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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춘제 당일 몽콕, 어묵혁명인가 폭력시위인가


입력 2016.02.11 12:08 수정 2016.02.11 12:08        스팟뉴스팀

30여 년만에 경고사격이 시민 흥분 촉발해. 본토민주전선 배후설도

홍콩에서 춘제 당일 노점상 단속에 반발한 시민들의 항의가 폭력 시위로 변질해 100여 명이 부상하고, 63명이 연행됐다. 사진은 홍콩 현지언론 TVB 뉴스보도화면 캡처. 홍콩에서 춘제 당일 노점상 단속에 반발한 시민들의 항의가 폭력 시위로 변질해 100여 명이 부상하고, 63명이 연행됐다. 사진은 홍콩 현지언론 TVB 뉴스보도화면 캡처.

홍콩에서 중화권 최대 명절인 춘제(음력설) 밤 노점상 단속을 둘러싼 충돌이 폭력 시위로 변질한 가운데, SNS 등을 중심으로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하는 여론이 번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8일 오후(이하 현지시각) 홍콩 식품위생국 직원들이 무허가 노점상 철거를 지시하자, 춘제 당일이라 몽콕에 나와 있던 시민들이 노점상 주인들과 함께 반발했다.

이어 경찰의 경고사격에 사망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돌자 흥분한 시위대는 무장 경찰을 향해 벽돌을 던지며 쓰레기에 불을 질렀고, 경찰은 후추 스프레이와 경찰봉을 사용해 시위 진압을 시도했으며 30년 만에 시위대에 총을 겨누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100여 명이 부상하고, 시위를 취재하던 언론인 4명도 다쳤다. 10일까지 15세부터 70세에 이르는 홍콩 시민 63명이 체포됐다. 다만 경고사격에 사망자가 나왔다는 소문은 한 시민이 크게 상처를 입으면서 난 것이었을 뿐, 실제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연행된 인원 중 홍콩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본토민주전선의 에드워드 렁 대변인이 있었으며, 본토민주전선이 페이스북에 “복면과 마스크,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현장으로 나오라”고 독려한 점으로 이들이 배후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렁춘잉 홍콩행정장관은 이번 충돌에 대해 “몽콕에서 시위대 수백 명이 불을 지르고, 쓰러진 경찰관에게 벽돌을 던지는 등 폭력 행위를 저질렀으며, 언론을 공격했다”고 강도 높게 시위대를 비판했다.

홍콩 경찰도 “경찰은 공공의 안전과 질서를 위해 경찰봉과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해산 요청을 무시한 시위대를 규탄했다. 하지만 경고 사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SNS에서는 ‘#Fishballrevolution(어묵 혁명)’이라는 해시태그에 “시위대는 갱단이 아니라 홍콩인들이었다”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비판하는 게시물과 대만 등 중화권 SNS 이용자들이 홍콩 시민의 안전을 기원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인터뷰한 몽콕 거리의 노점상 면허 취득자는 “춘제에는 무허가 노점상을 눈감아 주는 것이 관례였는데 최근 당국이 지나치게 엄격해지고 있다”며 왜 하필 설 당일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모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홍콩 내에서는 이러한 시위가 과격·폭력 시위로 변질한 것이, 중국의 눈치를 보는 렁춘잉 행정장관의 모습에 홍콩의 정체성이 훼손되면서 시민들이 좌절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의 전 보안국장인 레지나 입법위원은 “고용과 주택, 교육 문제가 젊은이들이 길을 잃고 폭력에 의존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몽콕 지구가 스트리트 푸드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자 주말에 한해 차량을 제한하고 자유롭게 좌판을 깔던 곳이며, 어묵은 노동자 계급을 상징하는 음식”이라며 “홍콩 당국의 노점상 정책이 중국 본토 자본을 위한 일방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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