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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절대 선점" 삼성전자, VR에 내건 '비장한' 각오


입력 2016.02.17 12:22 수정 2016.02.17 14:38        이호연 기자

전사적 행보 박차...사장단 회의서도 VR 화두

갤럭시S7에 이은 차세대 먹거리로 부각

눈 앞에 펼쳐진 시원한 바다위로 한 남성이 서핑 보드를 즐기고 있다. 굽이치는 파도에서 부서져 내리는 물방울들이 금방이라도 화면 밖으로까지 튀일 것만 같아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댄다. 시선을 따라 움직이는 화면들이 여기가 가상인지 현실인지 햇갈리게 만든다. 2분짜리 짧은 영상을 체험했지만, 마치 2시간짜리 영화를 본 듯 하다. 스마트폰보다 약간 큰 기기에서 이같은 생생함과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니, 기술의 발전이 새삼 경이롭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가상현실(VR)에 전사 역량을 집중한다. 주춤했던 스마트폰 사업 부문에 VR이라는 신무기를 통해 다시 한 번 힘차게 비상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17일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VR을 시연하는 자리를 갖고, 시장 동향과 사업 전략 밑그림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사장들이 17일 서초사옥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기어VR' 기기를 시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사장들이 17일 서초사옥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기어VR' 기기를 시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 "VR 잠재성 무궁무진”...시장 선점 하라
삼성전자는 시연회가 열린 17일 이른 오전 사장단 회의에서 VR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자로는 삼성 VR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구윤모 무선사업부 기술전략 전무가 나섰다. 사장단은 기어VR을 직접 쓰고 게임, 스포츠, 가상 여행 등의 콘텐츠를 직접 체험했다.

이날 사장들은 “생생하다” “재미있다” 등의 호평을 쏟아내며 VR에 대해 열띤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사장단은 기기 시연 이후 각 사업영역을 VR과 접목시켜 시너지를 극대화 하는 전략 방안에 대해서 고민했다.

VR이 삼성전자의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사장단 회의에 화두로 나왔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VR을 새 먹거리로 삼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각별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VR 시장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 2014년 하반기 갤럭시 노트4와 함께 헤드셋인 ‘기어VR'을 선보였으며, 지난해 초 ’기어VR2'를 출시했다. 글로벌 VR 전문 업체 오큘러스와의 제휴는 물론 시장 확대를 위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360도 카메라’도 개발, 콘텐츠 업체 ‘바오밥 스튜디오’에는 6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에도 삼성 주요 경영진에 “VR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성장성을 지녔다”며 “하드웨어는 물론 콘텐츠 개발에도 집중해 시장을 선점하라”고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VR시장에 발만 담궜다면 올해는 전사적으로 VR 시장 공략에 뛰어들 전망이다.

기어VR ⓒ삼성전자 기어VR ⓒ삼성전자

◇ VR의 매력? 갤럭시S7 판매 날개 달까
이미 VR 시장 선점을 향한 경쟁은 시작됐다. 국내서는 삼성전자는 물론 이통3사에 방송업계까지 뛰어들었으며 앞서 해외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소니 등 유수의 IT업체가 다양한 VR콘텐츠를 선보인 바 있다.

VR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감’과 ‘몰입감’이다. 이를 통해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의료, 부동산, 병원, 교육,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리 먼 과거의 일도 아니다. CNN의 경우 지난해 라스베가스에서 미국 대통령들의 후보 연설을 VR로 생중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VR콘텐츠 제공을 통해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한차원 높이겠다는 목표다. 가장 먼저, 갤럭시S7을 필두로 한 전략 스마트폰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중저가폰 시장 성장과, 신흥 중국 업체들의 기세 때문에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시리즈 등의 판매량은 예전만 못한 수준이다.

현재의 위기를 자사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에 이어 ‘VR'로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기어VR이 갤럭시S7과 함께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구윤모 전무는 “VR의 시작은 스마트폰을 포함한 하드웨어 기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었다”며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 영역에도 주력해 VR생태계 구축을 공고,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점으로 지적받아왔던 무거운 무게, 휴대하기 불편한 크기, 어지럼증 등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5세대(5G)이동통신 상용화가 되면 VR 콘텐츠 활성화가 더욱 커질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VR 시장은 올해 1400만대에서 2020년 3800만대까지로 급격히 성장할 전망이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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