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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충청 공략' 나섰지만...반응은 시큰둥


입력 2016.04.05 23:09 수정 2016.04.05 23:13        대전 = 데일리안 장수연 기자

대전·청주·세종 등 충청 표심 잡기 나섰지만 시민들은 '텅텅'

'충청 띄우기' + '야당 맹비난' + '공천 용서해달라' 반복 연설

4.13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5일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데일리안 장수연 기자 4.13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5일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데일리안 장수연 기자

4.13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은 5일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중심인 충청도에서 표를 줘야만 새누리당이 힘을 받지 않겠습니까 여러분!"이라고 외치는 김무성 대표의 간절한 호소에도 충청의 민심은 시큰둥하기만 했다.

김 대표는 이날 대전과 청주, 세종시 지원 유세에 나섰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이영규 후보가 있는 대전 서구갑이었다. 유세차량에 올라선 사회자와 사거리 곳곳에 포진해있던 선거지원단이 이 후보의 이름과 김 대표의 이름을 번갈아가며 연호했지만 돌아오는 메아리 소리는 없었다. 정작 지원유세를 들어야할 시민들은 20~30명 남짓 참석하는 등 자리가 많이 비어 있었다. 오히려 김 대표를 취재하러 간 기자들의 수가 많아 보이기까지 했다.

김 대표는 "충청도는 대한민국의 중심이고, 대전은 그 노른자위다. 대전이 충청도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한다"며 본격적인 '충청 띄우기'에 돌입했다. 그는 "충청이 새누리당에 몰표를 줘야 충청도가 힘을 받는다"며 새누리당 지지를 당부했다. 다음 행선지로 대전 유성을(김신호 후보)을 방문해서는 "대전은 우리나라의 완전한 중심 도시가 됐다. 대전이 잘 돼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며 연신 충청 표심을 잡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설을 듣고 있던 시민들은 충청을 책임지고 발전시켜 주겠다는 김 대표의 발언에는 환호했지만 야당을 겨냥하는 비난에 대해선 유독 냉담한 반응을 나타냈다. 김 대표가 지원유세한 대전 서구갑·유성을, 세종시 등에는 각각 박병석·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더민주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버티고 있는 지역구다. 이를 고려한 듯 김 대표는 각 야당 의원별 '맞춤형 비판'을 쏟아냈다.

대전시 유성을에 출마한 이상민 법사위원장을 향해 "양당 지도부가 밤새워 어렵게 합의한 법안조차 몽니를 부리며 법 위에 군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여야가 상임위에서 완전히 합의해서 올라온 법안도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제때 처리해주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몽니 행태를 반복하는 이 의원을 꺾기 위해 교육 전문가인 김신호 후보를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너명 가량의 시민들은 "맞습니다"라며 반박자 늦게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 대전 서구갑에서는 지역 현역인 박병석 더민주 의원을 겨냥해 "중진 의원으로 일할 만큼 일했는데 그 분이 하지 못한 것이 많다"며 "이제 의욕이 넘치는 이영규 후보를 당선시켜 서구를 발전시켜 보자. 대전의 발전을 위해서 대형국책사업들이 속도감 있게 착공되려면 대전의 모든 선거구에 여당 국회의원이 당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준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세종시 조치원읍을 방문해선 현역인 이해찬 후보를 가리켜 "세종 신도심만 신경쓰고 구도심을 외면한 건 큰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더민주의 공천 결과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한 이 의원에 대해 "연민의 정을 느낀다"면서도 "이 의언이 더민주 공천을 받지 못한 것은 더민주에 운동권 출신들이 득실득실해 국정을 발목잡고 우리나라를 엉망으로 만든 결과"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이날 "눈물로 호소한다. 공천 과정에서 실망을 끼친 점을 사죄한다"며 '읍소 전략'을 선보였다.

그는 충북 청주시에 출마한 정우택(청주상당), 오성균(청추청원), 최현호(청주서원) 등 후보들의 합동 지원유세를 펼치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우리 당이 긴급 판세 분석을 한 결과 과반을 못 얻는다고 한다. 어제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대책을 강구했지만, 새누리당 과반수가 무너지면 대한민국 국회는 '식물국회'로 전락하고, 박근혜 정부도 '식물정부'가 돼서 우리나라에 대란이 일어나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잘못한 것 맞다. 용서를 구한다. 그래서 제가 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선거가 끝나면 승패와 상관없이 당 대표직을 내려 놓겠다고 했다"며 "저희를 용서해주시고 박근혜 정부의 남은 임기동안 그동안 추진해온 개혁을 성공시켜서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큰 호응이 나오지 않은 탓인지 닷새째 여러 지역을 돌며 지원유세를 강행해왔던 김 대표도 힘이 빠지는 듯한 모양새였다. 지원유세 때마다 등장했던 '어부바 유세'도 충청에서만큼은 예외였다. 이날 마지막으로 지원유세를 한 박종준 후보를 업고 일어나려던 김 대표는 힘에 부친 듯 엉거주춤 일어선 뒤 "뛰어서 올라타"라고 말했다. 주춤했던 것이 머쓱한 지 김 대표는 "박 후보가 안 그래보이는데 의외로 무겁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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