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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사재출연? "구원투수로 나섰을 뿐인데"


입력 2016.04.25 15:03 수정 2016.04.26 13:31        김유연 기자

구제요청에 2년간 한진해운 살리기 매진

재계 "원칙적으론 최은영 전 회장이 사재출연해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한진해운이 25일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출연 요구 여부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업계와 재계에서는 한진해운 구원투수로 등판해 2년간 회생노력을 펼쳐왔던 조 회장에 대한 사재출연 요구는 명분이 약하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진해운은 이날 채권단에 자구계획이 담긴 구조조정 방안을 담아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에 대해 조 회장의 경영권 초기 각서와 사재출연 여부, 감자, 용선료 재협상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과 관련해선 공식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채권단이 현대상선의 자율협약을 받아들일 경우, 조 회장의 사재출연 여부과 규모에 대해 촉각이 쏠리고 있다. 현대상선의 경우 현정은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계는 조 회장의 경우 현 회장과 달리 채권단이 사재출연을 요구할 명분이 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은 국내 1호 선사로 당초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자의 3남인 조수호 회장이 경영했다. 조수호 회장이 2006년 타계하면서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경영을 맡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한해에만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결국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2013년 10월 시숙인 조 회장에게 구제요청을 하게 됐다. 조 회장이 이를 받아들여 이듬해부터 한진해운 살리기에 매진했다.

이후 조 회장은 "한진해운이 자로 전환할 때까지 급여를 받지 않겠다"며 지난 2년간 한진해운 살리기에 매진했다. 대한항공이 1500억원을 단기 대여했고, 유상증자를 통해 4000억원을 지원했다. 2016년 2월까지 대한항공이 지원한 금액은 1조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한진해운의 2000억원 규모 영구채도 인수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부실이 한진그룹 전체로 불통이 튀자 조 회장도 더 이상 한진해운을 안고가기 힘들다고 판단, 자율협약을 신청한 것이다. 따라서 조 회장 측에서도 대한 입장을 굳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어려워진 한진해운을 정상화하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던 조 회장이 경영권을 내놓는 마당에 추가로 사재출연까지 요구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칙적으로는 최은영 전 회장이 사재출연을 하는게 맞다"면서 "하지만 이미 최 회장이 주식을 다 처분하고 손을 뗐기 때문에 상황이 난감해진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과 두 딸의 주식 매각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자율협약 신청 전 2주(6~20일)에 걸쳐 보유 주식 96만주를 전량 매각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주식 매각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는지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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