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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 회생의 길 열리나


입력 2016.02.14 11:32 수정 2016.02.14 13:40        이홍석 기자

유상증자로 재도약 발판…정상화와 사업재편 '주목'

이재용 부회장의 3000억원 활용처도 관심사

삼성엔지니어링 로고.ⓒ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 로고.ⓒ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한 1조2651억원(1억560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3분기 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위기를 맞았던 회사가 유상증자 성공으로 자본잠식 탈피 등 재무구조 정상화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약에서 총 1억5600만 주 모집에 1억5589만7028주가 청약되면서 99.93%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11일 우리사주조합이 100%(3120만 주) 청약한 데 이어 이틀간 진행된 구주주 청약에서도 99.93%(1억2469만주)가 청약되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

유상증자 성공으로 회생 발판…정상화와 사업재편 ‘주목’=실권주 및 단수주 10만2972주에 대해서는 오는 15일과 16일 양일간 일반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신주 발행가액(8110원)이 시가(12일 종가 1만600원)에 비해 크게 낮아 일반공모에서 미청약분이 100% 소화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주주에 대한 청약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실권주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의 첫 걸음을 떼면서 이제 정상화 수순을 밟아갈 전망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1조2651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 데다 이미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태여서 빠르게 정상 궤도를 찾아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정상화되면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관심사다. 삼성중공업과 함께 조선·플랜트 분야 계열사간 합병과 매각 등 여러 시나리오가 다시 등장할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해 방산 계열사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는 한화에, 석화 계열사인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삼성SDI 케미칼사업 부문 등은 롯데에 각각 매각하는 ‘빅딜’을 단행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4년 말 추진하다 실패한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을 재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전부터 삼성중공업과 패키지로 매각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 좋지 않은 업황을 감안하면 매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3000억원은 어디에 활용되나=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가 사실상 성공적으로 완료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규모 실권주(미청약분) 발생에 대비해 마련한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주목되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 발생시 최대 3000억원 한도 내에서 일반 공모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삼성SDS 지분 2.05%(158만7757주)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생한 실권주 규모(10만2972주·약 8억3500여만원)가 너무 작아 일반공모를 통한 청약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유상증자가 완료된 후 적당한 시점에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주주들이 기존 주식 가치 희석 등으로 유상증자 참여를 고민해 오다 이 부회장이 일반 공모 참여 의사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드러내면서 참여쪽으로 선회해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만큼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고스란히 남게 된 3000억원 삼성물산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분 매입에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추가 지분 매입에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우선 가장 필요한 부분에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됐다며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2.6%)를 처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한은 합병 삼성물산 출범일인 지난해 9월1일 기준으로 6개월 째인 3월1일까지다.

주주들의 반발과 시장의 충격을 줄이는 한편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의 그룹과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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