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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필요한 아스날, 생각 없는 뱅거…결말은?


입력 2016.05.02 16:35 수정 2016.05.02 16:3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12년 리그 우승 실패에 일부 팬들 퇴진 요구

"과거 성공모델에 갇혀 정체됐다" 지적

아스날 아르센 벵거 감독. ⓒ 게티이미지 아스날 아르센 벵거 감독. ⓒ 게티이미지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이 노리치시티를 제압했다.

아스날은 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서 열린 노리치와의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에서 1-0 승리했다.

이날 아스날은 산티 카솔라와 잭 윌셔 등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며 모처럼 베스트 전력을 가동했다. 노리치전 승리로 3위로 올라서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승리의 순간에도 벵거 감독은 웃을 수 없었다. 이날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의 분위기는 벵거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홈팬들의 시위로 심상치 않았다.

아스날 팬들은 전반 12분과 종료 12분을 앞두고 잇따라 피켓 시위를 펼쳤다. 팬들의 손에는 ‘Time for change’(변화가 필요한 시간)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팬들이 원하는 변화란 곧 벵거 감독의 퇴진을 의미했다.

벵거 감독은 1996년 아스날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무려 20년이나 장기집권을 이어왔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 은퇴한 이후에는 EPL 현역 최장수 감독이 됐다. 벵거 감독의 아스날은 2003-04시즌 무패 우승 등 화려한 업적을 쌓으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아스날은 최근 12년 동안 리그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는데 실패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는 9년간 각종 대회에서 무관에 시달리는 암흑기를 겪기도 했다. 물론 이 기간에도 아스날은 매년 리그 4위 이내의 성적과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등을 달성했지만 팬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이에 벵거 감독의 능력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도 많이 달라졌다.

벵거 감독이 처음 아스날에 부임할 때만해도 선수관리와 축구철학에서 그의 리더십은 혁신적이었다. 신축구장 건립으로 인한 재정적 위기 속에서도 특유의 노하우로 이적료를 아끼고, 유망주들을 발굴-육성해 꾸준히 성과를 내는 현실적 이상주의자의 면모도 보여줬다.

하지만 2016년 현재 벵거 감독의 리더십은 과거의 성공모델에 갇혀 정체됐다는 지적이 많다.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 효율을 발휘하던 선수영입 정책은 써야할 돈을 제때 안 써 위기를 자초하는 고집으로 변질됐다. 벵거 감독의 또 다른 장점으로 꼽히는 선진적인 선수관리도 매년 반복되는 아스날의 부상 릴레이로 빛이 바랬다.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았던 올 시즌 아스날은 또 다시 우승에 실패하고 무관에 머물렀다.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거론됐던 문제점들은 올해도 반복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의 방식과 선택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벵거 감독의 ‘정신승리’에 팬들의 인내심도 폭발했다.

벵거의 퇴진 요구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자신만의 독선과 아집에 갇혀 변화를 외면하는 벵거는 이제 물러나야한다’는 지적에도 ‘아스널은 벵거의 팀이다. 벵거가 떠나면 그나마 유지되던 팀 성적도 추락하고 벵거를 믿고 따라오던 스타 선수들도 대거 떠날 것’이라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벵거 감독도 어느덧 60대 후반의 나이가 됐다. 자발적인 변화를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은 시기다. 물리적으로도 현장에서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이제 그리 길게 남지는 않았다. 굳이 퇴진이 아니더라도, 벵거 감독과 아스날에게 모두 변화를 생각해야할 시점이 임박한 것은 분명하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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