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만경강 건너뛰고 금강 가는 국민의당, 전략은요?


입력 2016.02.04 04:37 수정 2016.02.04 04:44        전형민 기자

전북 건너뛰고 대전·충청 가지만 전략 안보여

전대 대전서 열면서 안철수 개인 인연만 강조

안철수,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선, 박주현 최고위원, 천정배, 안철수 공동대표, 주승용, 김성식 최고위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안철수,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선, 박주현 최고위원, 천정배, 안철수 공동대표, 주승용, 김성식 최고위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국민의당이 2일 출범을 공식 선언하고 소속 현역 의원수 17명의 원내 제3정당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원내교섭단체까지 3석이 남은 상황에서 지난 달 27일 박주선 의원 합류 이후 추가 합류할 의원이 마땅치 않아 국민의당이 어떤 식으로 안풍(安風)의 북상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라북도 지역에서 국민의당의 상황은 '더민주에 학을 떼고 국민의당 바람을 주도하는 호남'이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어보인다. 광주광역시 지역구 8곳 중 6곳이 국민의당 소속의원으로 채워지고 전라남도 11석 가운데 3석이 소속 의원으로 총 19석 중 절반인 9석이 국민의당인 광주·전남에 비해 전라북도는 총 11석 중 단 2석만 국민의당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에서 추가 탈당을 기대했던 나머지 지역 현역 의원 9명이 지난 달 18일 더민주 잔류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현역 의원의 추가 탈당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더불어 현역 의원들이 탈당이 아닌 잔류를 선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 지역의 민심이 국민의당보다는 더민주를 향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만약 전북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지지가 엇비슷하거나 국민의당 지지 분위기가 더 높다면 더민주 소속인 의원들은 불안감을 느껴서라도 탈당 후 국민의당으로 합류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를 두고 "전남발(發) 국민의당 바람을 더민주 전북 의원들이 막아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민의당도 전북에서 마땅한 전략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당 전북도당 위원장인 김관영 의원실측은 전북에서의 전략을 묻는 질문에 "참신한 인재를 뽑아서 사실상 1당 체제였던 전북에서 선의의 경쟁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인재영입도 광주·전남에 비하면 역부족이다. 광주·전남 의원들이 앞다투어 지역 인재를 추천하고 당사에서 인재영입 기자회견을 가지는 것에 비해 김 위원장은 최근 '안철수계 문자' 사건으로 당 인재영입 부위원장 직을 내놓는 등 인재영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대전시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대회에서 대표로 합의추대된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박주선, 주승용, 김성식, 박주현 최고위원,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이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일 대전시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대회에서 대표로 합의추대된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박주선, 주승용, 김성식, 박주현 최고위원,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이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전북 여의치 않으니 대전·충청서 바람 이어가려하지만…

따라서 국민의당은 우선 영산강(광주·전남)에서 일어난 바람을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경강(전북)은 건너뛰고 금강(대전·충청)에서 다시 일으키겠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 마땅한 전략이 제시되지 않아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국민의당의 충청권 구애는 2일 국민의당 창당대회가 대전에서 열렸다는 점에서부터 나타난다. 이날 공동대표로 선출된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대전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는 곳"이라며 충청권을 향한 구애에 열을 올렸다.

안 대표는 "대전은 국가적인 연구개발비가 많이 투입되는 곳인데도 그것이 산업화나 지역발전과 연결되지 못한 곳이라 그에 대한 문제인식을 가지고 거기서 출발해 지금의 공정성장론까지 왔다"고 말해 자신의 주요 어젠다인 '공정성장론'의 시작이 대전이었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에서 'DJ정신'을 부르짖은 것과 같은 맞춤형 지역 마케팅이다.

국민의당 측 관계자도 "안 공동대표의 발언에 국민의당이 대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와있다"며 대전·충청권을 향한 구애를 보였다. 그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아마 전국 정당 중에 대전에서 창당대회나 전당대회를 한 당은 처음일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대전·충청을 중요시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대전·충청에서 창당한 전국 정당은 국민의당이 최초다. 충청지역 정당을 자처했던 자민련, 국민중심당, 자유선진당도 창당대회는 서울에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전·충청권을 향한 구애에도 '그래서 알맹이가 뭐냐'는 충청권의 냉담한 반응은 국민의당이 극복해야할 과제로 보인다.

실제로 2일 창당대회 직후 이루어진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기자회견에서는 '중원에서 분열된 야권을 일으켜 세우신다고 했는데, 충청 지역에 대한 세부적인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안 공동대표는 이 질문에 "저 개인적으로 대전에 인연이 있고 대전에 살면서 지역 경제에 관한 많은 걱정을 교수로서 해왔다"며 "대전의 문제가 R&D 투자가 이루어짐에도 지역경제나 상업화와 연결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어 "저 나름대로 해법을 가지고 있고 그 내용이 공정성장론에 담겨있다"고 덧붙였지만 자신과 대전과의 '개인적인 인연'을 강조했을 뿐 특별한 '정책'이나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전형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