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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의 굴욕...‘LG G5' 자존심 구긴 홈쇼핑 행보


입력 2016.05.04 08:00 수정 2016.05.04 10:06        이호연 기자

'프리미엄폰'? 출시 한달만에 편의점·홈쇼핑서 판매

국내 일평균 판매량 2500대 안팎 점유율 6%대 그쳐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지난 3월 24일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열린'LG플레이그라운드’에서 G5를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지난 3월 24일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열린'LG플레이그라운드’에서 G5를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LG전자의 야심작 스마트폰 ‘G5’ 국내 판매량에 적신호가 켜졌다. 출시 한 달 만에 G5 하루평균 판매량이 2500대까지 급감하며, ‘조준호’표 프리미엄 단말이라는 칭호가 무색할 지경이다.

위기에 빠진 LG전자는 전사적으로 G5 판매량 끌어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G5 구매 할인 이벤트 연장에 이어, 최근에는 편의점과 홈쇼핑까지 유통 채널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80만원이 넘는 고가의 프리미엄 단말이 출시 한 달도 못돼 홈쇼핑에 등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게 업계의 반응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G5의 하루평균 판매량(4월 말 기준)은 출시 초기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한 수준이다.

통신업계를 포함한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G5의 하루 판매량은 2500~3000대를 기록중이다. 현재 국내 하루평균 전체 단말 판매량은 5만대 수준으로, 이를 환산하면 G5의 국내 점유율은 넉넉히 잡아도 6%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앞서 G5는 세계 최초로 하단부 모듈형 디자인을 채택하며 전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등극하면서 국내 출시 초기에는 전작 G4의 3배가 넘는 1만5000대가 팔리는 등 인기몰이했다. 그러나 출시 보름만인 4월 둘째주부터 G5의 국내 판매량은 3000대 안팎으로 급감하며, 빠르게 하락세로 꺾이기 시작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LG전자는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5일 G5 모듈 할인 이벤트를 연장하는가 하면, 판매 채널 확보에도 공격적이다.

최근에는 G5가 롯데홈쇼핑까지 등장하면서 고객 모시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삼성과 애플 등은 고가 프리미엄 단말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출시 한 달도 안된 신제품을 홈쇼핑에서 판매하지는 않았다. 프리미엄폰이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경우는 재고떨이 목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LG전자의 경우, 계속된 스마트폰 적자로 인해 전작인 G4부터 G5까지 잇따라 출시 한달밖에 안된 신제품을 홈쇼핑에서 판매하고 있다.

롯데 홈쇼핑에서 광고중인 'G5' 판매 화면.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롯데 홈쇼핑에서 광고중인 'G5' 판매 화면.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G5의 판매는 LG전자 쪽에서 먼저 방송 요청을 했다. 출시 직후 바로 LG전자측으로부터 방송편성 문의를 해 왔다는 것. 마침 롯데홈쇼핑도 전략적으로 판매가 필요하다 싶어, 기획 방송으로 런칭했다는 후문이다. 현재까지 5000건 주문이 접수됐으며, 향후 방송 계획은 오는 6일 새벽 1시에 예정돼있고, 이후에도 계속 방송편성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단말의 경우 ‘염가’ 판매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출시 직후 홈쇼핑에서 방송 판매하는 사례가 드물다”며 “이번 G5 홈쇼핑 판매는 전작 G4가 부진했던 만큼, 다각도로 유통 채널을 넓히자는 취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LG전자의 다급함이 G5 국내 판매량 반등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LG전자는 G5 판매량 사수를 위해 계열사 LG유플러스 외에 1위 통신사업자 SK텔레콤과의 협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조준호 MC본부장은 지난 20일 판매량이 주춤한 G5의 상승세를 이끌어내기 위해 SK텔레콤 사옥을 직접 찾아, 장동현 SK텔레콤 사장과 미팅을 가진 바 있다.

하지만 LG전자 MC사업부의 명운을 짊어진 G5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LG전자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오는 2분기 300만대 공급이 가능하며 본격 글로벌 출시를 통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흑자전환 장담은 단언할 수 없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도 실적 악화를 겪는 등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중국 시장에서의 LG전자 점유율은 1% 미만이며, 2분기는 전통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성수기가 아니다. 여기에 G5의 엄청난 마케팅 비용은 LG전자로서도 부담이다. 장기적으로 모듈 생태계 구축도 크나큰 숙제다.

조준호 사장이 자존심을 접어두고 ‘프리미엄 아닌 프리미엄 같은’ G5 마케팅 정책을 취하는 이유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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