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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대우조선 노조 '구조조정 반발'…노사갈등 예고


입력 2016.04.29 10:59 수정 2016.04.29 11:35        박영국 기자

현대중 노조 "회사어렵다면 정몽준 사재 출연해야"

대우조선 노조 "쟁의자제·임금동결 사인했는데 인력 감축이라니..."

현대중공업 백형록(가운데) 노조위원장이 2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회사 측의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현대중공업 백형록(가운데) 노조위원장이 2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회사 측의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조선 산업이 ‘위기·공급과잉 산업 구조조정’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계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서 노사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조선업체들은 당장 5월부터 임금·단체협약 교섭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 구조조정 문제와 엮인 갈등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9일부터 1박 2일간 서울에서 상경투쟁을 벌인다. 노조 집행간부와 대의원 등 100여명은 청와대, 정부종합청사, 국회,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각 정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중대재해 척결, 구조조정 중단, 부실경영진 퇴진’ 등을 이번 상경투쟁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특히 최근 돌고 있는 ‘생산직을 포함한 3000명 감원설’과 관련해 경영진의 잘못으로 경영이 악화됐는데 왜 근로자가 희생해야 하냐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소식지 ‘민주항해’를 통해 “현대중공업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뼈를 깎을 만큼 고통이라면 정몽준 대주주는 자구노력을 위해 최근 10년 동안 배당금으로 받은 3000억원을 포함한 사재를 출연하고 비상경영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이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휴일근무와 연장근무 폐지함으로써 실질 보수가 크게 줄어든 것도 노조의 반발을 더욱 키웠다. 노조는 “10년 근속자의 세전월급이 190여만원, 28년 근속자도 220여만원에 불과한 게 현실”이라며 “우리가 귀족노조가 아니라는 것을 정치권과 서울시민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5월 4일에는 울산조선소에서 임단협 투쟁 출정식을 가질 예정으로, 조합원들에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기본 요구안은 임금 9만6712원 인상과 직무환경수당 상향조정 등이지만, 구조조정 문제도 중요 이슈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지난해 6월 1일 권오갑 사장이 구조조정 중단을 선언한 것을 언급하며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채권단에 쟁의 활동 자제와 임금동결 내용을 담은 동의서를 제출하는 등 회사의 자구 노력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인력 감축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최근 노보를 통해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이 근로자의 인원 감축과 임금 축소를 강요하며 고용 불안과 임금 저하로 고통받는 직원들에게 치명타를 준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27일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 추진 방향을 발표하면서 대우조선에 추가 인력 감축, 급여 체계 개편, 비용 절감 등 자구 계획을 요구한 데 대한 반발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고 부실 경영으로 엄청난 손실을 준 기업주에는 면죄부를 주는 책임회피 대책”이라면서 “일밖에 몰랐던 노동자들의 저항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2만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밝혔으나, 이는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분과 협력사 비숙련 인원인 ‘물량팀’ 축소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본사 생산직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 등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개별 사업장 외에 금속노조와 조선업종노조연대도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구조조정 반대, 비정규직을 포함한 총 고용 보장을 촉구하면서 인원 감축에 맞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라 조선업종 구조조정에 따른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임금이나 복지 부분이라면 모를까 고용 관련 이슈는 노조 입장에서는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영역”이라며 “올해 조선업계 임단협 교섭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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