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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 마케팅에 '젊은 피' 수혈 경쟁…속사정은?


입력 2016.02.13 10:05 수정 2016.02.13 11:28        배근미 기자

ING생명 등 보험사들, 대학생 아이디어 활용 지하철 공익광고로...상품 개발 투입까지

‘미래고객’ 대학생 대상 인지도·홍보 효과 노려...아이디어·인재 선점은 덤

최근 보험사들이 ‘대학생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 대학생들의 역할이 ‘서포터즈’라는 이름으로 단순 봉사활동이나 이른바 취업을 미끼로 한 실적올리기에 그쳤다면 요즘은 그 활용도가 더 넓어진 모습이다.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지하철 공익광고로 활용하거나 신상품 개발에 따른 위험률 산출을 공모전으로 내걸고 대학생들을 장기간 상품 개발에 투입시키겠다는 보험사도 있다. 대체 무슨 이유일까.

◇"대학생 아이디어를 지하철 공익광고로...상품 개발 투입까지"

ING생명이 1일부터 수도권전철 분당선에 부착 시행하고 있는 '오렌지 하트 스티커' 캠페인 ⓒING생명 ING생명이 1일부터 수도권전철 분당선에 부착 시행하고 있는 '오렌지 하트 스티커' 캠페인 ⓒING생명

ING생명은 지난 1일부터 수도권전철 분당선에 ‘오렌지 하트 스티커’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난해 ING생명이 실시한 대학생 마케팅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작 가운데 하나로 서울 지하철 3호선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캠페인이다.

오렌지색 하트 스티커 위로는 ‘하트 위로 발 모으면 더 행복한 지하철’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스티커는 오는 4월 30일까지 분당선 1차량, 총 132개 좌석에 부착돼 운행될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이 반향을 일으키면서 ING생명은 캠페인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실제 보험상품 개발 과정을 공모전으로 내놨다. 휴학생과 졸업생을 포함한 전국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실제 상품화가 가능한 질병 및 재해 위험률 산출을 주제로 했다. 단순한 아이디어 공모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또 일회성에 그치는 일반 공모전과 달리 라이나생명 공모전 6개 수상팀은 공모전 이후에도 ‘상품협력위원’으로 위촉돼 분기별 위험률 산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보험상품 연구과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장기간에 걸쳐 현장에서 실무적 역량 강화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실제 보험위험률 산출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보험계리사회가 공모전 전반에 대한 조언과 심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도 한화생명은 전문 상품개발 인력이 멘토로 투입돼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보험 상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제1회 한화생명 대학생 보험 아이디어 공모전을 접수 진행 중이다. 이 공모전을 통해 채택된 아이디어가 실제 보험상품으로 출시될 경우 판매량의 1%가 사회공헌기금으로 적립돼 대학생 장학금, 청년 창업 지원 등에 사용된다.

◇'미래고객' 인지도·홍보 효과 노려...아이디어·인재 선점은 덤

보험사들은 ‘대학생 마케팅’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최신 트렌드에 걸맞는 대학생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함”이라고 입을 모은다. 보험상품 규제 완화로 인해 보험사 간 상품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품 기획과 아이디어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소비자 니즈가 다양해짐에 따라 고객의견이 적극 반영된 시장 친화적 상품개발이 곧 보험사의 필수 경쟁력”이라며 “특히 올해부터는 보험상품 개발이나 가격 규제가 자율화되면서 각 보험사들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생각들을 젊은 대학생들의 시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과 보험사 간 ‘윈윈전략’이라는 의견도 있다. 졸업 후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는 것이 보편적인 대학생들의 경우, 공모전을 통해 처음 보험과 보험사에 대해 접하게 된다. 공모전을 준비하는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레 보험사 이름이 들어간 공모전이 오고가면서 기업 인지도가 상승한다.

이후 장기간에 걸쳐 특정 보험사 공모전 준비를 하거나 활동을 하게 될 경우 아직 직접적인 보험소비자가 아니더라도 ‘미래고객’인 대학생들에게 ‘내 회사’라는 인식을 충분히 심어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좋은 인재 선점은 덤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에 대한 일반적인 사회적 여론이나 인식 자체가 아직까지도 상당 부분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아직 보험이 낯설 대학생들에게 이 같은 편견을 없애고 보험이라는 분야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공모전만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험에 대한 인식 뿐 아니라 우리 보험사에 대한 인지도나 이미지 역시 긍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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