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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효과?'...삼성SDI ·LG화학 "글쎄..."


입력 2016.05.03 10:09 수정 2016.05.03 10:19        이홍석 기자

3월 전기차 출하량 8187대 1위 … 파나소닉 독점 공급

국내 배터리업체, 시장 성장으로 공급기회 확대에 기대

삼성SDI 모델들이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2016 베이징모터쇼'에서 중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용 배터리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삼성SDI 삼성SDI 모델들이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2016 베이징모터쇼'에서 중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용 배터리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삼성SDI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자동차가 모델S의 판매호조로 출하량이 급증하면서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테슬라 효과로 전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커지고 있는데 반해 정작 국내 배터리업체들에게는 수혜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테슬라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일본 파나소닉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전체 시장성장에 따라 공급량이 늘어나는 간접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2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3월 총 8187대의 전기차를 출하해 일본 닛산(7341대)과 중국 BYD(7012대)를 제치고 한 달간 가장 많은 전기차를 출하한 업체가 됐다.

이는 '모델S'의 판매호조에 힘입은 결과로 모델S가 6687대, 모델X는 1500대가 팔렸다. 올 들어 지난 2달간(1·2월) 판매량(6341대)보다도 많은 숫자로 테슬라는 1·2월 판매량에서 닛산(1만174대)과 BYD(9771대)에 크게 뒤졌지만 3월 판매량으로 격차를 다소 좁히게 됐다.

이같은 3월 판매량 급증은 전기차에 전반적인 관심 증대와 함께 최근 예약 주문량이 40만대를 넘어선 신제품 모델3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월 상위 20개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량은 5만4624대로 전월(3만5763대)에 비해 약 52.7% 늘어났다. 같은기간 테슬라는 3397대에서 8187대로 약 141%나 증가했다.

유신재 SNE리서치 상무는 "최근 신제품 모델3의 예약판매가 급증하는 등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모델S와 모델X의 출하량 증가로 이어졌다"면서 "테슬라의 출하량이 다시 증가하면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다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출하량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면서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는 일본 파나소닉이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LG화학이 지난해 말 테슬라의 단종 모델인 로드스터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지만 물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2010년부터 생산된 로드스터는 2012년 신차 생산이 중단됐던 터라 애프터서비스(AS)를 통한 교체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 현재 테슬라와 파나소닉은 합작을 통해 미국 네바다주에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를 건설 중으로 이르면 내년 말 경 완공할 예정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전기차 50만대 분량의 배터리 생산이 가능해져 대량 생산체제를 통한 원가 경쟁력 상승을 꾀할 수 있게 된다.

2017년 출고 예정인 모델3의 초기 물량은 소화하기 어렵지만 이후 추가 생산 물량을 커버할 수는 있을 전망이다. 초기 물량에 대해서는 부품 부족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우려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예약물량이 실제 주문량으로 100% 이어질지 미지수인 점을 감안하면 부품 공급 차질 우려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또 실제 생산 차질이 빚어져도 조립공정 등의 이유로 삼성SDI와 LG화학이 반사효과를 누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파나소닉이 테슬라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원통형인데 삼성SDI와 LG화학은 각형과 파우치형이어서 테슬라가 두 회사 제품을 채택하려면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조립공정을 바꿔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SDI와 LG화학이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를 원해도 선행돼야 하는 일이 많아 당장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가팩토리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 향상도 가능해져 테슬라와 파나소닉간 협업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테슬라 배터리 공급 여부보다는 테슬라 효과로 인한 전체 전기차 시장 확대 여부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테슬라가 전기차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을 높여 전 세계 전기차의 성장을 견인해 제품 공급 기회를 늘려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신재 상무는 “삼성SDI와 LG화학이 각각 주 타깃으로 하고 있는 BMW와 GM 등을 중심으로 배터리 공급 기회를 넓혀 나가려고 할 것”이라며 “양사 모두 올해는 사양길에 접어든 소형전지보다 중대형 전지에서 성과를 내야만 하는 목표여서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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