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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발한 1000억’ 리버풀, 여전한 수아레스 빈 자리


입력 2016.02.12 15:12 수정 2016.02.12 15:1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수아레스 보내고 확보한 이적료 허튼 곳 투자

3년째 최전방 공격수 자리 여전한 고민

리버풀은 3년째 수아레스의 빈 자리를 메우지 못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리버풀은 3년째 수아레스의 빈 자리를 메우지 못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공격수 크리스티안 벤테케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벤테케는 지난 10일(한국시각) FA컵 4라운드 재경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 선발 출전해 120분 풀타임을 뛰었지만 골은 터뜨리지 못했다. 팀도 1-2로 패하며 허무하게 탈락했다.

이날 리버풀의 날린 팀 슈팅 20개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9개가 벤테케의 것. 최전방 공격수로서 빈약한 골 결정력이 드러났다 할 수 있다.

벤테케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리그 21경기 6골에 그치고 있다. 최악은 아니라고 하지만 리버풀이 벤테케를 영입하면서 투자한 3250만 파운드(약 593억 원)의 몸값을 떠올리면 실망에 가깝다. 벤테케의 마지막 득점은 지난해 12월30일 선덜랜드 원정이었고, 2016년 들어서는 벌써 11경기 째 득점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브랜든 로저스 전 감독에 이어 새롭게 부임한 위르겐 클롭 감독 역시 벤테케에게 꾸준히 믿음을 보내고 있지만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벤테케와 함께 초반 몸값 못하는 공격수로 꼽혔던 웨인 루니(맨유)나 디에고 코스타(첼시) 등도 시즌 후반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벤테케의 길어지는 부진은 더욱 아쉬움을 자아낸다.

리버풀의 공격수 딜레마는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의 이적 이후로 시작됐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던 수아레스는 3년간 리버풀을 넘어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최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다. 절정기였던 2013-14시즌은 리그에서만 31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리버풀은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EPL 출범 이후 가장 우승에 근접했던 시즌이었다.

인종차별 논란과 핵이빨 사건 등으로 인성 문제를 둘러싼 구설도 많았지만 기량 하나만큼은 의심의 여지없는 ‘월드클래스’였던 수아레스였기에 그를 떠나보내야 했던 리버풀 팬들의 아쉬움을 클 수밖에 없었다.

수아레스는 2014년 바르셀로나 이적 이후 리오넬 메시-네이마르와 함께 세계 최고의 공격진으로 꼽히는 MSN 트리오를 결성하며 바르사의 트레블을 이끌었다.

리버풀은 당시 수아레스를 떠나보내는 대가로 8100만 유로(약 1070억 원)의 이적료를 확보했다. 이 돈을 고스란히 수아레스의 공백을 메우는데 투자됐다. 하지만 문제는 들인 돈에 비하여 영입의 질이 형편없었다는데 있다. 수아레스의 대체자로 거론됐던 마리오 발로텔리-리키 램버트-벤테케-대니 잉스 등으로 이어지는 영입은 리버풀 팬들에게 악몽만을 선사했다.

설상가상 수아레스가 있던 시절 함께 날았던 다니엘 스터리지는 유리몸으로 전락했고, 팀의 미래로 꼽혔던 라힘 스털링은 구단과 갈등을 빚다가 맨시티로 떠났다. 그나마 클롭 감독 부임 이후 로베르토 피르미누가 해결사로 부상하면서 숨통을 트여줬지만 여전히 타 빅클럽들의 정상급 공격수들에 비하면 무게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최근 몇 년간 리버풀의 이적시장, 특히 공격수 영입 부문은 영원한 앙숙인 맨유와 함께 최대 실패 사례를 거론할 때 단골로 회자되고 있다. 고만고만한 선수 3~4명의 영입으로 특급 선수 1명의 자리를 대체할 수 없다는 좋은 교훈이기도 하다. 돈은 돈대로 쓰고 비난은 비난대로 먹고 성적도 안 나는 리버풀 수뇌진의 심기가 더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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