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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추대 과정 기자들도 눈치 못챈 '각본'?


입력 2016.04.28 06:26 수정 2016.04.28 06:38        양평 =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워크숍 첫날 일정 공개 않다가 이튿날 전격 '수락연설'

"소수정당 기동성 보여줬다" vs "당연한 수순" 이견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6일 경기 양평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모두발언을 하며 파이팅을 제안하자 당선인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6일 경기 양평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모두발언을 하며 파이팅을 제안하자 당선인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상반된 평가 공존 "소수정당 기동성 보여줬다" vs "당연한 수순"

"아마 기네스북에 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합의추대된 후 기자실을 찾아 자신의 세번째 원내대표직 수행에 대해 이 같이 촌평했다. 박 의원은 원내대표직 수락 일성(一聲)으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빨리 원내대표를 선출해서 5월 중으로 원구성 합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국민의당이 경기도 양평의 한 리조트에서 진행한 워크숍 둘째날 27일 오전 11시30분께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박지원 의원과 김성식 당선자를 '깜짝' 합의추대했다. 박 의원의 합의추대가 계속 회자되고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원내대표직에 의욕을 보였던 현 원내대표인 주승용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유성엽 의원이 합의추대보다는 경선을 주장해 다소 진통이 예상됐던 만큼 예상치못한 '깜짝 추대'였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 추대는 평소 당 내외 잡음이 언론으로 그대로 노출되며 악순환이 반복된 것과는 다르게 불협화음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짧고 굵게' 의사결정을 끝내는 모습을 보였다. 소수정당으로서 재빠른 당내 의견정리와 의사결정을 보여줬다는 평가와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당초 이번 워크숍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원내대표 문제였다. 국민의당이 38석이라는 의석을 지닌 제3당으로 우뚝 섰을 뿐만 아니라 거대 양당 의석이 과반에 미치지 못하면서 '캐스팅보트'로서 역할이 커졌기 때문에 원내 상황을 총괄하는 원내대표 자리는 그야말로 요직중의 요직으로 급부상했다. 이번 워크숍에 따라온 기자가 100여명에 이른다는 점에서도 그 주목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첫날 모든 프로그램에서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해 한 마디의 언급도 없었기 때문에 기자들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시작된 당선자 간 비공개 집중토론 시간에서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나 비공개 토론 중간중간 토론의 내용을 브리핑한 당 대변인들은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해서는 이야기가 오가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급기야 '별도의 의총을 따로 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비공개 토론회가 두 시간을 넘긴 10시30분께 중간 브리핑을 한 김재두 대변인은 "유성엽 의원이 원내대표 합의추대론에 대해 일련의 일들이 짜여진 각본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고 이동섭 당선자가 추대하자는 의견을 밝히는 등 두 분의 말씀이 전부"라고 확인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과 정동영 당선인이 26일 경기 양평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과 정동영 당선인이 26일 경기 양평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다음 브리핑을 기다리며 조용함을 유지하던 기자실은 11시20분께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누군가 '합의추대'라는 말을 했고, 기자들은 너도나도 노트북을 챙겨 비공개 토론장으로 이동했다. 11시25분 비공개 토론장은 공개됐고 만장일치로 합의추대된 박지원 의원은 원내대표 수락연설을 했다.

당초 합의추대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던 유성엽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다수의 의견이 (원내대표 선출 문제를) 일찍 결정하는 것과 합의추대로 결정하는게 좋겠다고 해서 저도 동의했다. 존중한다"며 "이견은 없었고 만장일치"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이 원하는 공부하는 정당, 일하는 국회를 위해 빨리 내부 정리를 했다"며 "앞으로는 일할 일만 남았고 결과로 보여드릴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결국 정치권의 관심사중 하나였던 국민의당 원내대표 선출은 비교적 깔끔하고 신속하게 정리됐다. 비록 호남 원내대표와 안철수계 정책위의장 조합의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정치권은 국민의당이 보여준 재빠른 당내 의견정리와 의사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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