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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날리는 '보험 다모아' 다모으기만하면 뭐하나


입력 2016.02.10 10:10 수정 2016.02.10 10:17        이충재 기자

정보와 보험 실제 가격 불일치…업계 "실효성 의문" 지적

온라인보험 수퍼마켓 ‘보험다모아’가 엉터리 보험료 제시와 부실한 시스템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사진 = 보험다모아 홈페이지화면 온라인보험 수퍼마켓 ‘보험다모아’가 엉터리 보험료 제시와 부실한 시스템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사진 = 보험다모아 홈페이지화면

온라인보험 수퍼마켓 ‘보험다모아’가 엉터리 보험료 제시와 부실한 시스템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보험 가격과 상품 내용 등을 제대로 비교할 수 없어 최근 하루 방문자 수는 개장 첫날의 7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당장 ‘리모델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선 사이트의 안내금액과 실제 보험 가입금액에 차이가 크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보험상품의 특성상 각종 특약에 따라 보험료 격차가 커지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비교할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장 관심이 뜨거운 자동차보험의 경우, 차량 세부 모델명이나 연식, 마일리지나 블랙박스 특약 등 보험료 산정에 중요한 요건들이 반영되지 못한 정보이다 보니 실제 보험료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보험업계에선 탄생부터 ‘바늘허리에 실 묶은’ 상황이라는 지적 나오고 있다. 대형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다모아는 정부에서 핀테크를 강조하니까 급하게 뭔가 만들어야 한다는 발상에서 시작돼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차근차근 수정해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 모아 놓기만 했던 '보험다모아'…진짜 비교사이트로 '리모델링'

“보험다모아가 실질적인 온라인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가격 비교 기능뿐 아니라 판매 및 온라인 자문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상업적 마인드를 갖는 전문업체가 보험다모아를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업계에서도 보험다모아가 당초 취지와 달리 가격비교 기능을 비롯한 실효성이 떨어지는 등 금융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온라인보험슈퍼마켓이라는 별칭과 달리 ‘나열식 보험 비교’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금융당국의 사전규제 해제 이후 본격적인 차별화 상품이 출시되더라도 온라인장터에 제대로 진열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와 관련 보험연구원 박선영-황인창 연구위원은 ‘보험다모아의 평가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보험다모아는 고객이 상품을 고르면 해당 보험사의 웹사이트로 연결시켜주고 있다”며 “한 사이트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원스톱서비스는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철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보험다모아의 순기능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능 개선과 보완이 중요하다”며 “비교 기준 표준화와 정교화가 시급하며, 이는 향후 보험다모아의 활성화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금처럼 단순한 가격하향식 경쟁이 가속화되면 결국 피해는 금융소비자들이 떠안게 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가격비교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담보 구성이 부실한 ‘미끼 상품’을 설계할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최저가 상품을 찾는 관점의 접근은 자칫 보험상품을 하향평준화하고 보험 가입 의사결정 기준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며 “보험상품 선택과 관련한 기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일반인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담보 특성에 대한 설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낮은 가격에만 현혹되지 않도록' 뜯어고친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올해 2분기 내에 보험다모아가 실제 가격 비교가 가능하도록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보험료 비교기능 조건 개수를 현재의 2000여개에서 30억개로 세분화한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상품을 비교할 때 세부 차종, 연식, 운전자 범위, 사고 이력 등을 반영해 개인별 실제 보험료를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조만간 구축할 계획이다.

또 금융소비자들이 낮은 보험료에만 현혹되지 않도록 동일한 보장 내용을 갖춘 상품 간에만 비교‧안내될 수 있도록 상품별 보장내용을 표준화한다. 인터넷 포털과 연계하고 모바일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비교 창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보험 다모아가 초반 관심 끌기에는 성공했지만 개인별 특성이 고려가 되지 않고 있다. 더 정확한 보험료가 산출되도록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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