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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차 '아방이'의 변신…찰진 주행감에 '깜짝'


입력 2016.04.14 08:00 수정 2016.04.14 08:24        박영국 기자

<시승기>핸들링, 고속안정성 개선 '뚜렷'

아반떼 주행장면.ⓒ현대자동차 아반떼 주행장면.ⓒ현대자동차

아반떼는 흔히 ‘국민차’로 불린다. 이걸 만든 현대차가 밉건 좋건 간에 아주 좁지 않은 실내공간과 무난한 성능과 편의사양을 제공하면서 가격대도 서민들의 손에 닿을 수 있을 정도에 맞춰져 있는 준중형 차급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니 국민차라는 타이틀이 붙어도 무리는 없다.

이처럼 보편성과 무난함을 강요당하는 모델이다 보니 이 차 고유의 특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차의 소유주도 아반떼를 타고 다니는 걸 굳이 숨길 필요까지는 없지만 자랑스럽게 드러내지도 않는다. 이 차에 붙은 별칭은 아마 이 때문에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다. “너 차 뭐 타고 다녀?” “아방이”. 아반떼라는 본명을 대는 것보다 묻는 쪽이나 대답하는 쪽을 덜 민망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5세대 아반떼, 즉 아반떼AD를 처음 타게 됐을 때 아무 기대감이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현대차가 아무리 ‘슈퍼 노멀’을 외쳐대도, “그냥 무난한 준중형 차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 선입견은 아반떼를 몰고 다니면서도 한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무난한 실내공간과 무난한 인테리어, 무난한 승차감까지. 트립 컴퓨터에 실시간으로 체크되는 연비는 구형보다 좀 좋아진 느낌이 드는 정도다.

시내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해 가속페달을 깊게 밟을 때까지도 큰 감흥은 없었다. 딱 1.6ℓ급 가솔린 엔진에 기대할 만한 가속성능이다.

반전이 이뤄진 것은 돌발상황에서였다. 고속으로 달리던 앞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면서 차간 거리가 급격히 좁아졌고, 급브레이크를 밟는 것보다 차선을 옮기는 쪽을 택했다.

고속으로 달리다 갑자기 차선을 옮겼으니 트램펄린(일명 ‘방방’)에 뛰어드는 정도의 출렁임은 감수해야 했다. 적어도 기존의 아반떼였다면.

하지만 아반떼AD는 예상치 못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힘없이 출렁이는 게 아니라 탱탱하게 받쳐주는 느낌이다.

차에 대한 믿음이 커지자 운전이 더 과격해졌다. 고속으로 차선을 옮겨 다니는 것은 물론 급회전 구간에서도 평소보다 높은 속도를 유지해봤다. 확실히 예전과는 다르다.

앞바퀴는 핸들을 돌리며 머릿속으로 예상한 경로를 오차 없이 잘 따라가고, 차체는 고속 회전에서의 쏠림 현상을 튼튼하게 받쳐준다. 구형이 말랑말랑한 스펀지였다면 신형은 탱탱한 생고무 같은 느낌이다.

현대·기아차의 준중형 이하 전륜구동 차량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졌던, 꽁무니가 흐느적거리며 따로 노는 느낌도 확연히 개선됐다.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크게 나아진 것을 못 느끼겠지만, 만족스러운 것은 속도를 끌어올린 상태에서 불안하지 않다는 점이다. 고속주행시 안정감이 구형보다 많이 좋아졌다.

이제 아반떼도 ‘교통수단’ 용도에만 머물 게 아니라 ‘운전 재미’를 제공할 수준까지 진화했음이 느껴진다.

기자 같은 서민들에게도 ‘놀라운 가치’(광고 문구에서 언급한) 까지는 아닐지라도 ‘달리는 재미’ 정도는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는 반가운 일이다.

실력에 만족하다 보니 인상도 한결 좋아 보인다. 둥글둥글한 인상이었던 아반떼MD와는 달리 직선으로 죽죽 내리그은 선들이 한층 탄탄한 느낌이다. 얼핏 보면 볼보의 세단 계열과 같은 탄탄한 이미지를 풍긴다(막상 세세히 뜯어보면 닮은꼴은 없지만).

앞모습이 제네시스와 닮았다는 평가는 제네시스 오너에게는 악몽이겠지만 아반떼에게는 나쁠 게 없다.

시승차는 최상위 트림에 풀옵션이 장착된 모델이었지만, 굳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1000만원 중후반대 예산으로 아반떼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쏘나타 기본트림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누릴 수 있는 사치를 언급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아반떼 가격은 가솔린 자동변속기 기준 기본트림이 1531만원, 최상위 트림이 2125만원이며, 디젤 모델은 1782만~2371만원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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