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축구도 귀족 스포츠?’ 유럽축구, 티켓 가격 논란


입력 2016.02.13 15:11 수정 2016.02.13 15:11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리버풀과 도르트문트 팬들, 경기 도중 집단 항의 표출

대도시 연고의 빅클럽으로 갈수록 티켓 가격 높아지는 추세

지난 10일(한국시각) 독일 슈트트가르트 메르세데스벤츠아레나에서 열린 ‘2015-16 DFB포칼(독일축구협회컵)’ 8강전에서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티켓 가격 인상에 성난 팬들이 던진 테니스공을 치우고 있다. ⓒ 게티이미지 지난 10일(한국시각) 독일 슈트트가르트 메르세데스벤츠아레나에서 열린 ‘2015-16 DFB포칼(독일축구협회컵)’ 8강전에서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티켓 가격 인상에 성난 팬들이 던진 테니스공을 치우고 있다. ⓒ 게티이미지

최근 유럽축구계는 티켓 가격으로 인해 구단과 팬들의 신경전이 큰 이슈가 됐다.

실제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 등에서 잇따라 팬들이 구단의 티켓 가격 인상에 반감을 품고 집단적으로 항의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지기도 했다.

리버풀 팬들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안필드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32분 갑작스럽게 집단 퇴장하며 구단의 티켓 가격 인상에 반감을 표시했다. 도르트문트팬들은 10일 슈투트가르트와의 독일 DFB 포칼 8강전에서 응원을 거부하고, 전반에만 수백 개의 테니스공을 그라운드로 던지며 분노를 표출했다.

축구 산업이 성장하고 물가가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경기 티켓 가격도 인상되는 추세다. 그런데 일부 구단들의 경우, 팬들의 여론을 수렴하지 않고 새 시즌마다 티켓 최고가를 최대 30~40%이상 일방적으로 인상하려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팬들의 반발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열성팬들이 많기로 소문난 리버풀은 팬들의 격한 반응에 움찔해 결국 홈페이지를 통한 공개 사과와 함께 가격 인상을 취소하고 두 시즌 간 동결을 선언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일부 구단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빅리그, 그 중에서도 대도시 연고의 빅클럽으로 갈수록 티켓 가격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전 세계적으로 입장권이 가장 비싸기로 소문난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현재 1부리그 기준 입장권 평균가는 최저가 기준 30.7파운드(약 5만 4000원)에 이른다. 평균 가격이 가장 비싼 구단은 런던 북부를 연고로 하는 아스날로 1등석 티켓 가격은 약 97파운드(16만 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리그 내 최저가를 기록 중인 본머스(32파운드)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축구계의 이러한 티켓 가격 상승은 거대 자본의 유입과 선수 인건비의 천문학적 상승이라는 순환구조로 연결된다. 대자본을 보유한 거대 기업이나 신흥 갑부들이 축구시장에 뛰어들며 씀씀이가 커졌고 스타급 선수들의 몸값도 자연히 크게 상승했다. 수익을 내야하는 프로구단들은 자연히 지출한 만큼의 비용을 거둬들여야 한다. 결국 그 돈은 고객의 호주머니에서 나올 수밖에 없고, 만만한(?) 홈경기 티켓에 결국 손을 대고 말았다.

팬들의 불만은 여기서 극에 달한다. 축구가 언제부터 ‘귀족 스포츠’가 됐냐는 것이다. 애초 축구가 가장 대중적이고 글로벌한 스포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남녀노소, 세대와 인종, 빈부의 격차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접근성이 큰 장점이었다. 하지만 지나친 상업화의 부작용 속에 축구를 경기장에서 관람하는 것도 이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가 돼가고 있다.

그나마 팬들의 시위로 구단의 일방통행을 저지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유럽 특유의 강력한 팬 파워가 아직 건재하기 때문이다.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팬들의 공감대와 동행하지 못하는 일방적 상업화는 결국 축구시장을 더욱 왜곡할 뿐이다.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준목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