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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거 이대호, 바늘구멍 통과라 배가된 감동


입력 2016.03.29 15:11 수정 2016.03.29 15:13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경쟁자들 마이너행 또는 방출되며 최종 승자

극한 상황서 오직 실력 하나로 존재감 입증

메이저리그 데뷔 앞둔 이대호.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메이저리그 데뷔 앞둔 이대호.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진입을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28일(한국시각) 이대호를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시켰다. 이는 메이저리그를 향한 1차 관문 통과를 의미한다.

이대호가 이날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았다면 시애틀과 결별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대호는 옵트아웃 조항에 따라 메이저리그 진입이 불발될 경우 자동으로 FA 선수로 풀리도록 되어 있었다. 이제 시애틀은 40인 로스터 확보를 통해 이대호를 올 시즌 전력 구상에 포함시켜놓고 있음을 확인했다.

25명의 개막전 로스터 진입까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대호로서는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바늘구멍을 뚫은 것이나 다름없는 대단한 성과다. 당초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진입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4일 시애틀과 계약한 이대호는 비자발급이 늦어져 팀 합류도 늦었다. 계약 자체가 메이저리그 로스터가 보장된 조건이 아니라 초청선수 신분으로 스프링캠프에 나서 다른 선수들과 경쟁을 해야 했다.

아무리 옵트아웃이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있다고 해도,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에 신인의 입장이 되어 자신보다 메이저리그의 젊은 유망주들과 백지 상태에서 경쟁을 펼쳐야하는 상황 자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게 이대호 걱정’이라는 롯데 시절의 유행어는 틀리지 않았다. 이대호는 스프링캠프에서 비록 압도적인 활약은 아니지만 시애틀 코칭스태프와 관계자들에게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이대호의 정교한 선구안와 장타력은 물론이고 약점으로 거론되었던 수비와 주루에서도 적극적인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대호의 플레이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준비된 선수’라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이대호는 시애틀에서 애덤 린드와 넬슨 크루즈를 보좌할 백업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입장이었다. 시애틀은 스프링캠프에서 이대호를 포함해 헤수스 몬테로, 스테판 로메로 등을 함께 테스트했다. 세 선수 모두 왼손투수가 나올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우타 1루수 자원이었다.

이대호는 40인 로스터 진입을 통해 치열한 경쟁에서 일단 살아남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대호와 함께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로메로는 트리플A 구단인 타코마 레이니어스로 내려갔고, 경쟁에서 밀린 몬테로는 방출 수순을 밟게 됐다.

사실상 25인 로스터 진입을 찜해 놓은 이대호다. 그리고 그토록 기다리고 바라던 메이저리그의 정식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극한의 상황에서 오직 실력 하나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한 이대호이기에 메이저리거라는 당당한 수식어가 더욱 자랑스럽게 다가오고 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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