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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억’ 판 할 사용 이적료, 퍼거슨의 절반?


입력 2016.02.09 07:54 수정 2016.02.09 08:1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지난 2년간 막대한 이적료 사용하고도 성적 저조

무색무취, 특별한 축구 철학 보이지 않아 고심

판 할 감독은 퍼거슨 사용 이적료의 절반을 쓰고도 우승 경험이 없다. ⓒ 게티이미지 판 할 감독은 퍼거슨 사용 이적료의 절반을 쓰고도 우승 경험이 없다. ⓒ 게티이미지

잉글랜드 프로 축구 역대 최다 우승(20회)에 빛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이전과 이후로 역사가 나뉜다.

맨유는 1950년대 우승을 차지하며 리그 내 강호 반열에 올라섰지만, 클럽 역사상 가장 끔찍한 사건으로 기억되는 뮌헨 비행기 참사로 주축 선수 대부분을 잃으며 침체기에 빠져들었다.

다행히 기적적으로 생존한 맷 버스비 감독이 빠르게 팀을 재건시키며 60년대 두 번의 타이틀을 얻어냈지만, 7~80년대 리버풀의 아성에 눌리며 왕좌에 오르는데 30년의 시간을 더 필요로 했다.

그리고 1986년 11월, 맨유 구단은 알렉스 퍼거슨을 선임하며 클럽 최고의 전성기를 맞는다. 퍼거슨 감독은 맨유를 이끈 27년 동안 리그 13회, UEFA 챔피언스리그 2회 등 무려 38개의 트로피를 휩쓸었고 2012-13시즌 리그 우승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 맨유는 부침을 겪고 있다. 퍼거슨 후계자의 적임이라고 평가받았던 데이빗 모예스 감독은 선수들과의 불화와 성적부진으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되고 말았다. 당시 맨유는 7위에 머물렀는데 이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기도 했다.

다시 칼을 빼든 맨유는 세계적 명장 루이스 판 할 감독을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판 할 감독도 퍼거슨이 이룩했던 영광을 재연하는데 무리인 모습이다. 맨유는 지난 시즌 4위로 올라서며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하는데 성공했지만 2년 차인 올 시즌 여러 부분에서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공, 수의 연결 고리가 헐거워진 모습이며 이로 인해 저조한 경기력이 매 경기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빠르고 유기적인 움직임이었던 맨유 특유의 팀 컬러는 완전히 실종된 모습이다.

맨유 팬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하는 부분은 역시나 이적료다. 판 할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지출하며 부족한 부분을 메워나가고 있지만 실효성 면에서는 낙제점에 가깝다.

맨유는 지난 시즌 EPL 이적료 역대 최고액을 기록한 앙헬 디 마리아를 영입했지만 불과 한 시즌 만에 PSG로 떠났고, 멤피스 데파이, 모건 슈네이더린 등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한 선수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맨유 연착륙에 애를 먹고 있다. 앙토니 마샬이라는 특급 유망주도 데려왔지만 활약 여부를 떠나 오버페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맨유 감독들의 이적료 사용 현황. ⓒ 데일리안 스포츠 맨유 감독들의 이적료 사용 현황. ⓒ 데일리안 스포츠

판 할 감독이 맨유 부임 후 지난 2년간 지출한 이적료는 무려 3억 3505만 유로(약 4488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임인 데이빗 모예스 감독이 1년간 맨유서 사용한 7796만 유로(약 1044억 원)보다 약 5배에 달한다.

퍼거슨 감독 시대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판 할 감독의 과다 지출은 더욱 눈에 띈다. 퍼거슨 감독은 26년간 총 7억 8332만 유로(약 1조 493억 원)를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성공과 실패 영입이 공존했지만 퍼거슨 감독은 38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맨유라는 클럽을 세계적 브랜드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반면, 판 할 감독은 고작 2년간 퍼거슨이 사용한 액수의 약 절반을 쓰고도 아직까지 우승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비난을 받았던 모예스 감독조차 1개 트로피(커뮤니티 실드)를 일궈냈지만, 판 할의 2년차는 여전히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축구 이적시장은 2000년 이후 급속히 몸집을 불렸기 때문에 퍼거슨의 26년과 판 할의 2년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데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또한 판 할의 주장대로 퍼거슨 역시 부임 초기에는 성적을 내지 못해 경질설에 시달렸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시대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판 할의 선수 영입은 실패작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카우트 발전으로 선수에 대한 분석이 과거보다 더 정확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판 할 감독이 주도한 영입의 대부분은 맨유의 구멍을 메우기는커녕 오히려 저조한 경기력의 직접적 원인이 되기 일쑤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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