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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명에게 음주운전 무죄 입증은 과연 이익?


입력 2016.05.04 07:08 수정 2016.05.04 07:23        민교동 객원기자

음주운전 의혹 관련, 잇단 무죄 주장

이미지 공식으로 본 무죄계산법 '관심'

개그맨 이창명이 음주운전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KBS 뉴스캡처 개그맨 이창명이 음주운전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KBS 뉴스캡처

수사의지가 어느 정도이냐는 경찰과 검찰 수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민감한 사안이나 인물과 관련된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별다른 수사의지를 보이지 않은 경우가 있는가 하면 때론 지나치게 수사의지를 드러내다 과도한 수사로 빈축을 사는 경우도 있다.

이창명 음주운전 사건만 두고 보면 현재까지 경찰은 상당한 수사의지를 보이고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직접 이창명 사건을 언급한 게 결정적이었다. 기자간담회에서 강 청창은 이창명 사건과 관련해 “혈액 검사에서 음주 측정이 되지 않았더라도 음주 사실이 확인되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키로 했다“며 “교통사고가 나면 차량을 통제시키고, 현장을 수습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차를 길가에 세우고 현장을 벗어난 것만으로도 형사처분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장이 직접 이창명 사건을 언급한 만큼 일선 경찰의 움직임은 빨라질 수밖에 없다. 이에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창명 씨는 위드마크 공식에 의해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충분히 인정된다”며 “본인은 현재까지도 부인하고 있지만 이 건은 물러설 수 없다”며 “사회지도층인 연예인의 행위인 만큼 꼭 단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경찰은 이번 사건은 물러설 수 없다며 강력한 수사의지를 대외에 천명했다.

애초 사건은 당사자인 이창명이 사라지면서 의혹에 휩싸인 채 대중에 알려졌다. 이후 경찰서에 출두한 이창명의 해명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지만 이창명이 술을 거의 마시지 못한다는 얘기가 알려지며 음주운전이 아닐 가능성이 대두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경찰은 강력한 수사의지를 바탕으로 이창명이 음주운전을 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반전이 이뤄졌다. 기본적으로 당일 이창명은 술자리에 있었으며 그 직후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 이창명이 머물렀던 식당을 조사한 경찰은 6명이 동석해 500cc 생맥주 9잔, 41도짜리 고급소주 2병과 일반소주 4명 등을 4시간 동안 마셨다.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음주측정치를 환산했으며 그 결과 0.16%의 혈중알코올농도가 확인됐다.

또한 식당에서 나온 뒤 이창명은 대리기사를 불렀지만 다시 취소하고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CCTV에 나타난 차량 주행 장면 역시 음주운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정황 증거가 됐다.

따라서 경찰 입건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지만 경찰 입건은 사건의 시작점일 뿐이다. 검찰이 기소할 지 여부가 1차 관문이며 과연 법원에서 유죄가 입증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물론 강 청장의 얘기처럼 교통사고 현장을 수습하지 않은 것은 처벌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관건은 이창명의 음주 운전 여부다.

개그맨 이창명이 음주운전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YTN 뉴스캡처 개그맨 이창명이 음주운전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YTN 뉴스캡처

기본적으로 경찰 수사의 가장 큰 허점은 위드마크 공식으로 추정한 0.16%의 혈중알코올농도다. 당일 술자리에 머문 6명이 생맥주 9잔과 소주 6병을 동일하게 나눠 먹었다는 가정 하에 이뤄진 추정치이기 때문이다. 술자리에 동석했다고 모두가 동일한 양의 술을 마시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술을 잘 마시지 못해 술을 입에도 대지 않거나 첫 잔 정도만 마시고 그 다음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을 수도 있다. 첫 잔만 마셨다면 4시간 이상 시간이 흐르며 혈중알코올농도도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을 수 있다.

따라서 경찰 입건에 이어 검찰 기소가 이뤄질 지라도 충분히 법원에서 무죄를 주장할 여력은 충분하다. 또한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받을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문제는 이창명이 재판까지 가서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는 게 과연 연예인으로서 이익인지 여부다. 현재 이창명은 ‘대국민 거짓말’이라는 치명적인 위협에 노출돼 있다. 그가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직후 취재진에게 설명한 사건 전후 상황과 연락이 두절된 20여 기산의 행적에선 이미 다양한 거짓말의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음주운전 의혹만 벗으면 이런 대국민 거짓말 논란에서도 자유로워 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미지를 주요 매개체로 하는 연예계에선 그게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

한때 유승준이라 불렸던 스티브 유는 미국 국적 취득으로 병역을 기피했다는 논란으로 아직도 연예계 컴백은커녕 한국 입국조차 불허되고 있다. 그가 대표적인 대국민 거짓말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연예인이다. 반면 몇 년 뒤 사구체신염 등으로 고의적으로 병역을 기피하려다 들통나 사법 처벌을 받고 군에 입대한 스타들은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아니 그 일이 있은 뒤 더 각광받고 있는 이들도 있다. 그들과 유승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았느냐다. 어찌 보면 거짓 질명으로 고의적으로 병역을 기피한 이들의 죄질이 더 무거울 수 있지만 사건이 불거지자 죄를 뉘우치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군에 입대해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 이로 인해 국민들에게 용서를 받아 다시 한 번 연예계에서 활동할 기회를 얻었다.

반면 유승준은 사법 처벌을 받을 상황이 아닌 데다(이젠 외국인이니) 군에 입대할 수도 없다. 국민이 용서해주고 싶을 지라도 그에 상응해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지 않다는 얘기다. 오랜 기간 한국에 입국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부분에서 그나마 동정론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입국 허락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일 뿐이다.

개그맨 이창명이 음주운전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 연합뉴스 개그맨 이창명이 음주운전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 연합뉴스

이창명 역시 관건은 음주운전이 아닌 대국민 거짓말 논란이다. 결국 법정까지 가서 음주운전이 아니라는 명확한 판결을 얻어낼 지라도 그것은 사법 처벌이 이뤄지는 지 여부에 대한 기준이 될 뿐 연예계 컴백을 가능케 할 프리패스는 결코 아니며 대중의 비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까방권’도 되지 못한다. 이미 대국민 거짓말 논란에 휘말려 버린 터라 무죄 판결이 나올 지라도 상당수의 국민은 음주운전이 아니라는 뜻 보다는 수사기관이 결국 음주운전을 밝혀내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볼 수 있다.

사법처벌을 받지 않았으며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됐지만 결국 대국민 사죄의 기회까지 잃어버린 스티브 유와 사법 처벌을 받고 군대에 다녀왔지만 이를 통해 국민의 용서를 받아 재기에 성공한 병역기피 스타들의 사례가 이창명의 경우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다. 그만큼 연예계는 시시비비에 대한 정확한 판단보다 다소 모호하지만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생명체인 이미지가 더 중요하다.

게다가 법정까지 가서 유죄를 받아 음주운전 사실이 확정될 경우 이창명은 연예인으로 돌아오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사실 음주운전은 비난받아 마땅한 범죄다. 그렇지만 연예계에서 음주운전은 다시는 연예계로 돌아오지 못할 만큼 치명직언 구설은 아니다. 최근에도 그렇고 음주운전 적발 당시엔 엄청난 비난에 휩싸였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다시 연예계로 복귀한 이들이 상당수다. 그렇지만 현재 이창명의 사건은 대국민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며 상황이 너무 복잡해져 버렸다. 일반인적 연예인 음주운전과는 유사하게 이후 상황이 진행되긴 어려워지고 말았다.

물론 이창명은 실제로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억울해서 끝까지 결백을 지키려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사실이 그렇다고 할지라도 사건 초기 현장을 무책임하게 떠나 버렸으며 이후 20여 시간 동안 연락이 두절되면서 논란이 너무 커져 버렸다.

스팟연예 기자 (spote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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