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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 파격 강렬…베일 벗은 '아가씨'


입력 2016.05.03 08:55 수정 2016.05.06 08:34        부수정 기자

박찬욱 감독 7년 만에 국내 복귀작

김민희·김태리·하정우·조진웅 등 출연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에는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 등이 출연한다.ⓒCJ엔터테인먼트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에는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 등이 출연한다.ⓒCJ엔터테인먼트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가 베일을 벗었다.

'아가씨'는 박 감독이 '박쥐'(2009)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국내 복귀작으로 영국 작가 새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다.

'올드보이'의 프로듀서이자 '올드보이' 당시 원작 만화의 영화화를 처음 박 감독에게 제안했던 임승용 프로듀서가 '핑거스미스'를 박 감독에게 제안하며 '아가씨'는 시작됐다.

박 감독과 프로듀서를 중심으로 촬영, 미술, 의상, 분장, 음악까지 '올드보이' 제작진이 '아가씨'를 통해 13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영화는 193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옮겨 거액의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가 된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는다.

'아가씨'는 오는 11일 열리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진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박 감독은 "내가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라 지루하고, 재미없게 살 거라 생각했는데 야단법석하게 살게 됐다"며 "팔자가 휘어 버려서 참..."이라고 웃었다.

박 감독은 "원작 소설 속 캐릭터가 생생하고, 놀라운 반전이 있는 점에 반했다"며 "그간 한 영화 중에 대사 분량이 많고, 깨알 같은 잔재미가 있다. 내 영화 중 가장 이채로운 작품"이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박 감독은 배우와 스태프에게 영화 분위기를 담은 음악 CD를 선물했다고. "차에서 음악을 듣고 현장에 도착하면 영화 분위기에 흠뻑 취할 수 있잖아요. 영화가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 그런 부분을 떠올릴 수 있는 음악을 선택했죠."

칸 영화제 진출 소감을 묻자 "'아가씨'는 모호한 구석이 없고 확실한 영화라서 경쟁 부문에 초청될지 몰랐다"고 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는 오는 11일 열리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CJ엔터테인먼트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는 오는 11일 열리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CJ엔터테인먼트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아가씨'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 계급 사회와 자본주의, 전통과 근대가 공존하는 1930년대의 과도기적 이미지를 인물의 감정과 욕망, 그리고 '아가씨'만의 볼거리로 재창조했다.

'화차', '연애의 온도',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등에서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인 김민희가 사연을 감춘 귀족 아가씨 히데코로 분해 박 감독의 뮤즈로 나섰다.

일본인인 히데코는 4살 때 부모를 여의고 한국에 와 후견인인 이모부와 만난다. 어느 날, 이모부의 손님인 백작이 찾아오고 백작의 과감한 유혹에 흔들린다.

김민희는 "박 감독님과 작업해보고 싶었고, 배우 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며 "현장에서 신이 주는 긴장감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김민희가 아니면 누가 했을까 싶을 정도로 잘해줬다"고 했고, 박 감독은 "긴 얘기가 필요 없을 만큼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며 "칸 여우주연상을 받고도 남을 만큼의 연기를 보여준다"고 극찬했다.

백작과 거래를 한 하녀 숙희 역은 무려 1500대1의 경쟁률을 뚫은 신예 김태리가 맡았다.

숙희는 도둑의 딸로 태어나 장물아비 밑에서 자란 고아 소녀. 아가씨의 재산을 가로채려는 백작의 계획에 가담하지만 자신을 아껴주는 아가씨를 향한 진심과 백작과의 거래 사이를 줄타기하듯 오가며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이끄는 인물이다.

흰색 원피스를 입고 나온 김태리는 자연스럽고 순수한 미모가 돋보였다. 다소 떨리는 모습으로 캐릭터 소개를 한 김태리는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 떨려) 죽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처음이라 모르는 게 있으면 바로바로 여쭤봤는데 감독님이 그런 부분을 좋아해 주셨어요. 오디션 볼 때 감독님이 '나는 너로 정했다'라고 한 말이 큰 힘이 됐죠.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보다는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게 생겼답니다. 벅차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이 '박쥐'(2009)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국내 복귀작으로 영국 작가 새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다.ⓒCJ엔터테인먼트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이 '박쥐'(2009)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국내 복귀작으로 영국 작가 새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다.ⓒCJ엔터테인먼트

박 감독은 "신인이라서 겁을 내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한 얘기"라고 웃었다.

"오디션을 볼 때 정형화된 이미지가 아닌, 순간적인 영감을 주는 배우가 있어요. 본능적인 직감으로 김태리를 선택한 셈이죠. 김태리의 연기는 누구나 할 것 같은 접근 방식이 아닌,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을 추구합니다. 주눅이 들지 않고, 할 말 다하는 당찬 배우예요."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사기꾼 백작 역은 충무로 대표 배우 하정우가 맡았다. 하정우는 '용서받지 못한 자', '숨', '추격자', '황해'에 이어 다섯 번째 칸 영화제에 참석하게 됐다.

"'용서받지 못한 자'는 오전에 스크리닝을 해서 편하게 봤어요. '추격자' 때도 그랬고요. 끝나고 나니 새벽이라 레드카펫에서 취객들을 봤어요. 하하. 이번 '아가씨'로 칸을 가게 됐는데 무척 기대됩니다."

아가씨의 이중적 후견인 코우즈키 역은 최근 '시그널'로 대세로 떠오른 조진웅이 맡았다.

영화를 위해 노역 분장을 한 그는 "쉽지 않았는데 투자한 시간에 비해 분장 효과가 좋았고, 스태프를 믿고 촬영했다"며 "'아가씨'는 역사적인 사실보다는 이야기에 중점을 둔 영화라 재밌었다"고 말했다.

박 감독과 네 배우는 '아가씨'로 첫 호흡을 맞췄다.

"하정우 씨는 감독을 해 본 배우라 참 편했어요. 감독이 원하는 걸 아는 똑똑한 배우랍니다. 김민희 씨는 감정에 솔직하고 소탈해요. 공감 능력이 뛰어나기도 하고요. 조진웅 씨는 '범죄와의 전쟁' 때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최민식 씨가 정말 좋은 배우라고 극찬할 정도로 힘이 좋은 배우랍니다."

배우들은 박 감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화적인 향기가 있는 감독님입니다."(조진웅) "첫 작품이 박 감독님 작품이라 영광입니다."(김태리) "배우가 지닌 것들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주십니다. 감정들을 변주해서 넓혀나갈 수 있었죠."(김민희)

"영화에 대한 사랑, 존경하는 마음이 놀라워서 큰 자극을 받았습니다. 단어 하나를 수정할 때도 고민하신답니다. 배우들 입장에서는 더 열심히 노력하고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기가 막힌 판타지와 리얼리즘을 표현하시는 감독님입니다".(하정우)

'아가씨'는 6월 개봉한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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