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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 "결혼? 때가 되면…사랑은 천천히"


입력 2016.02.17 09:16 수정 2016.02.19 09:04        부수정 기자

'좋아해줘'서 함주란 역 맡아 김주혁과 호흡

"자연스럽고 편안한 만남 선호, 결혼은 아직"

배우 최지우가 영화 '좋아해줘'를 통해 8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CJ엔터테인먼트 배우 최지우가 영화 '좋아해줘'를 통해 8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CJ엔터테인먼트

"어휴, 결혼이요? 때가 되면 하겠죠 뭐. 호호."

'지우히메' 최지우(40)가 특유의 애교 섞인 콧소리로 말했다. '겨울연가'(2002)로 한류스타가 된 그는 어느덧 40대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결혼 관련 질문은 떼려야 뗄 수 없다. 그런데 이 여배우는 결혼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시간이 쌓은 여유로움과 원조 '사랑스러움'이 한층 진해진 듯했다.

지난해 tvN '두 번째 스무살'로 안방극장 복귀에 성공한 최지우가 '좋아해줘'(감독 박현진·17일 개봉)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여배우들'(2008)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좋아해줘'는 각기 다른 세 커플이 SNS를 통해 연애하는 모습을 그린 옴니버스 로맨스다. 최지우는 극 중 매력적인 노처녀 스튜어디스 함주란 역을 맡았다. 겉으론 야무져 보이지만 알고 보면 '허당'인 캐릭터로 최지우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극대화됐다.

최지우는 오지랖 넓은 노총각 셰프 정성찬 역의 김주혁과 현실적인 로맨스를 펼친다. 이번에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실제 커플처럼 잘 어울린다.

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지우는 "세 커플들 색깔이 각기 달라서 재밌었다"며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러 배우들과 함께 꾸미는 게 큰 힘이 됐다"고 웃었다.

최지우는 영화와 드라마 '두 번째 스무살' 촬영을 동시에 했다. 그는 "몸은 지치긴 했지만 영화 촬영이 즐거워서 견딜 수 있었다"고 했다.

영화 '좋아해줘'에는 최지우 외에 이미연 유아인 김주혁 강하늘 이솜 등이 출연했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 '좋아해줘'에는 최지우 외에 이미연 유아인 김주혁 강하늘 이솜 등이 출연했다.ⓒCJ엔터테인먼트

극 중 주란과 성찬의 티격태격하는 로맨스는 '깨알 재미'를 선사한다. 최지우는 로맨스 연기의 공을 김주혁에게 돌렸다.

"첫 촬영 때 동거 장면부터 찍었는데 주혁 오빠가 많이 도와줬어요. '홍반장', '싱글즈' 등 오빠가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거든요. 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해줘서 고마워요(웃음)."

극 초반 주란이 사기를 당해 돈을 몽땅 날려 '엉엉' 우는 장면에선 최지우의 백치미가 나온다. 저렇게 귀여운 여자를 두고 어떤 남자가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최지우는 "주혁 오빠 덕분에 편하게 찍은 장면"이라며 "주란이의 상황을 떠올리면서 자연스럽게 연기했다"고 했다.

영화에서 SNS는 남녀를 이어주는 매개체다. 과거 '접속'과 '동감'에서 PC 통신과 무전기가 로맨스 창구가 됐다면 '좋아해줘'는 모바일 SNS 이용 인구가 80%에 육박하는 현시대를 반영했다.

주란은 연하 의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예쁜 척, 똑똑한 척, 있는 척한 설정 사진을 SNS에 올린다. 이후 썸남의 반응을 살펴본다. '좋아요'를 누르는지, 안 누르는지 말이다.

배우 최지우는 영화 '좋아해줘'에서 노처녀 승무원 함주란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배우 최지우는 영화 '좋아해줘'에서 노처녀 승무원 함주란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평소 최지우는 SNS를 안 한단다. 가입만 하고 게시글을 보는 '눈팅족'이란다. "전 팬카페에 직접 글을 올리는 편이에요. 팬들이 친밀한 관계를 원해서 SNS를 할까 말까 고민했어요. 만약 제 SNS 글이 기사화되고 관심받으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조심스럽기도 해서 '눈팅'만 한답니다."

최지우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을 내려놓은 듯하다. 극 중 주란이 회식 자리에서 막춤을 선보이다 템버린이 목에 끼어 응급실에 실려 가는 장면이 그렇다. "손, 발이 오그라들었어요. 하하. 홀로 막춤을 췄는데 너무 창피했어요. 몇몇 분들은 못 보겠다고 했고요."

최지우는 지난해 tvN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 '삼시세끼-정선 편'에서 털털하고 싹싹한 모습을 보여줘 큰 호응을 얻었다. 다가가기 힘든 '지우히메'의 반전 매력을 발견했다는 시청평이 줄을 이었다.

"예능은 대본이 없어요. 놀러 간다고 생각해서 찍었는데 정말 재밌는 거예요. 흐흐. 여행하고 밥 먹으러 가는 마음으로 촬영했는데 호응이 너무 뜨거워서 놀랐답니다. '그동안 내 이미지가 어땠길래 이런 반응일까', '내 이미지는 한정돼 있었구나'라고 느끼기도 했고요."

독보적이었던 '지우히메'도 시간의 흐름을 거역할 순 없다. 젊고 활기 넘치는 20대 여배우들이 치고 올라오고 나이가 들수록 여배우가 설 자리는 좁아진다. 최지우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가 연기한 주란도 '노처녀' 딱지를 안고 살아간다. 한국 사회에선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가혹한 게 나이다.

"여배우가 세월에 초연할 수 있을까요? 남자 배우보다 여배우들의 세월의 흔적을 두고 비난하잖아요. 칭찬에 인색하기도 하고요. 저도 상처받긴 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는 듯해요.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고,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고요. 젊었던 시절로 돌아갈 순 없지만 지금 제 나이에서 얻는 게 있어요. 모든 상황을 잘 수용하는 건강한 정신이 가장 중요해요."

배우 최지우는 영화 '좋아해줘'에서 김주혁과 첫 호흡을 맞춰 로맨스를 연기했다.ⓒCJ엔터테인먼트 배우 최지우는 영화 '좋아해줘'에서 김주혁과 첫 호흡을 맞춰 로맨스를 연기했다.ⓒCJ엔터테인먼트

'나이듦'과 관련된 최지우의 이야기는 이어졌다. 그는 "대중이 내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기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게 포인트라고. 그래야 대중도 '바뀐 최지우'를 거리낌 없이 본다는 것이다.

외적인 변화를 가꾸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단다. 가꿀 수 있을 만큼 두, 세 배 신경 쓰고 노력해야 한다. 단, 억지로 거슬러 올라가려는 욕심은 금물. 모든 건 시간의 흐름에 맡긴다는 게 모토다. 나이와 시기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고 배우는 말했다.

주란은 용기 있고 주체적인 여성이다. 마지막에 결정적인 '한 방'으로 사랑을 쟁취한다. 실제 최지우의 연애 스타일이 궁금해졌다.

"주란이는 성찬이와 쌓은 정을 택한 거예요. 아무리 조건이 좋은 다른 남자가 나타나더라도 성찬이와의 시간은 깰 수 없어요. 저도 주란이와 비슷해요. 오랫동안 보다가 천천히 사랑에 빠져드는 스타일이랍니다(웃음)."

최지우는 "미팅, 소개팅을 해 본 적이 없고 인위적인 만남은 불편하다. 자연스럽게 어울리다가 시간을 두고 연애하는 편이다. 첫눈에 반한 적도 없다. 호감을 느낀 상태에서 정을 쌓다가 사랑을 느낀다"고 했다.

최근 충무로엔 여자 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영화, 특히 로맨틱 코미디가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좋아해줘'는 여성 캐릭터들이 부각된 영화라 주목할 만하다.

최지우는 "'좋아해줘'는 유쾌하고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라며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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