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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압박에 문재인 항복? 전대 연기론 확산


입력 2016.04.26 22:35 수정 2016.04.26 22:44        이슬기 기자

김종인 압박에 문재인 항복? 전대 연기론 확산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가 오는 27일 비대위 회의에서 '전대 연기론'을 보고받고 논의할 방침이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가 오는 27일 비대위 회의에서 '전대 연기론'을 보고받고 논의할 방침이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 연기론’을 공식 논의 석상에 올린다. 4.13 총선 이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합의추대론과 경선론 등이 제기되며 혼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도부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공식 논의키로 한 것이다. 아울러 김 대표를 영입한 장본인이자 최근 불화설이 불거진 문재인 전 대표의 입장에도 당 안팎의 시선이 집중된다.

더민주는 오는 27일 예정된 비상대책회의에서 전대연기론 문제를 공식 보고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비대위 차원에서 결정이 날 경우, 곧 당선인들을 중심으로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취합할 계획이라는 게 정장선 총무본부장의 설명이다. 다만 비대위 내부뿐 아니라 차기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도 전대를 두고 이견이 분분해 접점을 찾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일단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일부 비대위원은 총선 후 당의 체계가 미비한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 김종인 체제를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이 원내대표는 앞서 전대 연기론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이개호 비대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전대 연기론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상당히 힘을 얻고 있다”고 힘을 실었고, 진영 비대위원도 언론 인터뷰에서 “당의 안정을 위해 좀더 있다가 전대를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당권 도전을 준비 중인 차기 주자군에선 입장차가 뚜렷하다. 관료 출신 경제통이자 4선 의원으로 원내에 복귀한 김진표 당선인은 ‘민주적 절차’를 근거로 합의추대가 아닌 경선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전대를 조급하게 7월에 하는 것은 당을 계속 경쟁 상황으로 몰고 갈 수밖에 없다"며 당이 안정될 때까진 전대를 연기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힘을 실었다.

반면 부산 지역 3선인 김영춘 비대위원은 이미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들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대표를 추대하는 시기는 지났다. 경선을 힘차게 진행해야 국민들 보기에도 미래지향적인 정당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고, 일찍이 당대표 출마 의지를 밝혔던 송영길 당선인 역시 원칙대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석현 국회 부의장과 김태년 의원 등도 “원래 정한 룰대로 가야한다”며 경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내 논쟁이 뜨거운 만큼, 문 전 대표의 의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김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가 대선 때까지 당을 맡아달라고 했다”며 사실상 당대표로서 역할을 부탁받았다는 식으로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2일 회동 이후에도 문 전 대표는 “김 대표가 경선에 출마하시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전하면서도 전대 연기론에 대해 여전히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대 연기에 반대하는 측에선 이미 대표 임기가 끝난 문 전 대표가 나서 전대를 좌지우지할 권한이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동시에 김 대표와 '합의'를 했던 전직 대표로서 어떤 형태로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도 분분하다.

한편 김 대표는 전날 낙선 인사차 광주를 방문해서도 “내가 이 당에 들어온 것도 수권정당이 될 수 있도록 그 채비를 갖추는 역할로 온 것”이라며 “우리 당의 비상상황이 해제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안일한 판단”이라고 했다. 당이 여전히 비상상황인 만큼, 내부 안정 등을 위해선 당분간 본인의 대표직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사를 피력한 셈이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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