙제가 있다. 바로 패스트볼 공략이다.

박병호는 90마일(145km/h) 이하로 오는 공에 대해서는 34타수 10안타로 타율 0.294를 기록한 반면, 90마일 이상의 강속구에는 타율 0.176(34타수 6안타)로 저조하다.

박병호가 댈러스 카이클 상대로 첫 3루타를 뽑아내고 2타수 2안타 1볼넷으로 강한 모습을 보인 이유도 강속구 투수가 아니란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분석력이 뛰어난 메이저리그 각 팀들은 향후 박병호가 약점을 보이고 있는 빠른 볼로 승부해 올 것이 자명하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박병호가 5호 홈런을 기록한 뒤 "메이저리그의 빠른 공에 적응한 후에는 홈런을 더 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변화구에 적응을 마친 박병호가 95마일을 상회하는 빠른 공에도 적응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약점이 없는 진정한 괴물로 진화할 수 있다.

글 양승준/기록 및 자료제공 :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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