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헨드릭스 잡은 톰슨의 재평가 '풍랑주의보'


입력 2016.02.10 11:22 수정 2016.02.11 11:4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실질적 최강자로 꼽혔던 헨드릭스에 화끈한 KO승

폭풍전야 웰터급에 새 파장 일으킬 파이터로 급부상

거함 헨드릭스를 침몰시킨 톰슨이 ‘폭풍전야’ UFC 웰터급의 새로운 풍랑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POTV 중계화면 캡처 거함 헨드릭스를 침몰시킨 톰슨이 ‘폭풍전야’ UFC 웰터급의 새로운 풍랑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POTV 중계화면 캡처

UFC 웰터급 '원더보이' 스티븐 톰슨(32·미국)의 상승세가 매섭다.

톰슨은 지난 8일(한국시각) ‘UFC FIGHT NIGHT 82’ 메인이벤트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챔피언 출신의 빅네임 조니 헨드릭스(32·미국)와 맞붙어 예상을 깨고 TKO승을 거뒀다. 헨드릭스의 제물이라는 당초의 평가를 완전히 뒤집는 대이변이다.

압도적으로 기울어졌던 경기 전 전망에서도 알 수 있듯, 톰슨의 승리는 올해 최고의 이변 중 하나다. 무시무시한 완력과 레슬링 실력을 갖춘 헨드릭스는 타격가를 스탠딩에서 한 방에 넉 아웃시키고, 그래플러를 번쩍 들어 옥타곤 바닥에 메다꽂을 정도의 균형을 이룬 파이터다. 맷집과 내구력도 뛰어나 난타전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톰슨과의 경기 전까지 헨드릭스는 10경기에서 8승(2패)을 따냈다. 2패는 전·현 챔피언 조르주 생 피에르(35·캐나다)와 로비 라울러(34·미국)에 당한 것이었지만 모두 접전 끝에 아슬아슬하게 당한 패배로 편파판정 논란에 휩싸였다. 헨드릭스의 손이 올라가도 무방한 경기들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10전 전승이 될 수도 있었다. 헨드릭스를 실질적인 웰터급 최강자로 꼽던 이유다. 체중 감량 실패와 다소 소극적이고 지루했던 경기 내용으로 인해 주최 측에 미운털이 박혔던 것일 뿐, 실력만 놓고 보면 얼마든지 챔피언을 탈환할 수 있는 파이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런 헨드릭스를 톰슨이 꺾었다. 톰슨은 헨드릭스전 이전까지 5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지만 ‘지옥의 체급’으로 불리는 웰터급에서 상위권 경쟁을 펼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는 혹평이 많았다. 좋은 신체조건에 가라데를 베이스로 한 탄탄한 타격 능력은 일품이었지만 무게중심이 높고 그래플링 등에서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것이 이유였다.

톰슨은 상위권 강자들과 매치업이 거의 없었다. 맷 브라운(35·미국) 정도가 상위 랭커와의 맞대결이었지만 당시 톰슨은 판정 끝에 분패했다. 타격가 브라운의 그래플링에도 고전하며 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웰터급 상위랭커들은 타격을 주특기로 하는 선수들도 수준 높은 그라운드 능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헨드릭스를 넉아웃으로 잠재운 것은 의미가 크다. 한창 좋았을 때에 비하면 컨디션이 떨어져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헨드릭스는 챔피언 라울러를 비롯해 어떤 상위권 강자들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거물이다. 그런 헨드릭스를 맞이해 톰슨은 스탠딩에서의 화끈한 타격으로 승리했다. 팬들과 관계자 사이에서 ‘톰슨의 재평가’가 이뤄지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날 경기에 나선 톰슨과 헨드릭스의 전략은 간단했다. 신장 우위를 점한 데다 발차기 등 다양한 원거리 옵션을 보유한 톰슨은 무조건 옥타곤을 넓게 써서 자신의 거리에서 공격을 펼치는 것이 옳았고, 반대로 헨드릭스는 공간을 좁혀 근거리에서 승부를 펼치는 것이 키포인트였다.

이를 입증하듯 헨드릭스는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정통 스트라이커 타입의 톰슨은 자신의 거리를 완벽하게 잡고 싸우는 스타일이다. 원거리에서 다양한 가라데식 발차기로 상대를 흔들고 거리가 좁혀지면 펀치를 통해 충격을 주거나 다시금 거리를 벌린다.

이러한 유형의 타격가는 특유의 리듬감을 흔들 필요가 있다. 톰슨 같이 원거리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수들은 그러한 패턴에 문제가 생겼을 때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초반 헨드릭스가 거리를 좁히며 들어갔을 때 클린치나 테이크다운 공격이 효과적으로 통했다면 톰슨은 타격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 분명하다.

최근 들어 레슬링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던 톰슨의 그래플링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헨드릭스의 뻔한 그래플링 공격은 번번이 수비에 막혔고, 그로인해 진흙탕 싸움이 불가능해졌다. 자신감을 얻은 톰슨은 안정적으로 거리를 잡고 발차기를 날렸고 오히려 헨드릭스의 리듬이 깨졌다.

강력한 펀치 한 방을 갖췄지만 신체조건이나 다양한 타격테크닉에서 톰슨과 정석적인 타격전은 힘들었다. 톰슨은 미들, 하이킥은 물론 나래차기, 뒷차기 등 다양한 발차기를 구사했고 어정쩡한 거리에서는 긴 리치를 살린 스트레이트로 헨드릭스에게 데미지를 입혔다.

옵션이 다양할뿐더러 가라데 특유의 리듬감을 살린 타격이 엇박자로 날아들어 헨드릭스는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결국 맷집좋은 헨드릭스가 1라운드 3분 31초 만에 옥타곤 바닥에 무너져 내리는 이변이 일어났다. 거함 헨드릭스를 침몰시킨 톰슨이 ‘폭풍전야’ UFC 웰터급의 새로운 풍랑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종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