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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아파’ 변죽만 울린 아스날 DTD 법칙


입력 2016.05.03 10:38 수정 2016.05.03 12:1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아스날, 레스터 시티전 2승 하고도 우승 실패

역대 우승팀 덜미 잡은 팀, 대부분 상위권

벵거 감독의 아스날은 우승팀 레스터 시티에 전승을 거둔 유일한 팀이다. ⓒ 게티이미지 벵거 감독의 아스날은 우승팀 레스터 시티에 전승을 거둔 유일한 팀이다. ⓒ 게티이미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은 ‘돌풍의 팀’ 레스터 시티였다.

레스터 시티는 3일(이하 한국시각), 마지막까지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던 2위 토트넘이 첼시와 2-2로 비기며 잔여 경기에 상관없이 리그 1위 자리를 확정했다. 이제 레스터 시티는 오는 8일 에버턴과의 홈경기서 우승 축하연을 열게 된다.

지난 1992-93시즌 출범한 프리미어리그는 올 시즌까지 24차례 챔피언을 배출했다. 이 가운데 우승을 경험한 클럽은 레스터 시티를 포함해 고작 6개팀에 그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3회 우승으로 최다 기록을 세웠고, 첼시(4회), 아스날(3회), 맨체스터 시티(2회), 그리고 블랙번과 레스터 시티(이상 1회)다.

레스터 시티는 올 시즌 쟁쟁한 우승 후보들을 제치고 36라운드까지 22승 11무 3패(승점 77)를 기록 중이다.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 경우 승점은 83까지 불어날 수 있다. 역대 EPL 우승팀의 평균 승점이 86.04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평균을 조금 밑도는 수치다.

물론 레스터 시티는 우승 자격이 충분히 있는 팀이다. 그들의 강력한 수비 라인은 올 시즌 고작 3패만을 기록했고, 중요한 고비 때마다 승리 또는 무승부로 차곡차곡 승점을 쌓았다.

그렇다고 우승으로 가는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시즌의 반환점을 돌았던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레스터 시티의 우승을 점친 이들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우승에 가장 가까웠던 클럽은 현재 3위에 머물고 있는 아스날이다.

시즌의 절반인 19라운드가 끝났을 때 프리미어리그의 1위 자리는 아스날이 지키고 있었다. 물론 레스터 시티 역시 아스날과 승점 동률인 상황에서 골득실 뒤진 2위로 고공비행 중이었다.

하지만 새해 들어 아스날이 주춤하기 시작했고, 우승 경쟁에 뛰어든 또 다른 팀은 토트넘이었다. 토트넘은 1~2월 리그 6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대권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리그와 유로파리그, FA컵이 잇따라 치러진 빡빡한 일정에 발목 잡히고 말았다.

막판까지 맹추격전을 벌였던 토트넘도 아쉬울 만하지만, 레스터 시티 우승에 가장 배가 아픈 팀은 역시나 아스날이다. 아스날은 레스터 시티에 더블을 기록한 유일한 팀이기 때문이다.

아스날은 지난해 9월 레스터 시티와의 7라운드 원정경기서 5-2 대승을 거둔 바 있다. 그리고 지난 2월 26라운드에서도 2-1 승리로 기세를 드높였다. 레스터 시티가 올 시즌 리그에서 당한 3패 중 2패가 아스날에 의해 작성됐다.

역대 EPL 더블패 우승팀. ⓒ 데일리안 스포츠 역대 EPL 더블패 우승팀. ⓒ 데일리안 스포츠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더블 패를 기록한 우승팀은 모두 9차례 나왔다. 올 시즌 레스터 시티를 비롯해 2013-14시즌 우승팀 맨시티는 첼시전 2경기를 모두 내줬다. 이어 맨유(1993-94, 2000-01, 2006-07, 2007-08, 2008-09)가 5회, 1997-98시즌 아스날과 1994-95시즌 블랙번이 그들이다.

우승팀을 상대로 더블을 기록했던 팀들도 대부분 상위권 클럽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리버풀은 1997-98시즌(아스날), 2000-01시즌(맨유), 2008-09시즌(맨유) 등 모두 세 차례 우승팀 덜미를 잡고도 정작 자신들의 성적은 3위(2회), 2위에 그쳤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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