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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말로만 구조조정' 위원회는 용두사미


입력 2016.04.30 07:23 수정 2016.04.30 12:07        이슬기 기자

여권 이슈 선점해 당내 위원회 구성 밝혔지만...너도 나도 "잘 모른다"

더민주 비대위가 구조조정을 위한 당내 위원회 설치를 약속했으나, 10여일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는 모습이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민주 비대위가 구조조정을 위한 당내 위원회 설치를 약속했으나, 10여일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는 모습이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구조조정’을 위한 당내 위원회 설치를 예고한지 10여일이 지났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그간 현안마다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여론의 관심을 받았으나 대부분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총선 이후 당권 문제 등으로 불거진 내홍을 잠재우기 위해 이슈만 선점한 뒤, 자취를 감추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난 20일 당 비대위 회의에서 “본질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 보다 적극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대규모 실업을 대비할 정부의 정책 준비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더불어민주당도 적극적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 정부가 이 점을 심사숙고해 경제 전반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특히 대량 해고에 따른 최저임금 인상, 실업수당 지급기간 연장 등의 대안 마련을 위해 당내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비대위원들에게 전문가 추천을 공개적으로 요청키도 했다. 노동계가 당 지분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야권에서 그간 해고·실업과 직결되는 구조조정은 금기어로 여겨졌던 만큼 이를 당 대표가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 역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어 김 대표는 이틀 뒤 비대위 회의에서 경제정책 전반을 다룰 조직을 구성하겠다며 위원회의 몸집을 불렸다. 구조조정을 포함한 가칭 ‘경제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단 계획이다. 박광온 대변인은 “김 대표의 계획은 단순히 구조조정 차원의 조직이 아니라 좀 더 큰 틀의 위원회를 구상하고 있다. 경제정책 전반을 검토하는 위원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범위는 늘어났지만, 현재까지 인선과 관련해선 정확한 진행 상황조차 안개속이다. 이재경 대변인은 “인사와 관련해서 대표는 누구와 깊이 상의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속속들이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 아니다. 아마 추천을 받은 사람이 있다고 해도 별 말씀을 안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밑그림이 그려지는 대략적 시기에 대해서도 “전대 시기 문제도 있고, 이게 아마 정책위의장 인선과도 맞물릴 수 있기 때문에 좀 기다려봐야 알 수 있다”고만 했다.

그나마 위원장으로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그건 다 추측성 보도일 뿐”이라며 “그런 이야기가 얼마 전에 한두 번 나왔는데, 내가 이미 추측성 보도라고 설명도 했었지 않나”라고 일축했다.

박 대변인도 “대표가 구조조정뿐 아니라 더 큰 차원의 것을 검토하시려는 것은 같은데, 아직은 들은 바가 없다”고 답했다. 대략적 시기에 대해서도“그게 지금으로서는 딱 말하기도 좀 그렇고, 인선을 대표가 계속 하시긴 하는데, 순전히 대표가 인선과 구상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이게 논의를 거쳐 되는 것도 아니라서 나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도 '야당이 집행력이 없으니 정부가 먼저 안을 내놔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 비대위원 측 핵심 관계자는 “추천은 아직 안한 것 같다. 아마 아직은 뭐가 안 된 것 같다. 그때 위원회 구성한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이후로 뭐가 진행된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비대위 체제에서 국민경제상황실장을 맡았던 최운열 당선인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구조조정 TF와 관련, 복수의 당 관계자는 주진형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에게 문의할 것을 제안했으나, 주 부실장은 “난 4월13일 이후로 국회에 간 일이 없다. 내 임무는 총선 기획이었고 이제 선거가 끝났지 않나”라며 웃은 뒤 “당내 상황이나 위원회 구성 등의 일에 대해선 난 아무것도 모른다. 나한테 가서 물어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아마 아는 게 전혀 없는데 ‘경제’라고 하니까 적당히 내 이름을 둘러댄 것 같다”고만 답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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