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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본 스타들의 군입대 '변천사'


입력 2016.02.10 06:52 수정 2016.02.10 06:53        민교동 객원기자

남자 연예인의 군복무, 여전히 뜨거운 감자

유승준 사태 후 더 민감…입대 전 바뀐 풍속도

평소 방송에서 건강해 보이던 유명 연예인이 몸이 어딘가 좋지 못해 군면제를 받았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청소년의 우상이었던 연예인이 정신 질환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데일리안DB_연합뉴스 평소 방송에서 건강해 보이던 유명 연예인이 몸이 어딘가 좋지 못해 군면제를 받았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청소년의 우상이었던 연예인이 정신 질환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데일리안DB_연합뉴스

연예인 군복무 트렌드 변화의 시발점은 단연 유승준이다. 아니 그로 인해 대중이 연예인의 군 복무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일 지도 모를 정도다.

사실 1990년대 까지 연예인의 군복무는 수면 아래에서 각종 논란만 불거졌을 뿐이었다. 당시에는 연예인의 군면제가 화제였다. 평소 방송에서 건강해 보이던 유명 연예인이 몸이 어딘가 좋지 못해 군면제를 받았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청소년의 우상이었던 연예인이 정신 질환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특히 대중들이 잘 모르는 희귀한 질병으로 군 면제를 받은 연예인도 많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 불법적인 병역 기피의 의혹까지 제기될 만한 상황과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다 유승준 사태가 터졌다. 병영법이 개정되며 이중국적자인 군 미필 연예인들이 국내에서 연예 활동을 하는 등의 경제 활동을 지속하려면 하나의 국적을 버려야만 하게 됐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의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고 해외로 떠난 연예인들도 꽤 있다. 반면 유승준은 한국 국적을 선택하고 군에 입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다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그렇게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국적을 선택한 유승준은 지금까지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더욱 치명적인 사건은 장혁 송승헌 등 톱스타들이 대거 연루된 병역비리 사건이었다. 지난 2004년 톱스타 송승헌, 장혁, 한재석 등이 소변검사를 조작해 사구체신염 판정을 받아 군 면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송승헌 장혁 한재석 등은 모두 군에 입대해야 했다.

당시 엄청난 비난 여론이 불거졌지만 이들은 모두 발 빠르게 군에 입대했으며 현역 복무를 무사히 마쳤다. 비록 병역비리로 물의를 빚었지만 결국 군 복무를 마쳤다는 부분이 유승준과 달랐다. 이들은 군 복무가 끝난 뒤 다시 연예계 활동을 재개했으며 장혁의 사례처럼 오히려 군 복무 이후 더욱 만개한 톱스타도 있다.

연예인 군 입대 트렌드 변화에 가장 큰 획을 그은 인물은 단연 문희준이다. 문희준은 지난 2005년 군에 입대한다. 군 입대 전 문희준은 연예인 안티문화의 중심이었다. 100만 안티팬이 있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였다. 아이돌 그룹 HOT 출신인 문희준은 그룹 해체 이후 솔로 락커로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안티팬이 급증했다. 심지어 당시에는 온라인에서 문희준을 비하하는 게 하나의 문화가 됐을 정도다.

그렇지만 군 입대가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유승준 사태를 겪고 송승헌, 장혁 등이 연루된 병역 비리 사건을 경험한 대중은 연예인의 군 입대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참 그런 분위기가 만연한 상황에서 문희준은 당당히 군에 입대했다. 무사히 군 복무를 나치고 돌아온 문희준은 입대 전에 확보해 놓은 커다란 것을 잃었다. 100만 대군이나 되던 안티팬이 사라져 버린 것. 대신 문희준은 1000만 명 이상을 얻었다.

안티 문화의 중심이던 문희준은 군 복무를 계기로 호감형 연예인의 대표주가가 됐다. 한창 바쁘게 활동하던 남자 연예인에게 군 복무 공백이 치명타가 될 수 있다던 당시의 통념을 문희준이 완벽하게 바꿔 높았다. 당시 군에 입대해서 군 복무를 마치는 당연한 행동만으로도 엄청난 이미지 쇄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 이후 연예인들은 문희준의 사례처럼 당당히 군에 입대하는 것을 홍보했다. 연예인이 군에 입대할 때마다 훈련소까지 언론과 팬들이 몰려가는 문화가 바로 그 즈음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또 다시 불거진 병역 비리. 이번에는 방위산업체 대체 복무가 문제가 됐고 그 중심에는 싸이가 있었다. 싸이는 이미 대체 복무로 군 복무를 마친 상황이었지만 재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미 결혼해 가정까지 꾸린 싸이는 그렇게 다시 훈련소에 입소했다. 방위산업체에서 군 복무를 대체했지만 대체 복무의 경우에도 훈련소에는 입소한다.

군에 다녀온 남성들이 두 번 다시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훈련소에 싸이는 정말로 두 번이나 다녀왔다. 그렇게 싸이는 군에 두 번 다녀온 남성이 됐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군복무를 했고 이를 통해 전역할 때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런 싸이의 모습에 대중은 박수갈채를 보냈고 싸이 역시 전역 이후에도 군 관련 행사에 열심히 참여하는 등 긍정적인 자세로 화답했다. 그리고 결국 싸이는 월드 스타가 됐다.

최근 남자 연예인들이 가장 꿈꾸는 군 복무의 이상형은 바로 현빈이다. 현빈은 군 입대를 앞두고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출연하며 말 그대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다. 이로 인해 엄청난 CF를 촬영했다. 현빈의 인기가 폭발적이지만 곧 군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터라 기업들은 군 입대 이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버전의 CF를 미리 찍어 뒀다. 이로 인해 현빈은 군 복무 중이지만 각종 CF를 통해 현빈은 꾸준히 대중 가까이에서 호흡했다. 물론 거액의 CF 출연료를 챙긴 것은 기본이고.

이로 인해 현빈은 군 복무 공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다시 연예계로 돌아왔다. 이런 현빈의 케이스를 따라하고 싶은 연예인들이 많다. 이런 까닭에 요즘 군 미필 남자 연예인들은 입대 시점이 아닌 입대 전 마지막 작품 선정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나 군대 간다’라는 노래를 남기고 군에 입대한 이승기가 눈길을 끈다. 이승기는 아예 자신이 군에 복무하고 있는 기간에 개봉할 영화를 미리 찍어 두고 군에 입대했다. 남자 연예인에게 군 입대는 2년여의 활동 공백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승기의 경우 그 2년여의 공백 기간에 출연 영화가 개봉을 한다. 군 복무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도입한 것.

물론 관건은 흥행 여부다. 요즘 극장가는 경쟁이 치열해 흥행에 실패할 경우 일주일도 극장에 걸리지 못한 채 사라지는 영화도 많다. 이승기 역시 만약 출연 영화가 그런 흥행 참패를 할 경우 이를 통한 군 복무 공백 채우기도 불가능하다. 실제로 이승기는 지난 해 영화 ‘오늘의 연애’를 통해 영화계에 첫 발을 내딛었지만 흥행 실패로 그리 큰 화제는 되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승기가 미리 찍어 두고 입대한 영화는 영화 '관상'을 잇는 역학 시리즈 두 번째 사극 영화 ‘궁합’으로 기대치가 높은 작품이다. 상대 배역 역시 요즘 충무로에서 각광받는 심은경이다. ‘관상’의 흥행세를 ‘궁합’이 다시 한 번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할 경우 이승기는 첫 흥행작 영화를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올릴 수 있게 되며 군 복무 공백도 최소화 할 수 있게 된다.

‘오늘의 연애’로 주춤했지만 ‘궁합’이 성공할 경우 영화사들이 군 복무 중인 이승기의 컴백작으로 자신의 영화를 고를 수 있도록 엄청난 캐스팅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까지 연출된다면 공백 최소화에 이어 화려한 연예계 컴백까지 가능해질 수 있다. 따라서 ‘궁합’의 성공으로 이승기가 관련 효과를 톡톡히 누린다면 군 입대를 준비 중인 연예인들에겐 현빈과 더불어 또 하나의 이상적인 군 입대 롤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팟연예 기자 (spote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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