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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벤션 효과 끝난 국민의당 '돌파구가 안 보여'


입력 2016.02.13 10:18 수정 2016.02.13 10:19        전형민 기자

'호남'이라고? '빛 좋은 개살구'일뿐…

'빨리 먹은 밥 체할라', 교섭단체 무리하면 '역풍'

결국은 '안풍', 하지만 안철수는 '사면초가'

지난 2일 대전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환호에 답하고 있는 박주선·주승용·천정배·안철수 의원과 한상진 창준위 공동위원장, 박주현 최고위원.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일 대전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환호에 답하고 있는 박주선·주승용·천정배·안철수 의원과 한상진 창준위 공동위원장, 박주현 최고위원.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당이 지난 2일 창당대회를 가지며 원내 3당으로 한국 정치사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지난달 27일 박주선 통합신당 추진위원장의 합류 이후 현역 의원의 합류가 끊겨 답보에 빠졌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은 컨벤션 효과도 끝났고 사실상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시나브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국민의당으로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정당법에서 명시한 원내교섭단체 활동에 대한 지원으로 추가로 받게될 세비 58억여 원도 중요하지만 교섭단체가 되면 여야 협상에서 협상의 파트너로서 인정받고 대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원식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교섭단체를 해야 우리가 (여야) 협상에 뛰어들어 목소리를 내면서 국민께 어필할 수 있다"며 "10000번 선거운동 하는 것보다 교섭단체 구성이 더 중요한 선거운동"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최 수석대변인은 "내부적으로 교섭단체를 하고 싶은 생각은 강하다"며 교섭단체를 향한 간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그토록 원하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물 건너 가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교섭단체 구성이 사실상 멀어지면서 추동력이 떨어진 국민의당이 총선을 앞두고 이슈몰이에 실패할 경우 지리멸렬 할 수 도 있다는 전망이 솔솔 나오면서 국민의당 내부에서 조차 '이러다 또 짐 싸는거 아니냐'는 비관론도 나온다. 정치평론가들은 국민의당의 현상황과 당면 과제, 해결책 등에 대해 '결국은 안풍(安風)'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 1. '호남'이라고? '빛 좋은 개살구'일뿐…

국민의당의 시원찮은 전북세를 두고 하는 말이다. 국민의당은 형식상 호남이라는 테두리로 전남과 전북을 묶긴 했지만, 총 19석 중 9석인 광주·전남에 비해 전북에서 국민의당 의석은 고작 2석에 불과하다. 그나마 나머지 전북의 현역 의원들이 지난달 18일 잔류를 선언하며 사실상 '옥쇄'에 들어가 더 이상의 탈당도 가능성이 적다.

기존의 지역 강자인 더불어민주당에서의 이탈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지역의 맹주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영입해야하지만 이 역시 시원찮다. 그나마 전북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카드는 정동영 전 장관이 유력하다. 하지만 정 전 장관의 영입도 여의치 않아보인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이 설 기간 동안 정 전 장관과의 만남을 시도했지만 정 전 장관이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12일 오후 한 언론을 통해 '정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민의당과 정 전 장관과의 연관은 더 멀어지는 추세다. 정 전 장관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임종인 전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이날 통화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것은 근거 없는 소리고 오보"라면서도 "애초에 더민주를 나온(탈당한) 계기가 특정 세력의 패권주의였다. 국민의당과는 노선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정계 복귀를 준비중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국민의당은 정 전 장관의 합류를 노렸으나 정 전 장관은 아직 응답하지 않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계 복귀를 준비중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국민의당은 정 전 장관의 합류를 노렸으나 정 전 장관은 아직 응답하지 않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2. '빨리 먹은 밥이 체한다', 교섭단체 억지로 꾸리면 '역풍'

'빨리 먹은 밥이 체한다'라는 속담처럼 아무리 교섭단체가 급하다고 해도 억지로 급하게 꾸릴 수는 없다. 교섭단체 구성에 몰입해 무소속 의원과의 '명분 없는' 연대를 하게될 경우 '돈 보고 정치하나', '잡탕당'이라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던 것은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더민주를 탈당한 최재천 의원의 합류였다. 하지만 이 역시 최 의원의 적절한 당내 역할로 거론된 사무총장에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가 자신의 최측근인 박선숙 전 의원을 앉히면서 요원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최 의원의 합류는 수도권의 의원 두세 명의 합류를 추가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평가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 한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우여곡절 끝에 교섭단체를 구성해도 향후 공천 과정에서 분열만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차라리 총선으로 교섭단체 구성하는 것을 노리는게 명분도 있고 모양도 사는 길'이라는 주장도 있는 만큼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 3. 결국은 '안풍', 하지만 안철수 '사면초가'

결국 국민의당이 가진 카드 중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아직 남아있는 '안철수 바람', 안풍을 이용해 이슈몰이 후 그 기세를 타고 수도권 지원유세를 다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조차도 선결되어야할 과제가 있다. 바로 안 공동대표의 지역구인 '노원병'에 대한 정리다.

서울 노원병 지역구는 현역인 안 공동대표와 이준석 새누리당 예비 후보, 이동학 더민주 예비후보가 삼자대결을 벌이는 구도다. 그런데 당연히 현역이자 당의 대표로서 프리미엄으로 유리해야할 안 공동대표가 이들과의 대결에서 마냥 유리하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년'의 몫으로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낸 이준석 예비후보나 역시 '청년'몫 더민주의 혁신위원을 지낸 이동학 예비후보가 '새정치'를 하겠다며 '참신함'을 강조하는 안 공동대표보다 훨씬 더 '참신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당의 승리를 위해 안 공동대표가 자유유세를 선택할 경우, 지역구 관리에 소홀해지면서 최악의 경우 재선에 실패할 수도 있다. 따라서 당 내부에서는 안 공동대표가 비례대표를 받고 '자유유세'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병의 출마여부를 놓고 '사면초가'에 빠진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 국민의당은 안 공동대표의 '자유유세' 지원이 절실하지만 안 공동대표가 비례대표를 받을 경우 '껄끄러운 상대를 피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병의 출마여부를 놓고 '사면초가'에 빠진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 국민의당은 안 공동대표의 '자유유세' 지원이 절실하지만 안 공동대표가 비례대표를 받을 경우 '껄끄러운 상대를 피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안 공동대표의 딜레마는 여기서 기인한다. 만약 노원병 지역구를 버리고 비례대표로 출마할 경우 그동안 수차례 노원병 출마의지를 밝혀오던 스스로의 발언을 뒤엎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 없으니 도망간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례 순위에 따라 '안정적인 당선을 위한 꼼수'와 '정당투표 저조 리스크'가 있다. 반대로 노원병 출마를 고집할 경우 이겨야 '본전'이고, 지면 '치명상'이다. '사면초가'인 셈이다.

겨우 창당을 끝마쳤지만 '산 너머 산'인 국민의당이 올해 첫 교섭단체 등록일까지 어떤 돌파구를 마련하고 총선을 치러낼지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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