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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창구 '신권 전쟁' 세뱃돈 구하기 그후...


입력 2016.02.04 15:41 수정 2016.02.04 16:15        이충재 기자

은행권엔 '명절스트레스'…한국은행 '세뱃돈 구권 주기' 운동

한국은행은 설을 앞두고 '세뱃돈, 꼭 새 돈이 아니어도 좋습니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화폐를 제조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은 설을 앞두고 '세뱃돈, 꼭 새 돈이 아니어도 좋습니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화폐를 제조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자료사진)ⓒ연합뉴스

“창구에선 ‘왜 신권이 없느냐’고 항의하는 고객들도 많아서...”

설을 앞두고 은행맨들에게 신권구하기는 일종의 ‘명절스트레스’다. 세뱃돈으로 쓸 신권을 구하려는 고객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1만원-5만원 신권은 품귀현상을 겪으며 경쟁적으로 확보전쟁을 벌어야 상황이다.

실제 시중은행 각 점포에서는 명절을 앞두고 한국은행에 한번에 5만원권 2000~4000장(1억원~2억원) 가량을 요청하지만 실제 공급되는 신권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은행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평소 5000만원 가량의 신권을 보관하는 것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신권 지급불가' 안내판 대신 '구권 쓰세요' 캠페인

이에 시중은행들은 신권을 찾는 고객들에게 1인당 공급한도를 두고 있다.

은행과 지점마다 차이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1인당 1만원권은 20장, 5만원권은 10장으로 제한을 뒀다. 한국은행 서울 본점에선 1인당 1만원권 50만원, 5만원권 100만원까지 교환해준다.

즉, 100만원 이상의 신권을 구하기 위해선 은행 지점을 옮겨 다니며 번호표를 뽑아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명절 때에는 시중은행 점포에 ‘5만원권 지급 불가’라는 안내판이 내걸리기도 했다. 신권을 원하는 고객은 많은데 공급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벌어진 진풍경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세뱃돈, 꼭 새 돈이 아니어도 좋습니다’는 문구로 바뀌고 있다. 한국은행은 구권 사용을 장려하는 포스터를 각 시중은행에 배포하는 등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돈 찍어내는데 1440억원…'새돈 아껴야 돈아껴'

‘구권 쓰기’운동을 벌이는 이유는 만만치 않은 화폐 제조비용 때문이다. 고객들의 신권 선호도가 줄어들지 않아 돈을 만드는 비용은 계속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화폐 제조비용은 1440억원에 달했다. 2014년(1215억원)에 비해 돈 만드는데 사용한 비용이 200억원 이상 늘었다.

특히 화폐 제조비용은 신권 수요가 늘어나는 설 명절을 앞두고 급증한다. 매년 신권 5장 가운데 1장이 설 연휴를 앞두고 발행된다.

설 직전 10영업일간 화폐 순발행액은 2013년 4조4000억원에서 2014년 5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와 올해 발행규모도 비슷하다.

여기에 손상화폐 폐기액도 2011년 1조7333억원에서 지난해 3조3955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결국 ‘새돈을 아껴야 돈을 아끼게 되는’ 셈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구권 쓰기’캠페인을 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요청하면 한도 내에서 신권을 바꿔드리고 있다”며 “명절마다 신권 구하기가 부담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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