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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조연서 대체불가' 지금은 라미란시대


입력 2016.02.03 09:56 수정 2016.02.03 10:35        김명신 기자

연극서 쌓아온 연기 내공, 영화 드라마 섭렵

매 작품 다른 캐릭터 완벽 소화 '신스틸러'

“제 직업은 배우죠. 다양한 삶을 대신 살아볼 수 있는 이 직업이 저는 최고라고 생각해요. 가늘고 길게 오래오래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최고 수혜자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는 배우 라미란. 그가 데뷔 10여년 만에 ‘인생작’을 만났다. 본인 역시 “내 배우 인생의 최고 드라마”라며 그 인기를 실감하 듯, 연거푸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않았다. 물론 지금의 인기가 ‘거품’이라는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그렇게 라미란은 내공이 깊은 천생 배우였다.

배우 라미란은 충무로의 대표 신스틸러에서 ‘대체불가’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 라미란은 충무로의 대표 신스틸러에서 ‘대체불가’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응팔 라여사의 인기, 전혀 예상도 못했어요”

“정환아! 밥 먹어~”, “정봉아 엄마가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해 미안해”, “엄마 아빠 이혼할 거야. 다리미 때문에”.

‘응답하라 1988’의 인기는 대단했다. 그 대단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 인기는 실로 엄청났고 파급력 역시 상상을 초월했다. 매회 장면이나 대사는 방송직후 유행어가 됐고, 극중 캐릭터들의 의상이나 소품마저도 화제가 되는 등 그 어느 시리즈 보다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물론 그 인기의 저변에는 출연진 모두의 열연이 바탕이 됐다. 젊은 배우들의 등장 역시 신선했고 이슈가 되기에 충분했지만 성동일 이일화를 중심으로 한 중견배우들의 열연 역시 극의 중심을 이끌었다. 이들은 가족 코믹극이라는 모티브에 맞게 극의 몰입을 극대화시키며 다양한 연령층의 인기를 이끌어냈다. 그 중에서도 '치타여사 라미란'은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 중에 하나였다.

제작진의 철저한 준비와 작가의 대본이 '치타여사'를 만들었다고 공을 돌렸지만 분명한 건 그 모든 것을 온전히 ‘치타여사 라미란’으로 이끈 건 라미란의 힘이었다.

“처음 시작할 당시, 감독님이 엄살도 부리고 그래서 사실 잘 되겠나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시작을 했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공감을 얻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 인생작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배우 라미란은 충무로의 대표 신스틸러에서 ‘대체불가’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 라미란은 충무로의 대표 신스틸러에서 ‘대체불가’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실제 성격과 많은 모습이 닮아 있기도 했지만, 반대적인 성격도 만만치 않았다. 때문에 라미란은 회를 거듭할수록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연기력을 쏟아부어야 했다. 한 예로 큰 화제가 됐던 전국노래자랑 ‘계란이 왔어요’ 신 역시 지문에만 의존한 온전히 라미란 본연의 연기력으로 탄생된 신이었다.

“대본을 보니 ‘계란이 왔어요~’라면서 지문에 ‘입반주를 해라’고 돼있었어요. 정말 고민이 많았죠. 하지만 그게 응팔의 매력이었던 거 같아요. 지문이 가지는 힘이 큰 작품이요. 여권신의 경우에도 지문에 (무안한 듯 멋쩍은 웃음)이라고 돼 있었거든요. 슬프지만 웃음이 나고, 웃기지만 슬픈, 그런 지문의 힘이 있는 작품이었죠. 기존 작품보다 대본이 가진 신선함, 색다른 작품으로 기억될 거 같습니다.”

라미란은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그려내며 신스틸러 배우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런 라미란이지만 이번 ‘응답하라 1988’의 작품은 색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극중 캐릭터 역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자평했다.

“정말 요근래에 보기 드문 드라마가 아니었나 생각해요. 가족이 배경이 되는 작품은 많지만 매 에피소드의 가족이 중심이 되는 작품은 많지 않죠. 배우로서 이런 작품을 또 만나기 쉽지 않을 거 같아요. 한편에서는 ‘전원일기 같다’는 말도 하던데 개인적으로 이런 드라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배우 라미란은 충무로의 대표 신스틸러에서 ‘대체불가’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 라미란은 충무로의 대표 신스틸러에서 ‘대체불가’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응팔은 인생작…톱배우 보단 롱런 배우”

어찌됐건 라미란은 충무로의 대표 신스틸러에서 ‘대체불가’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물론 이번 작품을 통해서 더 인기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치타 여사’는 그동안 연극과 뮤지컬 등 다양한 무대를 통해 내공을 쌓아온 실력이 바탕이 됐다.

라미란은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충무로에 입성, ‘미쓰 홍당무’ ‘댄싱퀸’ ‘스파이’ ‘소원’ ‘국제시장’ 등 수많은 영화를 통해 감초 조연으로 맹활약 했고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와 ‘응답하라1988’로 ‘대체불가 배우’로 거듭났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금자의 복수를 물심양면으로 돕는 오수희 역할을 맡아 강렬한 인장을 남겼다. 이후 ‘라디오스타’에서 발언으로 화제가 됐던 ‘댄스타운’에서는 북에 남편을 두고 온 여성의 먹먹함을 깊이 있게 표현해내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부문 여자우수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 ‘스파이’와 ‘소원’을 통해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제34회 청룡영화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영화 ‘국제시장’과 더불어 ‘히말라야’, ‘대호’ 등 굵직한 작품을 통해 연기투혼을 발휘하며 '몸값을 뛰어넘는 배우'로 입지를 다지게 됐다.

배우 라미란은 충무로의 대표 신스틸러에서 ‘대체불가’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 라미란은 충무로의 대표 신스틸러에서 ‘대체불가’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라미란은 2015년 최고의 해를 보냈다. 그는 ‘어쩌다 보니 얻게 된 인기’라고 머리를 숙였지만 라미란 파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차기작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배우로 입지를 다진 만큼, 2016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영화가 개봉이 되고, 드라마가 방영돼 그 인기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듯한 분위기지만 그 ‘거품’은 언젠가는 빠질 거라 생각해요. 때문에 후배들에게도 하루 빨리 그 거품을 걷어내고 차기작을 준비하라고 조언했죠.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거 같아요.”

라미란은 당분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과거 무명 당시, 작품이 끝나고 또 다른 작품 섭외 들어오기 전까지 쉬어야 했던 일례를 회상하며 그는 여전히 무대에 대한, 작품에 대한 갈증이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너무 다작을 하는 것 아니냐' '캐릭터가 바닥을 드러내면 어쩌나'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었다고 말했다. 3천개가 넘는 댓글을 일일이 보며 대중들의 우려를 직접 들었다는 라미란은 일을 해야 배우이고 그렇기에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열심히 활동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이은 흥행에 대중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긴 해요. 하지만 다른 작품에서 또 다른 사람으로 보이도록 노력하고 그 연기를 보여드리는 게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가진 캐릭터가 다 소진될까 우려돼서 쉬어야겠다는 생각은 건방진 마인드가 아닌가 싶어요. 바닥이 드러날 때 까지 더 하고 더 할 겁니다.”

배우 라미란은 충무로의 대표 신스틸러에서 ‘대체불가’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 라미란은 충무로의 대표 신스틸러에서 ‘대체불가’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라미란은 자신을 ‘반짝스타’라고 칭했다. 톱스타의 인기는 다른 배우들의 이야기라는 설명이다. 그저 하고 싶은 일이 배우이고 배우는 자신의 직업이라고 말했다. 꼭대기에 오르는 인기보다는 오래오래 사랑받은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란다. 그렇게 대중들의 삶에 스며드는 연기를 하는 ‘천생배우’가 라미란의 꿈이자 목표인 셈이다.

“아줌마라고 다 같은 아줌마 캐릭터는 아니잖아요. 그게 연기가 재미있는 이유예요.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대신 살아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고. 저에게는 최고의 직업이 아닌가 생각해요. 이번에는 뻥튀기 같은 사랑을 받았는데 앞으로는 숨어서 묵묵히 열심히 하는 배우 라미란 되겠습니다.”

대체불가 라미란은 올해도 어김없이 다양한 작품을 통해 또 다른 ‘라여사’를 만들어낼 예정이다. 영화 ‘김선달’과 ‘덕혜옹주’ 그리고 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를 통해 또 한 번의 필모그래피를 완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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