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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반 우려반' LG전자 VC사업...계열사엔 민폐?


입력 2016.05.02 10:13 수정 2016.05.02 14:00        이홍석 기자

VC사업본부 성장할수록 계열사와 사업 중복 커져

LG화학과 LG이노텍 등과 시너지 극대화에 고민

LG전자 VC사업본부 최근 1년간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자료:LG전자>ⓒ데일리안 LG전자 VC사업본부 최근 1년간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자료:LG전자>ⓒ데일리안
LG전자의 자동차부품 사업이 성장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계열사들과의 사업중복으로 인한 비효율성문제가 새로운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자칫 LG전자의 성장이 다른 계열사들의 부진을 초래하는 민폐를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신설된 LG전자 전장부품(VC)사업본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LG화학과 LG이노텍 등 이전부터 전장부품을 해 온 계열사들과의 사업영역 중복 우려도 커지고 있다.

LG전자 V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에 분기 기준 첫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 1분기 다시 적자 전환됐다. 향후 흑자전환 또는 적자지속 여부가 관심사 중 하나로, 올해 어느 정도 성장이 가능할지도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13년 7월 신설된 LG전자 VC사업본부는 전장부품 사업 역량을 강화를 목적으로 흩어져 있던 자동차 부품 관련 조직을 통합해 탄생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 사업을 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산하 카(Car) 사업부와 전기차용 모터·인버터·컴프레서 등을 개발하는 에너지부품(EC·Energy Components) 사업부를 합치고 LG CNS의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 자회사 ‘V-ENS’를 인수, 통합해 조직을 신설했다.

신설 3년째를 맞은 지난해부터 VC사업본부의 성과도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 97억원을 기록, 출범 후 처음으로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에는 GM의 전기차 개발 파트너로 선정돼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 EV'에 핵심부품과 시스템 11종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GM은 현재 전기차 ‘VOLT'를 생산하고 있는데 올 하반기 차세대 전기차 모델인 ‘BOLT’를 출시할 계획이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LG전자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LG전자
하지만 VC사업본부의 성장과 함께 계열사간 사업 중복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볼트(Bolt)에 공급하는 핵심 부품 11종은 구동모터·인버터·전동컴프레셔·배터리팩·액정표시장치(LCD) 계기판·인포테인먼트시스템·차내충전기·전력분배모듈·배터리히터·DC-DC컨버터·급속충전통신모듈 등이다. 이 중 인포테인먼트기기 등 일부를 제외하면 LG화학과 LG이노텍 등 계열사들의 영역과 중복된다.

현재 VC사업본부는 매출이 주로 내비게이션과 텔레매틱스, 디스플레이 오디오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기기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LG화학과 LG이노텍 등 다른 계열사들과 영역이 겹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VC사업본부의 영역이 자동차 설계 용역, 금형 및 생산설비, 전장부품, 전기차용 부품 등 포괄적이어서 향후 겹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아직 전기차 시장이 개화 전이어서 배터리와 구동모터 등 주요 부품 시장 규모도 크지 않아 문제가 없지만, 향후 시장 성장과 함께 영역 중복에 따른 효율성 저하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를테면, 볼트(Bolt)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팩의 경우에도 LG화학이 LG전자에 배터리 셀을 납품하면 LG전자가 배터리팩으로 만들어서 GM에 공급하는 구조다. LG화학이 배터리 셀 뿐만 아니라 배터리 팩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패키지화 해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 저하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자동차의 주행 안정성과 편의성과 관련된 모터와 센서, 통신 및 전력 모듈 등은 LG이노텍과 겹치는 부분이 발생한다. LG이노텍의 전장부품 종류와 거래선이 다양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VC사업본부와의 중복으로 비효율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 VC사업본부가 자동차 부품 사업을 주도하는 형태가 되면서 계열사들의 실적에도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VC사업본부의 성과가 좋으면 좋을수록 다른 계열사들은 다소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LG가 전장부품 사업에서 각 계열사들이 가장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교통정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계열사간 사업 영역 중복 요인이 없지는 않지만 GM의 전기차 개발 파트너 선정처럼 LG전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영업력 강화 등 분명한 이점이 있는 만큼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장부품 사업에서 LG전자를 밀어주는 양상이 나타나는 것은 그룹이 추진하는 신사업들을 주도해야 하는 LG전자의 상황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해 온 태양광도 당초 수직계열화를 통해 계열사별로 분담하는 형태를 계획했지만 불황으로 사업 철수 및 진출 철회가 이뤄져 사실상 LG전자가 홀로 이끌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전장부품 외에 태양광 사업도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향후 투자 자금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결국 이를 위해서는 기존 및 신규 사업 등에서 수익을 최대한 많이 내 투자를 위한 유보금을 많이 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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