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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연대는 시한폭탄? 국민의당 '폭발' 초읽기 돌입


입력 2016.02.06 09:58 수정 2016.02.06 09:58        이슬기 기자

안철수 측 "더민주와 연대 절대 없다" 거듭 반대

김한길-천정배 "수도권 부분적 단일화 필요" 반박

2일 대전시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대회에서 대표로 합의추대된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이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이 총선에서 열심히 뛰어달라는 의미로 선물한 운동화를 목에 걸고 함께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일 대전시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대회에서 대표로 합의추대된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이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이 총선에서 열심히 뛰어달라는 의미로 선물한 운동화를 목에 걸고 함께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당표 '시한폭탄'이 점화됐다. 지난 2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 준비가 시작되면서, 더불어민주당과의 선거 연대를 두고 벌써부터 내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선거대책위원장이 사실상 계파 수장격으로 공동대표로 당권을 나눴지만, 제각각의 주판알을 굴리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창업주인 안 대표는 '연대는 곧 정치적 사망'이란 입장에 변화가 없다. 더민주와 연대를 할 경우, 기존의 거대 양당 간 대결 구도가 조성되기 때문에 제3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정체성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19대 총선 당시에도 야권이 선거 연대를 했지만, 오히려 '종북 세력과의 연대'라는 프레임 공격에 더해 여당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낭패를 당한 전력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굳다.

특히 지난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으로 안 대표와 결별했다가 최근 재결합한 김성식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안 대표가 더민주와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전제로 국민의당에 합류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창당 준비 과정에서 안 의원의 오랜 삼고초려 끝에 마음을 돌이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최고위원은 "오랫동안 극한 대립을 해온 국회가 계속 이대로 갈 건가, 아니면 제3정당 혁명으로 한국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꿀 건가라는 관점에 우리는 서있다"라며 "인위적인 선거연대는 절대 우리가 갈 길이 아니다"라고 확언했다. 더민주와의 선거 연대에 대해선 "유권자의 선택 기회를 봉쇄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또 "한국정치가 지금 '과거로 돌아가느냐' 아니면 '미래로 가느냐'라는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제3정당 혁명'을 재차 강조한 뒤 "정말 정정당당하게 기득권 양당 구도와 맞서겠다고 우리가 처음 약속했던 만큼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길을 걸어 가겠다"고 말했다.

야권분열로 인해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승리, 설사 패배의 책임을 안게 된다 해도 우선은 '거대 양당 구도 타파'라는 가치에 도전장을 내미는 게 국민의당이 '살 길'이라는 논리다. 익명을 요청한 더민주 한 핵심 인사는 "안철수의 딜레마다. 연대 안하면 패배 책임론, 연대하면 새정치 어쩌구 하는 건 끝이다. 국민의당에선 무게중심을 어디 두느냐가 서로 다 다르다"고 했다.

반면 안 대표의 '옛 창립동지' 김한길 위원장의 셈법은 더욱 또렷해지고 있다. 당장 본인이 탈당할 때부터 "통합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고, 탈당 직후부터 야권 연대 등 통합 작업에 힘을 쏟아왔다. '전략가'라는 별명이 따라붙을 만큼 정치와 선거에 대해선 전문가인 그는 이번 총선에서도 선거 연대 등 통합을 위한 작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일각에선 김 위원장과 더민주 간 '거래설'까지 나돌 정도다. 더민주가 김 위원장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에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수도권 일부에서 양당 간 후보 단일화를 할 수 있도록 김 위원장이 안 대표를 설득하겠다는 내용이다. 수도권 선거 전략을 담당하는 더민주 한 관계자는 "광진갑에서 우리가 후보를 내면 김한길도 승리가 절대 쉽지 않다"며 "후보를 따로 안 내되 다른 지역은 연대하도록 다리 역할을 약속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천정배 대표 역시 호남에선 경쟁을 하되 수도권에선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주장해왔다. 앞서 천 대표의 '국민회의' 당시 합류한 한 야권 인사에 따르면, 천 대표가 수도권에서 더민주와 연대해 단일 후보를 내기로 일정 부분 합의를 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정과 가까운 주승용 원내대표도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막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수도권 일부지역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주장한 바 있다.

국민의당내 그룹간의 이러한 이견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최근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2월 첫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제20대 총선에서 야권 연대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안철수 의원 지지층에서는 59.1%에 달했지만, 국민의당 지지층에서는 63.3%가 필요하다고 응답해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는 오히려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다. 물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자당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예상되긴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선 여전히 제1야당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국민의당이 단일화를 끝내 거부할 경우 '패배 책임론'으로 공세를 펼칠 충분한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새누리당 과반의석 저지'를 이유로 선거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을 조성하는 분위기다.

한편 국민의당 측은 야권 분열 책임론이나 안 대표의 대권가도에 문제가 생긴다는 논리는 더민주 측의 협박성 주장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원식 국민의당 대변인은 더민주와의 후보 단일화에 대한 질문에 "유도질문하지 마라"며 답변을 한사코 거부했다. 그는 "선거에서 (여당이 어부지리로 승리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거나 책임론 같은 것은 그때가서 말할 문제지, 지금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분명히 우리 자체적으로 후보를 내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그런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 다른 질문 하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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