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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북한식당은? "김치 한접시 4천원의 고급 한식점"


입력 2016.04.18 05:10 수정 2016.04.18 05:10        박진여 기자

북 해외 종업원, 미모·지성·충성도 겸비한 '인텔리 집단'

"손이 많이 가는 음식 판매하며 공연까지...가격 높게 책정"

최근 북한이 운영하는 해외 식당의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귀순한 것과 관련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파견돼있는 북한 해외 식당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최근 북한이 운영하는 해외 식당의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귀순한 것과 관련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파견돼있는 북한 해외 식당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최근 북한이 운영하는 해외 식당의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귀순한 것과 관련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파견돼있는 북한 해외 식당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독자 대북제재안을 발표하면서 북한이 해외 12개국 130여개의 해외식당 등 영리시설을 통해 연간 1000만 달러(약 120억 원)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추정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해외 소재의 전체 북한 식당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중국에, 10%가량은 러시아에 몰려있다.

이처럼 북한의 대표 관광요소이자 북한당국의 주요 달러공급원으로 알려진 북한 해외 식당은 일반 식당의 2~3배에 달하는 높은 가격으로 현지인 및 관광객들 사이 고급식당으로 통한다. 높은 음식 값과 서비스로 일종의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 보다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것이다.

북한 해외식당을 이용한 경험이 있거나 소속 접대원과 친분이 있는 탈북자들은 북한 해외식당을 ‘고급 한정식집’이라고 소개했다. 북한 전통음식을 주로 판매하며 시간별로 공연까지 선보여 일반 식당보다 2~3배 이상의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해외 식당에서는 주로 냉면, 만두, 김치 등 전통음식이 주를 이루고, 특히 메인 음식으로 불고기, 개고기, 오리고기 등 육류를 이용한 전골 등이 있는데 주로 한국 돈으로 6~7만 원(2~3인 기준) 정도다. 북한 식당이 진출해있는 해외 현지 식당 가격에 비해 2~3배 정도 비싸다는 게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11일 ‘데일리안’에 “중국에 있는 북한 해외 식당을 보면 음식 값, 술값이 주변 식당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편”이라며 “김치도 지역별, 종류별로 나눠 다 판매한다”고 전했다.

특히 김치 한 접시가 한국 돈으로 4000원 정도로, 식사비용과 공연비용을 모두 포함하면 보통 2~3인 식사에 6~7만 원 정도 나온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로 치면 고급 한정식집이라고 봐야한다”며 “손이 많이 가는 전통 음식들을 판매하면서 공연까지 선보여 음식 값을 높게 책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도 본보에 “북한 해외 식당 음식 값은 서울 음식 값과 비슷한 수준으로 중국이나 다른 일반 식당보다 비싼 편”이라며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시간대별로 선보이는 공연비용이 포함돼 (비싸다)”고 전했다.

해외 북한 식당에서 일하는 접대원들의 경우 중·상급 이상의 출신성분을 타고난 대학졸업자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중에서도 외모, 지적능력, 충성도 등을 겸비한 사람을 최종적으로 선발한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한 탈북자에 따르면 북한 해외 식당 접대원들은 북한 내에서 미모, 지성을 겸비한 ‘인텔리’로 통하며 북한 내에서 타 직군의 북한 해외 노동자들에 비해 더 각광받는다. 실제 북한 당국은 해외 식당 접대원들을 선발할 때 중앙당이나 각 시·도·군의 이름난 간부급 자녀들 중 예술학교 출신들을 주로 선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북한의 식당 접대원은 단순히 음식을 나르는 사람이 아닌 북한을 알리기 위해 철저히 교육 받은 ‘대외 의례원’으로, 주로 북한의 대외봉사총국에 소속돼 북한 사상을 알리기 위한 선동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재평 사무국장은 “북한 해외 접대원들은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단순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들이 아닌, 북한 체제를 배경으로 막중한 임무를 띠고 봉사를 수행하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북한에서 출신성분, 외모, 지적능력, 충성도를 겸비한, 또 철저히 교육받은 인원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이라도 북한당국의 엄격한 통제와 감시를 피해가지는 못 한다. 외출을 위해서는 인솔자를 동반한 3명 이상의 인원이 충족돼야하고, 밥을 먹거나 잠을 자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3인 이상의 감시체계 하에 집단생활을 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해외 식당은 지배인(사장)-청년조직비서-보위지도원의 삼위일체 감시체계 하에 운영돼 식당 접대원들은 3중으로 감시체제가 가동된다. 3인 이상의 감시원들이 각 식당에 배치돼 접대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실제 지난 2007년부터 33개월여 동안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에서 복무한 바 있는 탈북 여성 A 씨는 본보에 “영업장(식당) 위층에 있는 숙소에서 5인이 함께 합숙했고, 하루에 식사시간, 세면 및 영업준비, 취침준비 시간을 제외한 자유시간은 30분밖에 누리지 못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밖에도 북한 당국은 해외 북한 식당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음에도 접대원 등 근로자들에게는 한 달 5000원 가량의 푼돈을 임금으로 지급하며 노동착취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A 씨는 “월급은 우리가 직접 수령하지 않았지만 중국 돈 30위안 정도를 한달 생활비로 받았다”면서 “중국 현지 생활에서 한달 30위안은 많은 돈이 아니었다. 여성관련 생활용품이나 다과를 좀 사고 나면 돈을 모두 사용했고 몇 위안이라도 남게 되면 보관해서 다음 달에 사용하거나 반납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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